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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봉근 Jul 14. 2017

터벅터벅 걸으며 주문을 외웠다

쓸모없는 시간과 쓸모없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고


잡히지 않는 택시에 손을 흔드는 일.

멈춰버린 에스컬레이터를 잠시 기다리는 일.

눈앞에서 떠난 열차를 향해 뛰어가는 일.

손 위에 책을 펴놓고 읽지 않는 일.

낯선 길을 걸으며 나를 위해주는 사람을 찾는 일.

터지지 않는 울음을 꾹 참는 일.


애써 하지 않아도 되고

애써 한다고 되지도 않는 이런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몇 번 즘 하고 나서야

어딘가 모르게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오늘 하루가 너무나도 빠듯해서

전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절대 아무것이 아니지 않은 그런 시간이 필요했나 보다.


쓸모없는 일과

쓸모없는 시간과

쓸모없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고

터벅터벅 걸으며 주문을 외웠다.


더운 밤

발걸음마다 들이고 내쉬는 숨이 참 뜨겁고 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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