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야 미안하다. 아무리봐도 아닌 거 같다...
1. 바보들이 있다. 실리콘밸리에 모여있다.
그들은 지식노동을 한다. 컴퓨터언어로 코딩을 하고, 복잡한 칩을 설계한다. ai모델을 설계하고, 기업의 사무를 컨설팅하고, 시스템을 관리한다. 그들은 캘리포니아 부자동네에 옹기종기 모여산다.
그들은 AI가 처음 나왔을 때 가장 먼저 접했다. AI는 지식노동에 가장 적합하다. 특히 코딩이나 연산, 설계, 시스템관리, 상담이나 마케팅, 법무, 회계 같은 분야에 뛰어나다. 그들이 느꼈던 충격은 보통 사람보다 엄청나게 컸다. 왜냐하면 그들이 하는 일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누구보다 머리가 좋고 똑똑한 그들은 한수 앞을 내다봤다. 내가 하는 일이 완벽하게 AI에 대체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모든 인간의 노동이 AI로 인해 크나큰 변화를 맞이할 거라고 생각했다. 인간 중에 가장 지식이 많고 머리가 좋아봤자 AI의 발뒤꿈치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실리콘벨리의 테크회사들은 수많은 사람을 해고하고 AI로 대체하기도 했다.
판을 뒤엎는 게임체인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전사적인 자원을 투입해서 AI를 개발하고 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그 돈이 어느새 수백조가 되었고 돈놓고 돈먹는 판이 되어 버렸다.
2. 여기 보통 사람들이 있다.
새벽에 거리를 청소하고 아이를 돌보고 건물에 페인트를 칠한다. 그들에게 AI는 단지 내 말을 알아듣고 대답을 해주는 신기한 녀석일 뿐이었다. "오~ 신기하네!" 끝. 어떤 위협도 느끼지 않았다.
이미 지금 AI는 실제로 사람보다 노래도 잘만들고 그림도 잘그리고 글도 잘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람들은 노래를 만든다.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쓴다. 비록 이새돌 구단이 알파고한테 10분만에 패했다고 하지만 바둑대회가 사라지진 않았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AI보다 못한다는 걸 알지만, 사람은 그렇다고 하던 걸 안하지 않는다. 그림대회도 그대로 있고 음원차트는 사람이 작사작곡한 노래로 채워져있다. 아무리 노래가 좋아도 AI가 만들었다고 하면 꺼려지고, 감동적인 그림이라도 AI가 그린 걸 안 순간 감동이 줄어든다. 가 아니라 감동이 아예 없어진다.
3. 찻잔 속의 태풍
AI로 모든 게 대체되고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발전한다는 뉴스와는 달리 현실의 삶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사실상 AI를 평소에 자주 쓰는 사람도 별로 없다. 그저 재미로 한번쯤 해봤거나, 가끔 한번씩 AI와 "대화"하는 수준이다.
AI가 코딩을 대신 해주면 모든 사람이 코딩을 하고 AI콘텐츠의 창작자가 될 거라는 실리콘밸리의 예상과는 달리 AI코딩도 기존에 코딩을 했던 사람만 하고, AI콘텐츠 창작 역시 기존에 비슷한 걸 창작했던 사람이 그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AI로 생산성이 크게 올라간 사람에게는 한달 3만원 남짓이라는 돈은 매우 작은 돈이다. 3만원에 수백조의 데이터서버를 한달동안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매리트다. 심지어 공짜로도 웬만한 것은 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벨리 경영자들의 예상과는 달리 AI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그렇게 큰 변화를 가져오진 않는 모양새다.
4. 물밑에서?
우리가 모르는 엄청난 변화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내러티브가 있다. 그러니까 거대기업은 AI를 도입하고 AI를 이용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생산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전 세계 대부분의 기업에서 사용하는 MS365 소프트웨어에다가 매달 3만원만 추가하면 콕파일럿이라는 AI를 쓸 수 있다. 콕파일럿을 쓰면 마이크로소프트의 MS365나 ONE드라이브, 팀즈 등 모든 프로그램과 연동해서 AI를 이용해서 데이터분석, 회의록작성, 재무분석 등의 모든 업무에 고성능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콕파일럿 이용률은 다시 말하지만 "3만원"만 내면 되는데도 불구하고 26년 3월 현재 전체 MS365 이용자의 3.3%에 불과하다. 사실 3만원이라는 금액은 아무리 많이 모여도 초거대지능인 AI를 돌리는 데 턱없이 작은 금액이다. 그럼에도 AI기업들은 경쟁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비용을 더 올릴 수 없는 함정에 빠져 있다.
5. AI는 이미 한계효용에 다다랐다.
엄청 배고픈 상태에서 먹는 밥의 첫맛은 매우 맛있지만 어느 정도 배가 차면 그 만족도가 줄어든다.
