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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Nov 14. 2023

[자존감 대화법 챌린지] Day 5 : 그래머

나에게 중심을 두는 문법

미래시제


우리가 하는 고민은 항상 ‘나’에게 향해있어야 합니다. 사회가 정한 기준이나 타인의 눈치에 억지로 끼워 맞추다 보면, 내 인생을 살기 어려워요. 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 수만큼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어요. 모두가 똑같은 인생을 살고 똑같은 가치를 추구하지 않고, 또 그럴 필요도 없잖아요.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그리고 나의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 스스로 정의해 보아요. 저를 좋게 봐주는 사람들은 제가 사회적 기준에서 실패했다 하더라도 저를 존중하며 곁에 있어주실 것이고, 제가 아무리 성공했다 하더라도 저를 싫어할 사람들은 깎아내릴 흠을 찾겠죠. 또한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제게 관심조차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을 것이며, 제가 아무리 행복하다 슬프다 해도 저와 비교하며 위안 삼으실 수도 있고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서술해 보아요. 내가 왜 그런 상황을 원하는지, 그 상황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어떤 점에서 행복을 느낄지, 아니면 다른 상황은 어떤지, 대안은 없는지, 어떻게 노력할 수 있을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꼼꼼하게 생각해 보아요.


그리고 내가 원하는 상황이 이미 이루어져 있다면 어떻게 행동할지도 생각해 봐요. 이사를 가고 싶으면, 이사 가서 어떤 점이 좋을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집안을 어떻게 꾸미고 싶은지 등등 상상할 수 있어요. 취직을 하고 싶으면 직장인이 돼서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어떤 업무를 하고 어떤 성과를 올리고 싶은지, 직장 동료들과 어떻게 지내고 싶은지 등등 상상해 보아요.


그리고 지금! 당장! 그대로 행동해 보아요. 행복을 미루지 말고, 지금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요. 이사 가서 깔끔한 인테리어를 원했다면 미니멀라이프 실천하며 이사 갈 때 가져갈 물건만 남기는 정리를 시작할 수도 있고, 커피 한 잔을 들고 아침에 출근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꿈꿨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 커피를 사서 도서관이나 카페에서라도 공부를 시작하는 거죠.


내가 바라는 상황을 스스로 이뤄내는 일.

내가 하고 싶었던 일 들 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자존감을 높이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으로 작은 성취들을 하나씩 만들어 가요. 대단한 일들이 아니라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요.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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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 할 것이다.

나는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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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나와 나의 생각을 분리합니다.


저는 외벌이+학바라지에 대한 보상심리가 가득했어요. 그래서 남편이 시험만 보면... 취직만 하면... 그 순간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다가 남편의 저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으면 엄청난 좌절감을 느꼈어요. 현재의 행복을 자발적으로 희생하고, 언제 올지도 모르는 막연한 미래를 위해 스스로 포기해 버렸어요.


제가 했던 예전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발견하고, 지금의 저의 사고와 분리할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현재 이곳에서 행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고 그대로 행동해 보아요. 어떤 상황에서 내가 행복하다고 느낄지, 스스로도 느끼기에 뿌듯한 하루는 어떤 일들로 채우고 싶은지, 어렸을 때부터 상상했던 어른이 된 이상적인 나의 모습은 어떤지...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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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라는 질문은 정답이 있어서, 노오력하고 취직하고 돈 벌고 사는 사회적 기준에 맞춰서 살아야 할 것만 같다. 그래서 나는 맞벌이하면서 열심히 사는 부부의 모습이 정답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맞벌이도 아닌 심지어 외벌이로 2년을 지내니 우리 부부가 사회, 경제적으로 너무 뒤처지는 것 같고, 기약 없는 기다림에 미래와 노후가 불안해졌다.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을까? 

라고 바꿔 질문해 본다. 나는 남편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 예전에는 결혼하면 같이 있기만 해도 행복할 것이라고 착각하기도 했다. 실상은 결혼했으니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아이 없는 부부는 공통 관심사를 일부러라도 만들어서 서로에 대한 관심과 유대감을 유지/보수해야 한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을까?

나는 돈에 연연하지 않는 마음만이라도 너그러운 삶을 살고 싶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니까. 현실 감각 없고 주제 파악 못한다고 보이더라도, 그냥 성실하게 소소하게 정직하게 살다 가고 싶다.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고 꿈을 이루기도 하면서. 서로가 이루고 싶은 꿈이 생기면 누구보다도 믿고 지지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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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나와 나의 행동을 분리합니다.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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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다


저는 우리가 이사만 가면 대부분의 상황이 더 이상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어요. 하와이에서 힘든 기억들 모두 뒤로 하고, 새로운 곳으로 가면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 믿었죠. 하지만 이사를 가던 안 가던 제 마음속에 묻어둔 문제는 어디서든 다시 수면으로 올라올 수 있잖아요.


