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놀다 보면 앎에 이른다
퇴근길, 지하철역을 앞에 두고 택시를 잡았다. (아주 가끔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편하게 집에 가고 싶을 때가 있는데 오늘이 딱 그랬다.) 어둑한 뒤 자석에 깊숙이 몸을 욱여넣고 초점 없는 눈으로 창문 너머 세상을 구경했다. 얼마쯤 흘렀을까, “하는 것도 없는데, 쓸데없이 참 바쁘네요.” 한 친구가 나에게 해준 말이 너무도 선명하게 기억나면서 번뜩 정신을 차렸다.
가지고 놀다 보면 앎에 이른다는 이야기. 완물치지(玩物致知). 공지영 작가는 그녀의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무슨 소리인지 몰랐다고 해서, 그것이 엄마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은 아니야. 너도 왜 엄마가 하는 말 중에 그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자라 보니 ‘아하, 그게 그 소리였구나.’라며 깨달을 때가 있지? 그런 거. 엄마가 아는 어떤 선배는 책을 읽은 행위를 ‘완물치지(玩物致知)’라고 하더라. 유교 경전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격물치지(格物致知)를 바꾼 말인데, 그러니까 가지고 놀다 보면 앎에 이른다는 거야.”
비슷한 말이지만, 지금 왜 바쁜지 잘 모르겠다는 그 친구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우리 삶이 그렇게, 쓸데없이 바쁘진 않을 거야. 의미가 없는 것은 없으니까.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 나에게 어떤 의미로든 다가올 거야. 오늘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지금 당장 정의 내릴 필요는 없어. 때가 되면, 분명 알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잘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지금을 열심히 사는 것 일 뿐이지.”
오늘은 여기서, 끝. (더 쓸 말도 없음.)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