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안녕하세요!"
"착륙하겠습니다." 낮고 굵은 목소리. 길고 크고 빠른 물체의 착륙이란 나에게 안심과 같은 의미다. 내 몸의 어딘가가 다시 땅에 닿아있다는 (아니, 땅으로부터 연결된 무언가로부터 닿아있다는) 안도감 같은 것이 분명히 있다. 먹먹해진 귀에 손을 대고 찬찬히 숨을 쉬고 있는데, 옆 옆 창가 자리에 앉은, 비행기가 공중에 떠있는 내내 졸고 있는 엄마에게 쉴 새 없이 수다를 늘어놓았던, 아주 귀여운, 작은 꼬마 소녀가 모두가 다 들릴 정도로 신나게, 아주 신나게 말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몽롱했던 정신이 번뜩 들었다. 창밖을 향해, 아마 활주로에 서있던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들며 던진 말이리라. 목소리의 주인공과 잠깐 눈을 마주쳤다. 서로 씩 웃어주었다. 아마도 반가움은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포장하지 않고 표현하는 것일진데, 우리는 설레었던 마음을 표현하기 전에,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무슨 대답을 받게 될지 지레 판단하고 있지는 않았나.
언젠가 걸었던 길을 다시 걸었다. 그때 만났던 바다가 다시 나를 마중했다. 새롭게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인사를 건넸다. 목소리에 힘을 주고 외쳤다. 그 누구보다, 그 언제보다 반갑고 또 반갑게, 꼬마 아가씨에게 배운 것처럼, "안녕!"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