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은 너를 찾지 않기로 다짐했다. 오롯이 나만 보기로.
진짜 이상한 날이 있다. 수십 대 택시가 지나가도 내가 탈 차는 없는 날. 바쁜 손만 의미 없이 쉴 새 없이 차가운 허공을 갈랐다. 가만히 선 채로, 처음 10분은 그러려니 했다. 다음 10분은 택시 기사님과 먼저 탄 사람들을 원망했다. 그다음 10분은 나를 책망했다. 그리고 가만히 서서 10분 즘 더 지났을까. 마음으로 세어본 백 번째 택시가 멈추지 않고 눈에서 멀어졌다. 아무 말없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날이 참 추웠다. 손도 시렸고 마음도 차가웠다. 내일 쓸 에너지까지 끌어모아 발걸음을 옮겼다.
집에 돌아와 따스한 방바닥에 등을 대보니, 아까 마음에 품었던 그 원망과 책망이 무척이나 부끄러웠다. 마지막 원망의 화살은 나를 겨누고 있지 않았나. 결국 불평은 돌고 돌아 나에게 오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시작이 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로부터 시작된. 나에게서 끝나야만 하는 그런 것.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기 때문일까. 모든 일에 내가 문제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 결 편해진다. 우리는 언제나 또 얼마나, 갈등의 이유를 너에게서 찾으려 했던가. ‘나’보다 ‘너’를 먼저 보는 순간, 우리는 비교하고 따지고 평가하고 재단하고 상처받고 오해하고 불평하고 변명하고 또 너무 이기적인 사람이 된다. 당분간은 너를 찾지 않기로 다짐했다. 오롯이 나만 보기로.
집에 오는 길이 꽤나 길었다. 택시는 못 잡았지만, 나를, 내 마음의 실오라기 끝을, 손가락으로 살짝 잡은 것만 같아서 참 따뜻하다. 흔들리지 않겠다. 내 생에 가장 따스운 겨울이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