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곧 성숙이다
금요일 퇴근길은 좋으면서 쓸쓸하고 가끔 외롭기도 하다.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 길, 문득 고요한 모습에 시선이 멈췄다. 벽과 벽이 마주 보고 있는 좁은 틈에 자리 잡은 삶. 인적 없는 골목길에서 힘차게 길을 비추고 있는 전등을 보며 왈칵 외로움이 쏟아졌다. 하마터면 눈물샘이 터질 뻔했다. 까만 밤하늘과 하얀 빛이 너무 적나라하게 대비되어 고독해 보였다. 맡은 바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저 친구도 홀로 쓸쓸하겠지. 그래도 가을바람이 부지런히 골목을 오가며 말벗이 되어주는 듯했다.
정호승 시인은 외로움을 이해하는데서 우리의 삶이 시작된다 말했다. 본래 인간은 외로운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대지 위에 홀로 우뚝 서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늘 시끌벅적한 세상에서 서로 관여하고 관여당하며 살아가는 우리지만, 결국 가만히 바라보면 삶은 오롯이 나만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유일한 내 이야기다. 인생은 등산과 같다 하지 않던가. 친...구들과 같이 등산을 할 때도 우리는 모두 혼자가 된다. 누구도 산에 올려주지 않을 뿐 아니라 대신 올라가주지도 않는다. 오로지 혼자서만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는 걸 우리는 알게 된다. 그러므로 내 삶을 살아가는 유일한 존재인 나는 항상 고독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의 외로움은 언제나 정당하다.
가끔씩 혼자만의 시간이 정말 필요할 때가 있구나 생각한다. 네가 아닌 나를 오롯이 마주하는 기회는 많은 것들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고독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어떠한 시련에도 쉽게 꺾이지 않는 의지가 생긴다. 또한 질문할 수 있게 된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답을 찾는다. 모두를 만족시킬 정답은 없기에 고민하는 그 과정을 즐기면 된다. 외로움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발견하는 것. 외로움은 곧 성숙이다. (꼭, 필요한)
마지막으로 외로움과 고독에 관한 문장 두 개. <고독의 힘>을 쓴 원재훈 작가는 “고독을 삶의 힘든 오르막이나 위험한 내리막을 유연하게 지날 수 있게 신이 마련해준 터널 같은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고통이라기보다는 성찰의 시간으로 여기며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고독에 의미를 부여했으며, 일본 최고의 교육전문가 사이토 다카시 교수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에서 “일상의 작은 즐거움을 찾아내고 즐기다 보면 ‘혼자’라는 것이 부정적인 의미로 여겨지지 않는다. 오히려 온전히 자기만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다 좋아.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