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을 애써 가릴 수 있는 괜찮은 말들
"너무 추워!"란 말을 지금 내 나이의 다섯 배쯤 되는 수만큼 뱉어 놓고 나니 하루가 끝났다. 오늘 하루, 내 삶을 가득 채운 단어가 고작 네 글자라는 사실이 참 재밌었다. 그만큼 세상 모든 존재들이 추위에 덜덜 떨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문득 걱정이 되었다. ‘추워’로 채워진 오늘이, ‘더워’로 채워질 내일이, ‘힘들어’와 ‘죽겠어’로 채워졌던 가깝고도 먼 과거의 기억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아마 이런 단어들을 말했을 법한 상황과 그 횟수를 세아리면서, 그걸 모두 합치면 지금 내 나이의 몇 십 배쯤이나 될까 가늠하다 말았다. 괜히 불평 섞인 짧은 단어들로만 채워진 사람이 될까봐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내일부턴 일부러라도 길게 또 길게 말해야겠다. (속으로)
“너무 추운데, 그래도 따뜻한 커피가 손닿을 거리에 있으니 이정도면 괜찮네.”라든지, “무진장 힘든데, 그래도 언제든 사랑하는 사람 얼굴 떠올릴 수 있고, 가방엔 어디든 걸터앉아 읽을 책이 들어 있으니 그나마 외롭지는 않네. 좋다.”라든지. 뭐 이런 정도 길이의, 불평을 애써 가릴 수 있는 괜찮은 말들 말이다.
내일은 왠지 입 밖으로 한 마디도 내지 않을 것 만 같다. 생각만 해도 웃기다. 웃겨증말,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