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좋은 마무름과 함께라면

by 김봉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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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띵한 오후. 입으로는 찢어지게 하품을 하고 몸은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면서 바람을 쐬러 나갔다. 시선은 허공에 두고 숨으로 온도를 쟀다. 날이 제법 풀렸군 생각했다. 고개를 좌로 두 번, 우로 세 번 정도 돌리고 괜히 허리로 한 바퀴 슥 원을 그려보고 들어오는 길. 무심코 고개를 들어 높은 천장을 봤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정돈된 타일들.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누가 했는지 마감 참 잘했네.


마감이라. 이유는 모르겠으나 왠지 새롭게 느껴졌다. 마감. 사전을 찾아보니 ‘하던 일을 마물러서 끝냄’이라 한다. 마물러서 끝냄. 마무르다는 말이 참 예쁘게 느껴졌다. 물건의 가장자리를 꾸며서 일을 끝맺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지 않던가. 그냥 딱 그만큼만 생각하고, 무심코 하루를 흘려보냈다. 늦은 밤, 맥주 한 캔 손에 들고 책상 앞에 앉아 아직 정리가 못되어 빙빙 돌고 있는 마음을 다잡았다. 이게 다 그 천장의 정갈한 마감 때문이다.


사람은 짧게는 오늘 하루를, 길게는 인생 전체를 마감해야만 한다. 막연하게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끝맺음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면 나는 지금부터라도 ‘마물러서’라는 부분에 더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건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깔끔하게 정돈된 천장의 타일들처럼, 정성과 진심이 담긴 마무름이 함께하는 마감이었으면 좋겠다. 오늘, 내일이. 또 언젠가 어디에서라도. 좋은 마무름과 함께라면.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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