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꼭 해야만 하는 일. 나를 책임지고 살아내는 일.
나른한 오후. 느릿느릿 흘러가는 시간에 취해버린 나는 비스듬히 턱을 괴고 일에 대해 생각했다. 일이란 무엇일까.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의 범주가 한없이 작아졌다가 또 무한정 커지기를 반복했다.
돈을 버는 것만이 일인가. 생계를 위한 일만이 일인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일이고,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일이지 않나. 사랑하는 것, 읽고 말하고 쓰는 것, 움직이는 것, 생각하는 것, 자고 일어나는 것, 노는 것, 가만히 있는 것, 의미를 찾는 것, 뭐라도 하는 것 등등. 결국 삶을 사는 것 자체가 일이겠다. 모두가 꼭 해야만 하는 일. 나를 책임지고 살아내는 일.
일에 대한 고민이 겹겹이 쌓여가던 요즘이었는데 경계를 슬쩍 지우고 나니 한결 편해졌다. 잊지 말아야겠다. 일이라는 건 모든 순간의 모든 것들을 의미하고 있음을. 열심히 지켜내야겠다. 모든 순간의 모든 것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