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자존감이란?
자존감의 사전적 의미와 같이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신의 의사를 존중하며, 자기 인격성의 절대적 가치를 깨닫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책에서 자존감을 주체적인 선택과 감정적인 독립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행복하기로 선택할 수 있는 용기,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는 시야,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들 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나갈 때 소소하지만 아주 단단한 성취감을 얻어낸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사회의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기보다는, 내가 나를 위해 스스로 정한 기준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 내가 원하는 일들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가야 하는 것이죠.
나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상황이 있다면, 시간을 갖고 곰곰이 고민하여 봅시다. 지금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가요? 무엇이 나를 괴롭히고 누가 나를 힘들게 하고 있나요? <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부록. 남편어 공부 7. 나 탐구생활에 소개된 1) 감정, 2) 두려움, 3) 독립성에 관련된 질문을 활용하여 답변을 작성해 보아요.
내 머릿속에 고인 물처럼 고인 생각들, 어쩌면 저는 그 생각들을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불평불만이 계속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는데, 건강하게 해소하지 못한 채 쌓이고 쌓였나 봐요. 그게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순간 분노로 폭발해 버렸거든요.
최근 제가 쓴 글들은 전업 수험생 남편의 자격지심 vs 외벌이 아내의 보상심리에 관한 내용이 많았어요.
저희가 결혼할 때 남편은 2-3년 정도만 이곳에 임시로 살면서 준비하던 시험에 합격하고 취직해서 더 좋은 곳으로 이사 가자고 약속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임시는 5년 반이 넘어가고, 파트타임으로라도 일하던 남편은 공부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년 반이 넘도록 전업 수험생 생활을 이어가고 있어요.
부부는 생활 공동체 경제 공동체이니, 저는 꼼짝없이 이곳에서 임시로 얻은 월세 스튜디오에서 전부 중고에 낡디 낡은 물건들과 함께 5년 반이 넘게 살고 있고, 외국인이었던 제가 2년 반을 가장이 되어 생활비와 보험을 책임져야 했죠.
매년 두 번 있는 시험 이번에는 꼭 볼 거라고 약속했으면서 2년 동안 단 한 번도 신청조자 안 했던 남편을 보고 있자니... 시부모님도 안 하시는 남편의 ‘학바라지’를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이 초라하기 그지없다고 생각됐어요.
책을 적을 때만 해도 이전의 고민은 결혼하면서 이민 오게 된 저의 결정을 우리를 위한 희생이라 생각해서 보상심리가 생겼었는데요, 그 마음을 잘 다스려서 더 이상 같은 내용으로의 불만이 생기지는 않게 되었다고 믿었었는데 ㅜㅜ 인생은 정말 실수의 반복인가 봐요.
그렇게 저는 평생의 꿈이라던 남편의 말이 의심되기 시작했어요. 시험을 보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합격을 해야 하고, 또 취업까지 난관이 많이 남았는데, 남편이 시험조차 보지 않으니... 꿈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남편을 믿지 못하게 되고, 계속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어요. 결국 제가 먼저 무너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막상 이런 부정적인 생각에 잠식되어 있을 때에는, 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이지가 않았어요. 미래에 대한 불안함, 남편에 대한 불신, 가장으로서의 압박감, 그리고 제 개인적인 소망들에 대한 억압까지... 그 순간에는 우울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다고 느껴지기도 하죠.
그럴 때마다 글을 쓰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쏟아내기도 하고, 나중에 제가 쓴 글을 다시 읽으면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도 하면서 우울에서 빠져나오는 연습을 했어요.
사실 이러한 저의 감정들도 모두 타당할 것입니다.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 감정들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상황이 나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을 거예요.
이번에 저의 행동을 되돌아보자면, 남편과의 대화뿐만 아니라 제 자신의 일상 전반적으로도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던 것 같아요. 특히 저의 외벌이 생활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래 가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과 저의 상황을 비교하고 불평으로 이어질 때가 많았거든요.
저는 일상에서 소소하게 남편과 대화하거나, 산책하거나, 주말에 외식이라도 함께하는 그런 결혼생활을 꿈꿨었는데... 정작 남편은 본인의 공부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저에게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고, 우리의 일상은 하루 한 시간도 채 겹치지 않았았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남편은 자고 있어서 저 혼자 출근하고, 하루종일 일하고 아무도 없는 집으로 퇴근해서, 저녁을 먹다가 잠자리에 들 때쯤 남편이 돌아와요.
이전에는 몸서리칠 정도로 외로워서 아무 모임이나 나가서 잠시나마 누구라도 만나는 데에 위안을 받기도 했어요. 봉사활동까지 나가면서 이곳에서의 저의 쓰임을 인정받으며 안도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요즘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굉장히 위축되는 느낌에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게 된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타인의 상황들과 저를 비교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니, 스스로를 더욱 작아지게 만들게 됐어요. SNS에 올라온 남편과 외출한 사진을 보거나, 남편과 저녁을 먹어야 한다며 먼저 들어가거나, 아무렇지도 않게 “남편이랑 같이 해봐~” 하는 말을 들었을 때... 다른 부부들은 당연하게 일상을 공유하고 그 모습이 그렇게 행복해 보이면 정말 부러워서 눈물이 차오를 정도였으니까요.
