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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밤,

퇴근길 택시조차 허락되지 않은 날.

by 김봉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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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택시조차 허락되지 않은 날. 사람 냄새 가득한 지하철 벽에 몸을 기댔다. 눈앞에서 마냥 흔들리던 손잡이를 꼭 잡았다. 아련히 남아있던 누군가의 온기를 느꼈다. 따뜻함이 금세 식어 버릴까 봐 두 손으로 감쌌다. 손잡이를 잡은 채 파도처럼 밀려오는 피로를 기꺼이 두 다리로 견뎌냈을 이름 모를 그에게 응원을 전하며. 느릿느릿 걸음을 옮겨 집에 왔다. 눈꺼풀이 무겁다. 하지만 손바닥엔 아직 그 따스한 기운이 남아있어 다만 몇 줄의 글을 쓰게 한다. 푸르른 밤이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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