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욕심내는 딸(계기를 잘 모르겠지만) 덕분에
집에서 30분 떨어진 학원가로 운전하는 일이 많아졌다.
밤늦게까지 학원 버스와 픽업 차량들이 줄 서는 동네가 낯설면서도 입시의 세계로 들어선 것이 실감 난다.
아이 식사를 챙기고 학원을 들여보내고 생기는
2시간의 기다림, 오늘은 검찰청 뷰가 멋지게
느껴지는 카페에 앉았다.
학원가답게 곳곳에 숙제를 펼쳐든 학생들,
자녀 전화받고 나서는 라이딩 부모들이 눈에 띈다.
나는 그 열기를 배경음 삼아 검찰청 뷰가 펼쳐지는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아침에는 출근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감상했고, 저녁에는 꺼지지 않는 사무실
창가 불빛을 보며 영화 속에서 보던 검찰청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치료 1년 만에 이런 여유가 생기다니…
별생각 없이 카페에 앉아 있다보니
인생이 견디는 것이란 말이 사무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던 고난의 시간이 흐르고
하나씩 해나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 보니 전처럼
제약 없이 나서는 날들이 생긴 것이다.
얼마 전 유방외과 정기검진을 다녀오면서도
‘그래. 우리 나이에 하나씩 고쳐가며 쓰는 거지’
혼잣말로 긴장했던 마음을 풀었던 기억이 스쳐간다.
이 마음을 먹기까지 얼마나 아프고 괴로웠나
지난날 허우적거리던 나를 위로하고
장하다 칭찬해주고 싶다.
자녀 졸업식에 필요한 꽃다발 공수를 위해
이곳저곳 전화를 돌리고,
공부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책상을 주문하고, 추위에 떨지 않게 하려고
학원 라이딩도 해보고,
입시정보를 얻기 위해 맘카페에 드나드는
평범한 엄마의 삶.
그것이 오늘의 나에게 평안함과 행복감을 준다.
사소하지만 어쩌면 위대한 하루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