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은 생각의 날이다. 사색의 날이다.
금요일이다. 온종일 비까지 내려 괜스레 분위기를 보태었다. 어둑한 금요일과 부슬 비. 퇴근 후 찬찬히 집을 향해 걸어가다가 단골 중국집에 들러 탕수육을 시켰다. 소주도 한 병. 웃으면서 짬뽕 국물도 한 사발 부탁했다.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이미 거나하게 취한 주인아저씨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늦은 인사를 건넸다. 소주잔이 몇 순배쯤 돌았을까. 저 멀리 주인아저씨의 당찬 목소리가 들렸다. “가게는 언제나 시끌벅적 해야지. 짜장면 한 그릇을 먹고 가도 언제나 손님이 있는 게 좋지!” 아마 내 등 뒤에서 생일 축하 노래로 왁자지껄한 청년 무리들과 내 옆 테이블에서 짜장면 하나를 너무도 조용히 비우고 간 어딘가 모르게 불편해 보이는 손님에 대한 이야기였을 거라 생각했다. 난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식당은 그런 곳이니까. 그리고 문득, 요즘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제니퍼소프트>의 하지 말아야 할 33가지 중 17번째, ‘형식에 얽매이지 마요. 본질에 집중하세요.’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본질. 읽기는 참 간단한데 마음으로 이해하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아, 그래. 누가 뭐래도 오늘은 금요일 아닌가. 우리에게 금요일의 본질은 무엇일까 스스로 물었다. 정답은 없다. 누구나 각자의 금요일을 나름대로 즐기고 있을 테니까. 모두가 정답이다. 괜히 스스로 오늘은 97% 정도 본질에 집중해 봐야지 다짐했다. 혹시나 왜 97%냐고 묻는다면 명확하게 대답할 순 없겠지만, 그냥 97이라는 숫자가 좋아서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렇게 모두의 금요일이 흘러간다. 금요일은 생각의 날이다. 사색의 날이다. :D,
*사진출처 : http://notable.ca/6-reasons-why-friday-afternoons-are-better-in-the-sum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