말로 주는 상처에 대하여
계란프라이와 닭다리를 좋아하는 둘째 딸에게
“콩자반 좋아하지~ 많이 먹어라~~” 하는 덕선이 엄마의 마음
독립된 가정을 꾸리고 싶은 아들내외에게
“반찬 만들었으니 와서 가져가거라” 하는 시어머니의 마음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네가 싫어할까 봐 말 안 했어” 하는 연인의 마음
열심히 살려고 아등바등하던 사람에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하는 어른의 마음
받지 않겠다고 미리 말했던 사람에게
“그래도 고마워서 주는 거야” 하는 상대의 마음
원하지도 않는데 강제하는 호의
악의가 전~~~~~혀 없는 호의
싫다고 싫다고 싫다고 아무리 말해도
억지로 돌아오는 그런 친절
거절하고 거절하고 거절해도
선의로 포장되어 돌아오는 그런 선물
내가 바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알려도
정 반대의 것을 주는 그런 의도
좋은 마음으로 해 준 일인데
못 받아들이는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 그런 상황
사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것들이나
내가 사용할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었으면
나를 위해 준비해 주셨다니
나도 정말 기쁜 마음으로 받고 싶지만
그것도 아닌...
나도 정말 거절하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받아야만 하는 또는 거절해야 하는 입장에
강제로 놓이게 된 기분이다
그 자체로도 스트레스인데.
나를 위한다면서도
어차피 내가 바랐던 것이 아니라
주고 싶은 사람의 만족을 위한 배려
나를 위한다면서도
내가 하고 있는 말이 아니라
자신이 듣고 싶은 말로 듣는 눈치와 센스
나를 위한다면서도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호의
사람을 죽여도 의도가 없었으면 살인이 아니라 과실치사인데,
의도가 좋으면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내가 분명히 싫다고 말했는데도...
나는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는
그들이 원하는 나의 모습을 투영한
그 사람이 아니다
나는
그런 상황이 너무 싫어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항상 목소리를 냈는데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일 수도
나를 알고 싶지 않은 사람일 수도
자신의 생각이 더 중요한 사람일 수도
어쩌면 진짜로 호의라 믿는 사람일 수도 있겠구나
호의를 호의로 받아들일 수 없다니...
타인의 호의에 감사하는 것보다
나의 정체성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한 걸까?
나의 감정은 인정받고 싶으면서도
타인의 호의는 거절한다면
나에게 호의를 보인 사람의 마음도
인정받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국 아무도 이해받지 못하는 상황
누구도 피해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
나의 의사를 존중받았으면 좋겠다
내가 어떻게 느껴야 하고
내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알려줄 필요 없이
나의 감정을 인정받고 싶다
그리고 타인의 의사 역시
동등하게 존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나의 취향과 선호를 인정받고 싶다
내가 무엇을 좋아해야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강요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있는 그대로의 그 모습을 인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공감을 해주는 것도, 받아내는 것도 능력이다
청력이 없어서
아무것도 들을 수 없는 사람에게
수화나 글로 대화를 해야 하는 것처럼
내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나의 의사와 감정을 분명하게 표현해야만 할 때도 있다
그게 언제인지
어떻게 표현할지
상대의 반응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싶은지를
스스로 정하는 것,
그것 역시 나의 능력이자 나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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