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

내가 좋아서 쓰는 내 이야기

by 김봉근

나는 글을 쓴다. 전업 작가를 꿈꿀만한 실력은 절대 아니기에, 하루 하나 내 생각을 담은 짧은 문장을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 모르겠다. 많이 읽고 깊이 고민한 뒤 길지 않게 쓴다. 대개 잠들기 전, 자세를 바로하고 한 시간 정도 흰 여백에 글자를 채운다. 명쾌하게 마침표를 찍을 때도 있는 반면, 물음표를 던져놓고 내일로 바통을 넘기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쓰인 문장들은 카메라로 찍은 일상의 사진과 함께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누군가 읽어 주었으면 좋겠지만, 굳이 찾지 않아도 실망하진 않는다. 내가 좋아서 쓰는 내 이야기니까.


오늘은 그런 내 글을 7,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읽었단다. 조회 수를 나타내는 그래프가 위로 쭈뼛 솟아 있다. 맙소사 이게 무슨 일이지? 별에 별생각이 다 들었다. 누군가 글을 보고 친구들과 이야기했을까, 어느 카페에 소개된 것은 아닐까, 조금 유명한 사람이 공유해주었을까 등등. 아무튼, 평소보다는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부족하기만 한 내 글을 읽었다.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 무슨 이유 때문인지 짐작할 수 없지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 아니 쓰다 보니 이런 날이 온다.


글을 쓰면 쓸수록 느는 것은 실력이 아니라 부끄러움이다. 하루하루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작가들의 책을 읽으며 수려한 문장에 감탄과 부러움을 보내고, 나의 부족함에 오롯이 직면해 좌절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쓰는 이유는 “글 쓰는 일은 나의 향기를 누군가에게 전해주는 일이다.”라는 김홍신 작가의 말처럼 나만의 향기를 품은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향기가 조금 깊고 은은해지면, 아주 천천히 퍼져 누군가에게 가닿았으면 좋겠다. 오늘도 자세를 고쳐 앉고 겸손함으로. 생각을 담는다. 향기를 담는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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