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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벅뚜벅 May 30. 2022

“그만 다닐래” 학원 소동

감당할 수 있는 범위의 수업료와

아이와 소통이 잘되는 선생님이 계시고

질 좋은 교육이 이뤄지는 곳!

삼박자가 맞는 학원을 찾는 것이

애초 욕심인지 모른다.

아이가 수학 숙제를 하며 투덜거리기 시작한다.

“이걸 내가 왜 알아야 돼?

아니 선생님은 내가 물어보면 대답을 안 해주셔.

남녀 차별한다고.”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한 번 금이 가기 시작한 선생님과의 신뢰는

내가 다시 붙일 수 있는 종류가 아닌 듯했다.

100% 마음이 맞는 곳은 없다며

몇 번을 다독이기도 하고

담당 선생님과 가볍게 대화를 해보기도 했지만

아이가 말하는 교실 분위기는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란다.


‘영어학원 옮겼더니 이제 수학 차례인가…’

엄마 입장에서 학원을 옮기는 것이 생각처럼 간단치 않다.

동네를 벗어나자니 이동거리가 멀고

일을 하다 보니 아이 기사로 나서기는 어렵고

집에서 붙잡고 케어하기는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이가 선생님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

맘대로 선택할 수도 없다.

몇 차례 상담을 다니며 아이가 고개를 끄덕여야

가능한 일이다.


하긴 나의 어린 시절도 학원 옮기는 게

일상이었던 것 같다.

그 시절 주판 암산 학원에서 1급까지 땄지만

손을 놓으며 수학과 거리가 멀어졌고,

새로 생긴 속독 학원에 꽂혀서 거기만 가면

1등 할 것 같은 마음에 부모님을 졸라 등록했지만

한 달만에 눈이 아프다고 포기했다.

집에 피아노만 있으면 대회라도 나갈 것처럼

부모님을 괴롭힌 끝에 어렵게 피아노를 사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장조 악보도 소화하기 어려운 상태니 말이다.


어린 시절을 돌아보니 아이탓할 일이 아니다.

변덕이 아니라 자신의 적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믿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당장 다음 주부터 갈 수 있는 학원을

찾아야 할 텐데… 나에게도 어려운 숙제가 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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