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의 인생에서 의미를 찾는 과정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맞을까?” 종종 친구들이 근심 가득한 얼굴을 가지고 와서 물음을 던진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잘 들어주고, 깊게 고민하고 결정하도록 기운을 북돋아 주는 것뿐이다. 선택과 책임은 온전히 본인 몫이니까 말이다. 임경선 작가의 에세이 <태도에 관하여>를 읽다가 ‘일’에 대한 부분에 눈이 몇 번이나 멈췄다. 내가 글 쓰는 연습을 하면서 적어두었던 내용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반가우면서도 정말 감사했다. 전하고 싶었던 바로 그 생각을 너무나 잘 표현해주셨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지금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던질 이유도 없다. 특히 그중에서도 ‘내가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제법 잘하는 일’을 경시하는 것은 의외로 많은 문제를 야기시킨다. 왜냐하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은 대개의 경우 ‘내가 아직 잘하지 못하는 일’이고 그래서 그 분야에서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게 되기까지가 그리 만만치 않다. 그럴 때 ‘해야 하는 일’로 기초 체력 다지기를 하면서 그다음 단계로 ‘내가 제법 잘하는 일’로 능력치를 올리고 그런 다음 ‘내가 원하는 일’과의 접점을 찾을 수가 있다. 현재 내가 ‘해야 하는 일’안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면 그것도 괜찮은 시작이자 꿈을 추구하는 실질적인 과정이다. 궁극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실제로 하게 되었을 때 충족감을 느끼려면 그 일은 ‘내가 제법 잘하는 일’이어야 지속 가능해지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밑줄을 박박 그었다. 나에게 기초 체력이 되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하고, 내가 제법 잘하는 일이 몇 개쯤 될까 생각했다. 그리고 2014년 3월에 끄적거렸던 생각을 다시금 불러와 약간 손을 좀 봤다. 고민하는 시간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해야 하는 일도 할 거다.” 내가 참 좋아하는 하자센터(서울시립청소년직업센터)의 지켜야 하는 일곱 가지 약속 중 제일 첫 번째 약속이다. 요즘 청년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라.'라는 메시지인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걱정이 된다.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는 것은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한두 번의 고민으로 혹은 고작 몇 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우리는 너무 많이 듣고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다.
모두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면 참 좋겠지만, 모든 초점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에만 맞춰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현실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일'들도 많기 때문이다. 당연히 해내야 할 일에서 손을 놓은 채, 꿈이라는 단어로 채워진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라는 응원의 메시지는 어딘가 조금 불편하다. 해야 하는 일들을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하는 일들을 해내는 과정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야 하는 게 올바른 순서가 아닐까 싶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 '성공'은 아니지만, 결국은 자기 자신의 인생에서 의미를 찾는 과정일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든 해야 하는 일이든 우리는 그 안에서 의미를, 또 재미를 찾아야 한다. 그 의미와 재미가 앞으로의 10년을 기대하게 했으면 좋겠다. 내가 그랬으면 좋겠고, 내 친구들이 그랬으면 좋겠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