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삶을 살아내는 방법
더웠다. 올 여름은 또 유난히 더웠다. 작년에도 이렇게 더울 수 있나 싶었는데, 올해는 더했다. 비 오듯 땀을 흘렸고, 이제 내년을 기대하기보다는 걱정을 먼저 하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더위가 길고 깊어지겠다는 사실을 바로 마주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에어컨 앞을 떠나지 않았다. 네모반듯한 기계가 주는 청량한 바람에 넋을 놓았다. 아침부터 밤까지 계절 따윈 잊은 지 오래다. 진짜 그랬다. 하지만, 콘크리트 벽 하나 사이에 두고 에어컨 실외기가 밖에 있었다. 똑같이 네모반듯하지만 내뿜어 내는 열기는 맞아본 사람만 안다. 가만히 그 앞에 서있자면, 더웁다 못해 뜨겁다. 안은 점점 더 차갑게, 밖은 점점 더 뜨거워질 수밖에 없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우리는 하나같이 너무 더워 못 살겠다 불평했다. 하지만, ‘왜’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정답은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다. 내 주변을 시원하게 만들기 위해, 내 주변 밖을 그렇게 뜨겁게 만든 것이니까. 문제의 원인이 명확히 내 주변 여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슬쩍 모르는 척, 타인에게 책임을 떠넘기거나 관심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참, 스스로에게, 우리 모두에게 이기적인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모든 게 에어컨 때문이라는 것은 아니다. (나도, 에어컨을 매일 틀고 살고 있으므로,) 우리는 이기적일 만큼 이기적이지도 않으며, 이기적이도록 이기적이게 살라고 교육받은 적도 없고, 실제로 별반 이기적 이기지도 않다. 모두 평범한 세상을 살아가는 아주 때때로만 약간 이기적인 보통 사람들이다.
중요한 것은, ‘그래, 내 잘못이야’라고 말하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 참 많은데, 그 한마디 듣기가 참 어렵다는 점 아닐까. ‘시간이 없어서, 누구 때문에,’라는 핑계가 얼마나 사람을 초라해지게 만들 수 있는지 뼈저리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래서 내가 먼저 하려 한다. “괜찮으세요? 죄송합니다.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내가 삶을 살아내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