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는 오늘도 책을 사고 글을 쓴다

by 김봉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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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책을 샀다. ‘내 취미는 독서야.’라 할 만큼은 아니지만, 읽는 일에 소홀해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중이다. 대충 한 달에 서너 권, 많게는 예닐곱 권을 집으로 가져온다. 무엇을 사느냐는 그때마다 다르다. 먼저 사게 된 책을 읽다가 내용에 소개된 책을 사는 경우도 있고, 출판사의 서평을 보고 고르거나, 단순히 끌리는 제목만 보고 바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주변의 추천을 받기도 한다. 읽을 책이 남아 있지만, 사고 싶은 책의 수가 언제나 더 많으니 방은 점점 더 무거워진다. 이건 정말 어쩔 수 없다. 사람 마음보다 더 빨리 변해가는 세상인데, 책이라고 다를쏘냐, 세상은 넓고, 읽어야 할 책은 너무도 많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책을 사고, 글을 쓴다. ‘뭐든, 글로 된 것은 나에게 도움이 된다.’라는 (어디서부터 온 건지 확인조차 되지 않는) 얼토당토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하지만 아무튼, 책이 주는 안정이 나에게는 분명히 있다.


어제, 오랜만에 만난 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 던 중, 뜻밖의 질문을 하나 받았다. “선생님, 요즘 무슨 일 있어요? 왜 이렇게 눈이 슬퍼 보여요?” 슬픔이란 단어를 떠올려 본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나에게 슬플 일이 있었던가? 금요일 밤이기도 했고, 그냥 술을 먹어보려다 책이나 보자 생각했다. 저녁 느지막이, 털레털레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서 책 두 권을 집어 집에 왔다. 김진명 작가의 신작 ‘글자 전쟁’을 펴자마자 내리읽어버렸고, 김상중 교수의 ‘고민하는 힘’을 이제 막 읽으려던 참인데, 눈앞의 책꽂이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부터 내 마음을 왔다 갔다 했던 막연한 불안, 외로움, 초조함, 기쁨, 슬픔, 후회 등의 감정들에 대한 답을 책 속에서 찾았던 것을 아닐까. 미래에 대한 고민, 살아가는 이유, 누구도 주지 못하는 아주 작은 위안이라도 찾기 위해, 손으로 눈으로 글자들을 읽어냈던 것은 아닐까. 삶에 대한 정답은 없으니, 답을 찾는 과정도 정도는 없겠다. 그러니 ‘잘 하고 있다’ 스스로에게 말하며 힘내서 오늘을 살아낸다.


언젠가, 내 방 벽 한 쪽을 모조리 책으로 채우고 싶은 꿈이 있다. 이사를 도와주는 분에게는 많이 미안하지만, 꿈이니 뭐 별 수 있으랴. 맘껏 생각할 수 있는 토요일 오전은 언제나 참 좋다, 옳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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