일단 지금은 이곳에서 살고 있긴 하니까...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어요. 지금은 눈앞의 공간이 나를 옥죄어 와서 여기에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인데, 여기서 새롭게 서술을 다시 써서 이 공간에 대한 트라우마를 옅어지게 만들 수도 있겠죠.




이사 가서 새 살림살이들을 사용하고 싶다


저희는 이곳에 잠시동안만 임시로 거주할 줄 알고 모든 살림살이와 주방용품들을 중고로 마련했어요. 2년 정도 쓰기에는 손색없었지만 그 시기가 6년이 다 돼 가니 물건들도 전부 10년도 훌쩍 넘은 물건들 밖에 없었어요. 곧 시험을 본다는 남편의 말을 들으면 새 물건을 사기에는 늦은 것 같아 꾸역꾸역 참고 있었어요.


그래서  물건들을 볼 때마다, 우리가 여기에 너무 오래 있었다는 생각에 괴로웠어요. 그중에서도 특히 샤워커튼과 햄퍼는 가격이 높지는 않지만, 남편이 이번에는 꼭 시험을 볼 것이라는 저의 희망의 상징이랄까요... 낡디 낡아 찢어지고 검은 때가 끼고 곰팡이가 슬고 물때가 껴도 안 바꿨는데, 남편이 시험을 못 볼 것 같은 불안함이 거의 확신이 되자마자 바로 새로 사버렸어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이게 뭐라고 전전긍긍 못하고 있었는지, 그냥 확 질러버리면 아무 일도 아닌 것을... 진작 할 걸 그랬다 싶은 일들요. 물건에 큰 의미부여를 하지는 않지만, 마음에 짐이 되는 물건을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약간의 압박감을 덜어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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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나와 나의 말을 분리합니다.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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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이 낡은 집에서 살아야 돼?

-> 이사 가서 하고 싶은 홈카페, 지금 우리 집에서라도 친구들 초대해서 같이 놀아야지!

-> 우리 집 최대 장점, 월세도 그나마 오래 살아서 많이 안 올랐고 전기요금 포함! 에어컨도 틀어서 온습도 조절해야지


원룸이라 좁아서 강아지도 못 키우고 아무것도 못해!

-> 언젠가 강아지 키우고 싶으면 지금부터 유기견 봉사활동 가서 강아지에 대해 미리 배워놔야지~

-> 강아지 공원에서 산책하는 강아지들이라도 구경하면서 익숙해져야지~


빨리 본토에서 일했으면 좋겠어

-> 이곳에서 취업허가받자마자 일할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야. 여기서 경력을 많이 쌓아서 본토에서도 더 잘 적응할 수 있게 연습해야지.

-> 나에게 주어진 모든 기회를 잡아야겠다. 언제 이사 갈지, 잘할 수 있을지 망설이지 말고 일단 도전하기!


타주로 이사 가면 이혼 법도 다른데, 차라리 빨리 이혼하는 게 나을까?

-> 결혼을 유지하기로 선택한 것은 나의 결정. 헤어질 수도 있었는데 함께하기로, 이혼하지 않기로 한 건 결국 나의 결정.

-> 하지만 언제든 이혼하고 싶어질 때 이혼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음. 그게 나의 의사든, 남편의 의사든, 우리의 합의이든, 우리에게는 선택할 자유가 있다.


나는 왜 이렇게 기복이 심하고 부정적일까 ㅠ

-> 그렇다고 해서 나의 감정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나의 선택이더라도 힘들 때도 있고, 어쩌면 후회할 때도 있겠지. 그래도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일 줄 알아야 한다.

-> 우리의 좋았던 시간들, 지금도 좋은 시간들, 앞으로도 좋을 수 있을 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기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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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어떻게 행동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정해보았어요.


여기까지 저에게 불만인 상황을 파악하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기 위해 시야를 넓히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을 계획해 보았어요.


이제는 앞으로 마주할 여러 상황들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싶은지,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챌린지 시작!


Day 1 : 물길 트기 - 나에게 자존감이란?

Day 2 : 맑은 물 붓기 - 선순환에 들어서기

Day 3 : 라이팅 - 불평불만을 줄이는 글쓰기

Day 4 : 보카 - 소망을 이루는 긍정 표현 사전

Day 5 : 그래머 - 나에게 중심을 두는 문법

Day 6 : 불순물 거르기 - 악순환의 고리 끊기

Day 7 : 리딩 - 상대의 의도 이해하기

Day 8 : 리스닝 - 더 나은 대화를 위한 경청

Day 9 : 스피킹 - 침묵으로 대화하기

Day 10 : 물길로 흐르기 - 맑고 깊은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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