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자이자 현대 자동차 보유자의 현대차 주식 분석
현대차가 2026년 2월 19일 기준 51만원을 돌파했다.
가장 큰 이유가 로봇회사로의 전환이라는 네러티브다.
나는 현대차의 지금의 주가 폭등은 근거가 없는 자가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량 TOP 3를 수성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장부상의 숫자를 벗기고 보면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전기차로의 대전환기는 제조의 달인 현대차에게는 엄청난 위기가 된다.
일단 벤츠와 BMW는 쉽지않아 보인다.
고급차의 상징과 같은 차들이다. 내연기관차는 진입장벽이 높다. 변속기와 엔진과 그걸 연계하는 데에는 고도의 기계공학적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술을 가진 기업이 비교우위가 있고 뚜렷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전기차는 다르다. 모터와 배터리 위에 소프트웨어를 얹는 형태다. 물론 최적화를 잘해야겠지만, 진입장벽이 내연기관에 비해서는 매우 낮다. 신생 회사에게는.
오히려 벤츠 같이 전통 내연기관을 잘했던 회사는 전기차로 갈아타기가 어렵다. 일단 시장에서의 기술력을 포기해야 하니 매몰비용이 크다. 회사의 임원 대부분은 내연기관을 잘해서 올라온 사람들이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아무래도 변화에 대한 감각이 둔해진다. 또한 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강경한 노동조합에 속해있는 먹여살려야 하는 수많은 직원들은 내연기관을 만드는 직원들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통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내연기관을 잘하면 잘할수록 전기차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진다. 전통적 내연기관 종갓집에서 새로 들어온 전기차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어머니 이번 명절 차례상에는 새로 나온 서브웨이 샌드위치로 간단하게 올리는 건 어떨까요?"
했다가는 김치싸대기 맞는다. 난리난다.
그래서 전기차로의 전환도 벤츠나 BMW보다 그래도 좀 더 젊은 현대가 빨랐다.
한편, 도요타의 행보는 주목할만 하다. 도요타는 세계 1위 자동차회사다. 또한 현대의 가장 큰 경쟁자이다.
도요타는 양떼가 한곳으로 달려가듯 모두가 전기차에 올인할 때 하이브리드에 집중했다. 마치 모두 AI를 향해 달려갈 때 홀로 다른 행보를 보이는 애플과 비슷하다. 그러고 보니 둘다 1등이었네? (AI는 버블이 맞다. 라는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대신 남들이 무리하게 전기차 전환을 하는 동안 하이브리드에 집중했고,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신흥국 시장을 노렸다. 이 전략은 성공해서 지금 엄청난 판매량과 현금을 쌓고 있다. 그리고 이 돈을 전고체 배터리와 차세대 소프트웨어 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어차피 전기차 기술은 금방 하니, 판을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무리하게 전기차에 올인한 현대와 폭스바겐과는 가진 여력이 다르다.
더구나 미국에서 포드나 GM은 다시 내연기관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하며 이미 시장에서 리타이어됐다.
결국 자동차산업은 전기차로 수렴할 수밖에 없다. 일단 생산단가 자체가 다르다. 전기차 공정은 내연기관의 복잡한 공정이 40% 정도 단순해지면서 로봇의 활용이 최대화될 수 있다. 배터리의 가격이 문제라지만, 나트륨 배터리나 전고체 배터리 등 엄청난 속도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원재료 가격의 하락과 인건비의 감소로 합리적인 가격이 되면 사람들이 내연기관차를 살 이유가 없다.
또한 고용량의 배터리가 들어가야 자율주행이라는 무거운 소프트웨어를 돌릴 수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자율주행은 시장의 엄청난 파괴자이다.
배터리와 작업공정이 표준화되고, 자동차산업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생산단가가 생산원가에 가까워질 정도로 내려간다. 왜냐하면 결국 돈이 되는 건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는 과거의 데스크톱 컴퓨터와 비슷하다. 데스크톱 컴퓨터는 결국 각각의 부품을 가지고 조립하는 것에 불과해졌고, 그래서 가격이 오히려 싸졌다. 그 과정에서 전통 컴퓨터 제조의 강자인 델컴퓨터, HP, 컴팩 같은 회사들은 망하거나 매우 작아졌다.
자동차산업은 데스크톱산업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테슬라는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가 된다.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 소프트웨어는 산업의 표준을 차지한다.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수도 있고, 애플처럼 독자적인 생태계를 갖춘 기업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어느 쪽이 됐든, 컴퓨터 제조사인 델컴퓨터가 돈을 벌진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강력한 해자가 있거나 생산단가가 낮은 애플 아니면 레노보와 샤오미가 데스크톱부터 노트북까지 세계점유율을 가지고 가고 있다.
