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먼저 보니 남이 훨씬 잘 보인다
편석환 교수의 책 <나는 오늘부터 말을 하지로 않기로 했다>을 우연히 만났다. 표지를 보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그 자리에 앉아 내리읽어버렸다. 나도 요즘 무분별하게 너무 말을 많이 하고 있지 않은가 고민하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말은 적게, 행동은 많이’ 다짐하지만 돌아오는 건 후회뿐인 현실이 참 부끄러웠다.
책에는 제목처럼 저자가 직접 43일 동안 경험한 ‘묵언 일상’의 기록이 담겨있다. 가장 역설적인 부분은 저자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라는 사실이다. 대학에서 소통이라는 키워드로 강의를 하는 교수가 말을 하지 않는다니. 얼마나 소통하고 싶었을까. 그래서 글자마다 진심이 느껴졌다. 현대사회의 소통과 관계라는 관점에서 ‘묵언’에 대한 글을 이 정도로 쓸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었다. 중간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묵언을 하면 뭔가 거창하게 인생철학을 고민할 줄 알았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그저 말 없는 또 다른 일상일 뿐이다. 아직은 그렇다. 다만 다른 점을 든다면 묵언을 하기 전에는 나보다 남이 먼저 보였는데 이제는 남보다 내가 먼저 보인다. 나를 먼저 보니 남이 훨씬 잘 보인다. 이 간단한 것을 왜 몰랐을까?”
남을 보기 전에 나를 먼저 만나자. 너무나 옳은 이야기다. 모두가 ‘자기’를 먼저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말한다. 그래서 기꺼이 오늘 하루 평범한 나를 관찰했다. 그리고 기록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내가 나를 보았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몇 명의 사람과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했고 밥을 먹고 어떤 일을 했는지. SNS를 통해 얼마나 많은 대화를 주고받았으며 무슨 생각들을 했는지 찬찬히 돌아봤다.
참 단조로운 것처럼 보였던 일상인데 그 속엔 정말 많은 생각, 말, 행동이 함께 하고 있었다. 가볍고 무겁고 의미가 있고 없고 좋고 나쁘고의 문제를 떠나, 내 하루의 삶이 그렇게 복잡한 소통의 한 부분이었다는 것이 너무 신선했다. 이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문제라 생각한다. 앞으로 조신하게 며칠정도는 더 나를 지켜볼 요량이다. 치열함으로 나를 먼저 보고, 너그러움으로 남을 훨씬 더 잘 보기 위해서.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