머리로는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마음에 상처가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봐요. 사람들을 만날 용기도 나지 않았고, 제가 즐거운 대화상대가 되어주지 못할 것 같아 연락도 점차 안 하게 됐어요. 그렇게 저도 열등감과 부러움으로 점점 더 쪼그라들고, 그 쪼그라든 마음으로 남편을 원망하게 되고, 스스로를 고립시켜 버렸어요.
제가 했던 이런 행동들이 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를 댈 수도 있지만, 사실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었죠. 이제는 지난 일들에서 벗어나 제가 원했던 상황이 무엇이었는지를 찾고, 저 자신을 위해 이루어주고 싶어요.
지금 이 상황에서 제게 무엇이 두려웠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고민해 봤어요. 두려움은 추상적으로 느껴지기만 할 뿐, 구체적으로 고민하지 않으면 직면하기 어려워요. 문제의 실체를 본능적으로 회피하려 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 표면적인 불평불만에 가려져 자신도 모르게 두려움을 키워갈 수가 있어요.
저는 남편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진심으로 지원해 줄 수 있지만, 사실은 제가 희생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심지어 남편이 노력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에 저의 희생이 수포로 돌아갈까 봐 너무나도 두려웠던 것 같아요. 가장 젊고 한창일 나이에 우리 부부는 신혼도, 결혼식도, 신혼여행도, 가족계획도, 하나도 못하고 남편의 공부에 맞춰야 했으니까요.
게다가 전업 수험생으로 지내면서도 2년 동안 4번의 시험 기회를 놓치고도 여유 부리는 남편을 보니 이 생황이 끝이 없을 것처럼 느껴졌어요. 나이는 많아지는데 경제력도 노후대비도 못하고 매달 계속 적자인 생활을 하고 있으니까요. 이혼을 하기에도 용기가 나지 않았고, 한편으로는 남편이 꿈을 이룰 것이라고 여전히 믿고 싶기도 했어요.
남편이 시험에 합격하고 취직을 한다면 우리는 안정적이고 행복할 것이라고 희망을 갖고 싶어요. 동시에 남편이 이번에도 시험에 또 실패하고 이 생활이 계속되면 어쩌나 불안과 걱정이 앞서기도 해요. 이러한 양가감정에 저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두려움을 증폭시킨 것 같아요.
두려움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타난다고 해요. 제 두려움은 나의 인생을 남편의 시험 합격 또는 취업 성공 여부에 걸고, 주도권을 넘겨준 채 이리저리 휘둘린 셈이에요.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나의 희생을 담보로,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스스로의 자존감을 깎아버렸어요.
만약 제가 시험에 합격하고 취직에 성공한 남편을 원한다면, 지금의 준비 과정을 함께 이겨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성공 일화 뒤에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배경이 있었을 테니, 남편이 꿈을 이루고 그때까지 우리가 결혼을 유지하기를 바란다면 제가 정신을 차리고 지금 이 시간을 잘 보내야 해요. 여러 가지 방법을 탐색하면서 이 상황을 잘 버티고 제 역할을 해내는 것은 저의 선택일 것입니다.
만약 지금 이 순간이 내가 원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결단을 내려서 이혼을 준비하고 다음 인생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할 것이에요.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위해, 각자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죠. 이 역시도 엄청난 용기와 의지가 필요한 일이에요. 어쩌면 현재에 머물러있는 것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 역시도 저의 선택일 거예요.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를 위해 용기 내어 줄 것이라 믿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해요. 그것이 제가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어떤 감정 상태인지, 무슨 이유로 두려워하며, 어떤 방법으로 자존감을 높이고 싶은지 이번 글을 쓰면서 정리해 보았어요.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있어요. 생각과 행동, 말의 변화를 위해,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다음 단원에서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
Day 1 : 물길 트기 - 나에게 자존감이란?
Day 2 : 맑은 물 붓기 - 선순환에 들어서기
Day 3 : 라이팅 - 불평불만을 줄이는 글쓰기
Day 4 : 보카 - 소망을 이루는 긍정 표현 사전
Day 5 : 그래머 - 나에게 중심을 두는 문법
Day 6 : 불순물 거르기 - 악순환의 고리 끊기
Day 7 : 리딩 - 상대의 의도 이해하기
Day 8 : 리스닝 - 더 나은 대화를 위한 경청
Day 9 : 스피킹 - 침묵으로 대화하기
Day 10 : 물길로 흐르기 - 맑고 깊은 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