다시 전기차로 돌아가서, 중국 전기차의 추격은 매섭다.
물론 추격이라는 것은 현대차에 대한 추격이 아니다. 테슬라에 대한 추격이다. 중국전기차가 현대의 전기차를 넘어선 건 이미 오래다. 최근에 샤오미에서 전기차를 론칭한 것은 전기차의 미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대차는 사실 전기차의 습격 앞에서 전례없는 위기에 있다.
최근 정의선 회장은 이익의 20%를 로봇에서 내겠다고 천명했다. 현대차의 사업부는 자동차 원툴에서 로봇, AAM(미래항공모빌리티), 수소로 사업을 매우 다변화했다.
현대는 돈이 많다.
현대는 지금 차가 잘 팔려서 돈이 많다. 마지막 기회에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그래서 2030년까지 125조를 로봇, 수소, AAM,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개발에 쏟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관련된 키워드가 보스턴다이나믹스, AI팩토리, 42dot, 슈퍼널 같은 것들이다. 설명하자면 길기 때문에 관심이 있으면 제미나이에게 물어보기 바란다.
이런 것들에 투자해서 현대차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지상과 공중에서 현대차의 생태계를 갖춘 거대한 모빌리티로 연결한다." 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전기차와 수소에너지패권(수소차)을 가지면서, 개인화된 항공기(AAM, 슈퍼널)를 자율주행(42dot)을 붙여 판매하고, 로봇(보스턴다이나믹스)으로 공장을 돌리고, AI를 붙여 궁극적으로 최종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생태계(SDV)로 통합하는 그런 작업이다. 추가적으로 과거 구입한 한전부지를 디벨롭을 기똥차게 해서 부가가치를 엄청나게 올리는 디벨로퍼로서의 꿈도 꾸고 있다.
그것이 델 컴퓨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현대차의 대안이다.
어떤가?
50만원이 넘은 현대차를 보면서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처음에 칼국수집으로 시작한 식당이었다. 주변에 경쟁식당이 자꾸 많이 생겨서 위협을 느끼다 보니 순대국밥도 팔고, 족발도 팔고, 요새 두쫀쿠가 잘나간다고 하니 두쫀쿠도 판매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모든 걸 최고로 잘 만들어서 "우리 집은 칼국수, 순대국밥, 족발, 두쫀쿠 모두모두 잘하는 세계적인 맛집을 만들거야!"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지금의 주가를 보면 사람들이 "아 그래? 그거 정말 신박한걸? 현대칼국수가 두쫀쿠를 만들면 대단하겠는데?" 라고 생각하고 마구 투자를 하는 것이다.(주식을 사는 것이다.)
비전은 웅장한데 실제 실현된 게 없다.
아틀라스도 예전부터 있었다. 사실 예전에는 돈도 안되는 걸 뭐그리 큰돈을 주고 샀냐는 반응이 많았다. 지금도 현대 내부에서 "돈먹는 하마"인 위치는 여전히 그대로다. 이름이 거창한 AAM도 마찬가지이다. 수소차는 조금 진전이 있느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봤을 때 그 정도로 고무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로봇회사라고 하면서 마구마구 주가가 올랐다.
그런 과정에서 노조는 현재 로봇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그리고 노란봉투법이라고 노조법 개정안이 3월 10일부터 시행된다. 오랜 옛날부터 고착화된 하청에 대한 쥐어짜기(?) 문제나 불법파업에 대한 노조 간부의 민사상 책임 문제 같은 것들에 많은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법안의 내용을 볼 때 결코 원청업체인 현대차에게는 유리한 내용이 아닌 것으로 보이긴 한다.
뭐 높은 분들이 어련히 잘 만드신 법이려니 그건 그렇다 치고, 어찌됐든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그런데 지금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최근 2025년부터 제네시스의 전체 라인을 전기차로만 생산한다고 발표했다가 1년만에 하이브리드도 생산한다고 말을 바꿨다. 매년마다 최초 선포한 내용에서 조금씩 물러나는 모양을 보인다. 이것은 경영진 입장에서도 현재의 상황이 한치 앞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싫어하지만 그때는 옳았고 지금은 틀렸다는 말처럼, 현대차의 주가는 보기좋게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마치 자가발전하는 발전기 같다.
도대체 누가 사고 누가 파는 걸까?
참고로 나는 작년에 그랜저 가솔린모델을 구입했다. 누구보다 현대차가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주식가격도 오르면 좋겠지만 그보다 좀 더 내실있는 회사가 되기를 바래본다.
나같으면 돈이 좀 있으면 현대차를 사느니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살 것 같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내 글중 "비트코인과 미래금융"을 참고하기 바란다.)
과연 1년 후 현대차의 주가가 어떻게 되어 있을지, 이 글은 성지가 될지, 흑역사가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