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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백, 삶과 죽음,

극명하게 대비되지만 결국은 하나인 것.

by 김봉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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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매는 일은 언제나 참 어렵다.

온통 흰색과 검은색뿐이다. 어쩌면 이 둘은 원래 같은 색일지도 모른다.

흰색에 다른 색들이 엉키고 섞이면 결국 검은색이 되니까.

삶과 죽음도 비슷하지 않겠나. 살아간다는 것은 곧 죽어간다는 것.

극명하게 대비되지만 결국은 하나인 것.

나는 지금 무슨 색깔에 가까울까. 나는 지금 어디쯤에 서있는가.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매는 날은 하루가 참 길다.

검은 옷을 벗어던지고 헛헛함에 취해 쓰러졌다.

유난히 달이 밝은 날 밤. 차가운 맥주가 유독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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