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하기만 했던 밤이 슬쩍 푸르러졌다.
개운죽에 싹이 났다.
삼일에 한 번 물을 갈아 주었는데,
열 번 즘. 그러니까 딱 한 달이 걸렸다.
늘 가만히 있는 녀석이었는데
언제나 힘차게 꿈틀거리고 있었구나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짠했다. 너도 참 고생이구나.
사람이 사는 일도 매한가지 아닐까.
마음 한 쪽 어딘가에 새로운 싹이 날 때까지
몇 번이고 내 안의 무언가를 비우고 또 채울 준비가 되었나.
차분하면서도 치열하게 오늘을 살아낼 준비가 되었나.
아무렇지 않게 묻고서는 대답을 꿀꺽 삼켰다.
캄캄하기만 했던 밤이 슬쩍 푸르러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