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나는 어떤 향기를 내는 사람일까

by 김봉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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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꽃집에 들렀다. 문 밖의 찬바람이 무색할 정도로 따뜻함이 가득했다. 겉옷을 벗어 손에 들고는 부끄러운 얼굴로 꽃들을 마주했다. 알록달록. 그리고 새초롬하게 저마다의 색깔과 향기를 붙들고 있었다. 마치 벌써 봄이 내 눈앞에 온 것 마냥. 그 거부할 수 없는 평온함이 나를 감쌌다. 예쁜 것 몇 개 주세요. 조용히 부탁을 하고는 가만히 서서 기다렸다. 오늘은 이름 모를 무슨 꽃인가가 색이 좋다며 주인이 이야기했고, 그 꽃과 바로 옆에 있던 친구들을 꺼내 책상에 올려 두었다. 이리저리 꽃들을 어루만지는 손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저 멍하니 한참을 바라보면서 마음속으로 말했다. 분명 저 손에서는 꽃향기가 날 거야. 꽃을 파는 사람에게서는 언제나 꽃향기가 함께 하겠지.


다시 문을 열고 나와,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 향기 나는 사람이다. 저마다의 향기를 갖고 살아간다. 어쩌면 그것은 삶과 인격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움일지도 모르겠다. 나의 좋은 향기가 너에게로 가닿아 슬며시 스며들면 좋겠다. 너의 아름다운 향기를 내가 오롯이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좋은 향기로 가득 채워진 평온한 꽃집처럼. 나와 너의 향이 자연스레 어우러진 세상이 되길 바라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어떤 향기를 내는 사람일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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