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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Apr 03. 2024

절대평가와 불평불만을 제대로 듣는 방법

내가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진짜 말은 무엇일까?


거울에 때가 묻고 금이 가있으면 아무도 그 거울을 들여다보지 않는 법.





사랑만 받고 자라서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사랑을 줄 것이라 의심하지 않고, 또 내가 그만큼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순수하게 믿는 사람

너무 당하고 당해서 누군가의 친절에도 몸 사리며 피하고 의심하기부터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친절과 관심을 고스란히 기쁘게 받을 수 있는 사람

어떤 사람도 어떤 조건에서도 선입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누구에게나 장점을 기대하고 그만큼 좋은 면을 볼 줄 아는 사람


예전에 알고 지내던 어떤 지인은 정말 활기차고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했던 분이셨다. 그분은 내가 만난 사람 중 경험의 폭이 가장 넓은 분이셨고, 그래서였을까 그 어떤 대화에서도 편견 없이 들어주고 공감해 주셨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어떤 주제든, 말 못 할 속사정이든 편하게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것 같았다.




반대로 나는 여전히 말 한마디에도 휘청거린다.


상대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절대평가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반복되는 불평불만


나에게는 그런 말들이 듣기 힘들다. 같은 이야기를 들어도 순간적으로 거부반응이 든다거나 불편한 티가 바로 드러나는 나 ㅠㅠ 그 지인 분께서는 어떻게 그렇게 힘든 이야기도 잘 들어주실 수 있었을까, 어떻게 그분처럼 다양한 주제로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나에게도 이유가 있었다.


나는 아직 마음이 단단해지지 않아 사소한 말에도 휘청이는 것이었다! 잔잔한 호수에 작은 조약돌 하나만 던저도 표면 전체가 파동 치는 것처럼, 몇 날 며칠을 겨우겨우 잔잔하게 가라앉힌 마음에 돌멩이 한 마디가 던져지면 마음의 물결이 출렁이는 것. 한 번 출렁이기 시작하면 더더욱 거세져서 파도가 일고 쓰나미처럼 불안이 몰려온다.


어떻게 얻은 마음의 평화인데! 그러니까 나는 잔잔한 내 마음에 대한 애착이 너무 깊어서, 그 어떤 크기의 파동에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것이 진정한 마음의 평화일까? 표면적으로 보이기에 내가 화를 내거나 울거나 공황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평화로운 상태인 것일까?


내가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진짜 말은 내 마음의 소리였다. 그 누구의 어느 말에도 흔들리지 않게, 내 마음을 단단하게 굳건하게 지켜낼 수 있는 연습이 필요했다.







하와이에서 연 소득 00만 불 정도면 살만 하다~


30대면 그 정도 자산은 누구나 기본으로 있어야 되는 거 아냐?


운동을 그렇게 하는데 몸매가 저런 게 이해가 안 돼!


요즘 젊은 사람들 일 할 줄 아는 게 없다.


영어는 이렇게 해야 원어민보다 잘한다고 자신할 수 있다.


어디 지역 거주하는 부유층

어느 학교 졸업의 엘리트 코스 출신

어느 직업 종사자의 선민의식




어쩌면 별 거 아닌 듯한 이야기들. 어쩌면 화자가 자랑하고 싶은 부분일 수도 있고, 자신의 노력을 인정받고 싶은 부분일 수도 있다. 직접적으로 어필하기보다 돌려 말하기로 강조하는 것일 수도 있고, 또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높이고 싶은 것일 수도 있고. 물론 그 사람들은 각자가 재산이나 몸매 관리나 영어 실력이나 업무 능력을 가장 가치 있게 평가하기 때문에 타인에게도 비슷한 기준으로 평가할 수도 있지 뭐.


하지만 나에게는 그 말들이 불편했던 이유는 어쩌면 이 주제들이 내 불안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 기준에 대한 가치를 다르게 생각하는데, 그 평가를 들음으로 인해서 나의 가치관까지 절하당하는 기분. 내가 평가받는 것처럼 느껴지고, 내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고, 내가 잘못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즉, 나의 가치관이 굳건하게 자리잡지 못해서, 타인의 말 한마디에 휘청거릴 정도로 영향을 받았다. 여기서 들어야 할 내 마음의 소리는 남이 자랑하는 남의 모습이 아닌,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다.




만약 재산에 대한 평가나 불평을 듣기 힘들다면, 지금 내 재정상태를 확인해봐야 한다. 혹시나 내가 이 달 지출이 많아서 카드 값을 걱정하고 있었는지, 수입이 변변치 않아 직장에 불만이 있었는지, 남편의 취준기간이 길어지면서 가계경제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는지, 또는 사고 싶은 고가의 물건을 사지 못해서 아쉬움이 있었는지 등등.


나는 이제까지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거 먹고, 간소하게 사는 것에 만족스러웠는데 갑자기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흔들리는 것일 지도 모른다. 그럴 때일수록 삶의 목표, 돈의 목적을 다시 한번 고민해 보고 그에 맞게 계획을 세우거나 수정하여야 할 것이다.




만약 외모에 대한 평가나 불만이 듣기 불편하다면, 지금 내 상태를 점검해봐야 한다. 푸석한 피부, 부스스한 머릿결, 긴 손톱과 발톱, 무성한 눈썹, 꾀죄죄한 옷차림 등. 조금만 신경 써서 돌봐주면 훨씬 더 나은 것을 알면서도 방치해 버린 티가 나는 모습일 지도 모르니까. 어쩌면 타인의 외모에 집중하는 사람 역시 그만큼 자신의 외모를 신경 쓰고 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나를 사랑하기에 나를 가꾸며 정성을 다하는 것, 나의 건강을 위해 좋은 음식을 먹고 꾸준히 운동하고 관리하는 것. 남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나 스스로를 돌보기 위함으로 루틴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그 외에도 내가 스트레스받는 상황에서는 아주 사소한 말들도 트리거가 된다. 발작버튼이 눌리며, 괜히 꼬라지가 난달까.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버릇 비우기. 집으로 돌아가면 쌓여있을 빨래, 곰팡이 낀 더러운 화장실, 정신없이 가득 찬 냉장고와 찬장, 청소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하면서 미뤄뒀던 일들. 마음의 짐이 되어 호수를 일렁이게 만든다.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마음 비우기. 나의 자격지심, 불평불만, 인정욕구. 그리고 다시 들어본다. 상대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상대의 말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 말을 어떻게 듣을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연 00만 불의 소득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어.


30대에 이 정도 자산을 일구어 낸 나 자신이 자랑스러워.


내가 바라는 몸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운동해 왔어.


나는 내 직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


이렇게 하는 것이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해서 공부해 왔어.




아, 결국 그 말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말이었지 나를 평가하는 말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결국 타인을 향한 평가도, 타인에 대한 비교도, 화자 자신이 중심이라는 것. 이 진리를 깨달으니 들린다. 그 말들은 절대평가도 불평불만도 아닌,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그 간절한 마음을 표현한 거라는 사실이.


그리고 내가 남편에 대한 불평불만 역시도 사실은 내가 이만큼 노력하고 있다는 인정을 받고 싶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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