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시간과 쓸모없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고
잡히지 않는 택시에 손을 흔드는 일.
멈춰버린 에스컬레이터를 잠시 기다리는 일.
눈앞에서 떠난 열차를 향해 뛰어가는 일.
손 위에 책을 펴놓고 읽지 않는 일.
낯선 길을 걸으며 나를 위해주는 사람을 찾는 일.
터지지 않는 울음을 꾹 참는 일.
애써 하지 않아도 되고
애써 한다고 되지도 않는 이런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몇 번 즘 하고 나서야
어딘가 모르게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오늘 하루가 너무나도 빠듯해서
전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절대 아무것이 아니지 않은 그런 시간이 필요했나 보다.
쓸모없는 일과
쓸모없는 시간과
쓸모없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고
터벅터벅 걸으며 주문을 외웠다.
더운 밤
발걸음마다 들이고 내쉬는 숨이 참 뜨겁고 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