과해지면 오히려 만족이 떨어진다. 만족이 늘어나다가 떨어지는 그 시점을 한계효용이라고 한다. 즉 비용보다 효용이 큰 상태까지 사람은 밥을 먹는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비용보다 효용이 커야 투자가 이루어진다. 그런데 AI산업은 이미 효용보다 비용이 커진지 오래다.
GPT5.4버전이 나왔다고 한다. 뭐 이래저래 성능이 좋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실리콘밸리 안경잽이들 이야기이고 내가 느끼는 "효용"은 똑같다. GPT4나 GPT5나 GPT할아버지가 나왔다고 해도 내 수준에서 물어보는 질문에서 내가 어떤 게 더 똑똑한지 알아차리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뭐 똑똑한 양반들이 계산하는 복잡한 수식을 몇 초 정도 더 빠르게 계산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몇초에 수십조를 태우는 것은 한계효용과 한계비용의 측면에서 봤을 때 너무 큰 비효율이다.
그 유명한 AGI, 즉 범용 AI는 시장파괴자로써 엄청난 강력함을 지녔다고 하는데, 니가 똑똑하면 뭐? 어떡할 건데?
AGI할애비가 와도 우는 아이를 돌봐주는 것은 나밖에 못한다. 아이 장난감 건전지 갈아주는 것도 못해준다.
간단한 설거지나 터져서 물이 줄줄 새는 호스를 교체하는 것도 못해준다.
보통 사람들에게 아무리 똑똑한 AI가 나와도 거기에 그렇게 큰 돈을 지불할 만한 유인이 없는 것이다.
경영자들은 어떨까? 직원을 다 자르고 AI를 쓸까?
이 지구에 그 정도 성능의 AI를 돌려야 할 경영자가 몇 명이나 될까? 그들이 몇백조의 데이터센터 구축비용과 1년에 조단위로 나가는 전기세를 보전하고 거기에 추가적인 이익을 줄 정도의 돈을 지불할 수 있을까?
6. 오픈AI
오픈AI는 대표적인 - 최초의 대중적 LLM AI서비스이다. 오픈AI의 2024년 적자는 50억 달러이다. 한화로 약 7조 정도. 2025년 예상적자는 250억 달러 정도이다. 한화로 약 35조쯤 된다. 참고로 매출은 2024년 40억 달러이고 25년에는 131억달러이다. 이건 영업이익이 아니라 "매출"이다.
오픈AI는 최근 아마존, 엔비디아, 소프트뱅크로부터 1100억 달러 , 한화로 약 150조 정도의 투자를 받았다.
1년에 30조씩 적자를 내는 회사에 엔비디아, 아마존, 소프트뱅크 같은 회사는 왜 150조나 투자를 했을까?
7. 오픈AI의 전략
오픈AI는 투자받은 돈으로 "스타게이트"라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타이탄"이라는 자체 ASIC 칩을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는 MS의 데이터센터를 빌려 쓰면서 임차료를 지불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짓고, GPT 전용 칩을 개발하고 그것을 통해서 비용의 압박이 없이 GPT를 더 똑똑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 적자의 험난한 구간을 거쳐서 모든 게 성공했을 때 오픈AI는 드디어 흑자전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시장의 예측으로 2029년이 되면 가능하다고 한다.
는 월스트리트의 탐욕스런 늑대들의 이야기이고, 사실 오픈AI는 투자받은 돈의 상당 부분을 다시 MS나 아마존의 데이터센터 임차료로 지불하고, 엔비디아의 GPU 구매에 쓰고 있다. 왜냐하면 오픈 AI는 투자금이 아니면 현금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그 이면에는 오픈 AI의 진짜 전략이 숨어있다.
8. 엑시트
오픈AI CEO인 샘 알트먼은 2024년까지만 해도 미션이 우선이라고 하면서 상장은 관심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랬던 그가 최근에 AGI로 가는 길에는 생각보다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면서, 공익기업으로서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180도.
그것을 위해 오픈AI는 최근에 비영리구조에서 벗어나 공익기업으로 전환했다. 기존의 비영리재단은 의결권 대신 지분가치만 보유하는 식으로 구조를 바꿨다.
현재 매년 수십조의 적자를 내고 있는 오픈AI에 대해 주식시장에서 매긴 기업가치는 840빌리언달러이다. 한국돈으로 약 1000조 정도 된다. 상장예상시기는 올해 말 정도가 될 것 같다고 한다.
아마존,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다 해봐야 올해 150조 정도 투자한다. 또 그들은 충분히 상장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정도의 거물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150조는 1000조에 비하면 별거 아니다. 그리고 내러티브가 대중에게 잘 먹혀 AI가 계속해서 잘나간다고 하면 1000조가 아니라 2000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9. 결론
오픈AI가 상장될 때를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