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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성 Jul 24. 2019

멍상? 명상 뭐가 다르지?

멍 때리기 대회가 있을 정도로 멍상 또한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빠르게 변화는 시대, 쉼  없이 달리는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쉬어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명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도 명상하면 무엇이 떠오르냐고 물어보면  '멍 때리기'라는 답변 많이 나온다.


왜 우리는 멍 때리기라도 해야 할까? 우리는 쉼 없이 머리를 쓰며 살고 있다. 학생들은 공부하느라, 직장인들은 새로운 기술과 빨리 변해가는 사회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그리고 빠른 판단과 결정을 하기 위해 쉼 없이 머리를 풀가동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머리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하면서 공부에 집중력도 떨어지고 업무의 효율성도 떨어지게 된다. 이것은 컴퓨터를 장시간 동안 끄지 않고 사용하면 오버히트로 인해 컴퓨터가 느려지거나 다운되어 멈추는 것과 같다.


그래서 과부하 걸린 머리의 열을 식히기 위해서 임시방편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멍 때리기가 필요한 이유이다.


그렇다면 멍상과 명상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명상도 생각과 판단을 멈추고 머리를 쉬게 해 주는 것은 비슷하다.

하지만 멍상에는 없는 것이 명상에는 있다. 이 차이로 인해 명상 후에는 상쾌한 마음이 들지만 멍상후에는 멍한 상태가 된다.


예를 들면 멍상은 복잡한 마음속 찌꺼기를 방치한 상태로 쉬는 거고, 명상은 마음속 찌꺼기를 분리수거한 상태로 쉰다고 보면 된다.


우리가 퇴근 후에 지친 마음을 그대로 이끌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가방을 집어던지고 소파에 누워 멍 때리고 TV를 보고 있는 상황이 집에서 하는 멍상이다. 소파에서 일어났을 때 몸과 마음이 개운한가? 아닐 것이다. 정리되지 않은 마음은 이전과 동일하기 때문에 사실 달라진 게 없다.

잠시 생각을 멈추었을 뿐이다.


알아차림이 있으면 명상
알아차림이 없으면 멍상

하지만 명상은 멍상처럼 의식이 잠들어있는 멍한 상태가 아니라 의식이 깨있는 상태인 것이다. 즉 알아차림이 없으면 멍상이고 알아차림이 있으면 명상인 것이다.


이 알아차림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바로 명상과 멍상을 구분하는 핵심인 것이다. 자신의 마음속 찌꺼기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정리되지 않고 있는 마음속 감정의 찌꺼기가 일어남을  알아차리고 춰서  있는 그대로 지켜보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인 감정, 생각, 갈망은 찰나에 일어났다가 찰나에 사라져 포착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감정과 함께 일어나는 몸 느낌은 포착할 수가 있습니다.
  
그 느낌을 알아차림 후에 대해 좋다, 싫다는 어떤 판단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지켜보면 그 느낌의 강도가 점점 약해지다가 사라지는 것을 관찰할 수가 있습니다.

감정과 함께 일어났던 느낌이 사라지면 감정도 함께 사라지게 됩니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어서 마음이 변하면 몸도 변하고, 몸이 변하면 마음도 변하게 됩니다.

여기서 느낌을 관찰할 때 중요한 것은 느낌에 좋다, 싫다 하는 판단을 하지 않는게 중요합니다. 여기서 좋다고 판단하는 순간 그 느낌에 집착하게 되고, 싫다고 판단하는 순간 그 느낌을 혐오하게 되어 회피하려고 합니다. 이 순간 오히려 생각과 갈망이 증폭되어 감정에 빠져들게 되고 마음이 어지럽게 되기 때문에 생각과 판단을 멈추는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러면 어지럽게 마음속에 있던 감정의 찌꺼기들이 점점 가라앉게 되고, 감정이 사그라들면 생각 또한 잠잠해지면서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래서 명상을 하고 나면 상쾌한 기분이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마음이 평온해지면 그동안 정신없어서 놓쳤던 게 비로소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명상을 통해 자신을 돌아본다는 것이 바로 이런 의미이다.


이왕 '멍상'을 통해 쉴 거면 '명상'을 통해 제대로 몸과 마음을 쉬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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