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셋,

나의 오늘이 어제와 똑같지 않음을

by 김봉근
계단_꽃.JPG

하나, 출근길 계단을 오르며 알싸한 질문을 품었다. 생이란 반복되는 것. 다만 똑같은 것의 무한 반복이 아니라 늘 새로운 것의 반복, 즉 일회성의 반복이다. 그렇다면, 지금을 오롯이 살아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의 오늘이 어제와 똑같지 않음을, 확연히 다른 새로운 하루임을 자신 있게 증명하는 일이 아닐까.


둘, 따사로운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계단을 걸었다. 어제와 다른 오늘, 어제와 같지 않은 오늘의 나는 과연 무엇으로 가능한가. 새로운 마음을 갖는 일, 새로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 새로운 사진을 찍는 일, 새로운 글을 쓰는 일과 같은 작고 재밌는 시간의 조각조각들이 곧 삶이란 굴레에 주어진 이 어려운 방정식을 푸는 나만의 방법일 것이라 생각했다.


셋, 퇴근길엔 계단 틈에 자리 잡은 작은 풀꽃 그림자가 나를 그 앞에 쪼그려 앉게 했다. 너도 너로서 새로운 하루를 살았겠구나. 그저 대답 없이 차분하게 웃고 있는 것만 같아, 참 예뻤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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