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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Nov 13. 2023

[자존감 대화법 챌린지] Day 4 : 보카

소망을 이루는 긍정 표현 사전

현재시제


지난 글에서 불평불만 속에서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았습니다. 바쁘디 바쁜 현대사회에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기 위한 온전한 시간을 내기가 힘들 수도 있어요. 그렇기에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불평이나 겉으로 표현했을 때 잘 받아들여지는 불만에만 무의식적으로 집중할 수 있거든요. 


특히 심적으로 많이 괴로운 경우, 약한 자아상을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들을 확대해서 받아들인다고 해요. 부정적인 정보는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여러 문제들이나 자신의 안전에 가해지는 위협적인 상황들에 대비하고자 하는 아주 본능적인 생존 욕구인 것이죠.


누구나 과거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거예요. 과거의 어떤 상황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고 억눌린 상태에서, 자신을 위협하는 상황을 여전히 두려워할 수밖에 없고 계속해서 회피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당연한 심리일 수 있어요. 그 두려움이 표면적으로는 불평불만으로 드러나게 되는 거죠.


그러다 보면, 확증편향 Confirmaiton bias 처럼 상황을 볼 때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됩니다. 가설의 진위를 가리거나 문제를 해결할 때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취하고 상반되는 정보는 무시하는 무의식적 사고 성향을 의미하는데요, 불평불만에 집중하면 부정적인 상황밖에 볼 수 없게 되어 버립니다.


긍정적인 삶, 자존감 높은 인생을 살고 싶다면, 그 억압된 감정을 먼저 잘 해소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확증편향으로 치우쳐서 왜곡된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다면, 객관적인 시각을 되찾기 위해 억지로라도 긍정적인 면도 찾아내는 연습이 필요해요. 내가 바라던 일이 단 한 번이라도 이루어졌었더라면 그 사실도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 역시 현재 상황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생각의 흐름을 바꾸는 연습을 해보려 해요.




첫째, 나와 나의 생각을 분리합니다.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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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


남편이 얼마나, 어떻게 노력하기를 바라는가? 남편이 얼마나 공부하기를 바라는가? 내가 원하는 공부에 집중하는 정도는 어느 정도일까? 한국 수험생들처럼 깨어있는 대부분의 시간에 공부하는 것? 끼니도 제대로 못 챙겨 먹고 코피가 날 정도로 잠도 못 자고 공부하는 것? 그렇게까지 건강 상해가며 노력하는 것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걸까?


그러니까 남편이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의 기준에서는 노력하지 않는 모습인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그렇게 힘들게 노오오오오력을 해야만 한다고 믿는 걸까? 그건 내가 주입당했던 공부와 노력의 인상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하루에 16시간은 공부해야 한다, 사당오락,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거다, 머리는 좋은데 노력은 안 한다는 말을 들었으니까.


허태균 박사님의 <어쩌다 한국인>에서는 한국사회가 노력과 성공의 귀인원리라는 함정에 빠져 노력에 집착한다고 한다. 실패를 자신의 탓으로 받아들이고 절대 포기하지 않으며, 안되면 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라고. 


어떤 유명한 학자는 비슷한 시험을 위해 1년간 일주일에 평균 15시간을 집중했다고 한다.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집중해서 일한 시간은 하루에 5시간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선진국의 어느 회사는 하루 6시간 근무를 도입하거나, 주 4일 근무로 근무시간 내의 집중력 향상을 도모한다고도 하는데, 공부 시간에 집착하는 것은 사실 아무 소용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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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나와 나의 행동을 분리합니다.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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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 최선을 다해도 쉽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고,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다울 수 있고, 

먼 미래를 보고 노력하는 것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함

-> 내가 했으면 열 번도 더 했겠다 싶어도 나는 실제로 하지는 않았으니까


남편은 좋은 수험생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 게임도 안 하고 취미생활도 안 하고 지금은 일단 공부에 집중함 매일 공부를 하긴 함

-> 스스로 요리해서 끼니를 챙기고, 숙면 시간을 계산하고 컨디션을 세심하게 관찰해서 건강에 유의함

-> 요리/식사/설거지할 때 티비 보면서 아~~~주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지만 그 정도의 자유시간은 이해해 줄 수 있어야 함


남편이 자신의 시험을 준비하는 방법을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 시간을 들여서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모든 방면을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은 본인의 선택

-> 빨리빨리 일단 하고 보는 성격인 나는 결과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후회한 적이 많았는데, 오랜 시간 꼼꼼히 준비할 수 있는 지구력은 분명 내가 배워야 할 남편의 장점임


남편이 연말에 시험을 신청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 시험 예정일이 한참 남았는데도 나는 벌써 시험을 못 볼 것처럼 절망함

-> 사실상 시험을 못 볼 확률이 99% 이지만, 그래도 나의 등쌀에 못 이겨 일단 최초로 시험을 신청했다는 것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임

-> 남편이 설사 이번에도 시험을 못 보더라도 다음 기회는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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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나와 나의 말을 분리합니다.




          언어감지          ⇌          남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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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는 상황이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말하기


내가 원하는 남편의 모습 = 남편은 시험과 취업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남편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증거들을 찾아 남편에게 구체적으로 칭찬하기


“공부하면서 저녁까지 차려줘서 정말 고마워!”

“당신이 생각하기에 그렇게 해야 한다면, 당신의 결정을 존중할게.”

“당신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당신이 노력한 만큼 반드시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고 믿어!”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느라 정말 고생 많았어.”

“나는 당신의 꿈을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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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황을 보는 저의 시야를 의식적으로 넓히는 연습이 저에게는 정말 필요합니다. 저의 불신과 불안으로 인해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인식한다면, 사실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데에 의미가 없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원합니다. 저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저희의 결혼생활에 긍정적이고 행복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계획하여 보겠습니다.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챌린지 시작!


Day 1 : 물길 트기 - 나에게 자존감이란?

Day 2 : 맑은 물 붓기 - 선순환에 들어서기

Day 3 : 라이팅 - 불평불만을 줄이는 글쓰기

Day 4 : 보카 - 소망을 이루는 긍정 표현 사전

Day 5 : 그래머 - 나에게 중심을 두는 문법

Day 6 : 불순물 거르기 - 악순환의 고리 끊기

Day 7 : 리딩 - 상대의 의도 이해하기

Day 8 : 리스닝 - 더 나은 대화를 위한 경청

Day 9 : 스피킹 - 침묵으로 대화하기

Day 10 : 물길로 흐르기 - 맑고 깊은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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