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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규 Oct 02. 2024

어머님은 의사가 싫다고 하셨어

안녕하세요 멘탈관리하는 의사 김민규입니다.
10월에 강의가 많습니다 ㅎㅎ 4일에도 강연이 잡혀 있어 이야기하기 전에
생각도 정리할 겸, 글을 올립니다.

대전 둔산동에서 한 중학생이 학원에서 뛰어내려 그 짧은 삶은 끝냈습니다.
곧이어 그 아이의 어머니도 스스로 생을 마감하셨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이야기일지 자세한 사정을 알지 못하지만, 저는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왜 성적이, 공부하는 일이 이렇게 한 아이의 삶과 가정을 비극으로 몰고 가야만 할까요?
우리나라는 왜 꿈을 키워야 하는지, 왜 공부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전 다짐했습니다. 15년 전, 같은 동네에서 공부했던 사람으로, 그 압박감을 겪고 우연히 잘 인도를 받아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가슴 아픈 일들이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제 하나의 사명으로 여겨집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의사가 되는 것을 고3 때까지 반대하셨습니다. 신기하죠? 전국이 의대열풍에 미쳐있는 와중에 저희 부모님은 제발 다시 한 번만 생각해보라고 원서를 쓸 때까지 말리셨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반대해주신 덕분에 저는 왜 더욱 더 제가 의사를 하고 싶은지 이유를 확고히 할 수 있었고, 한 번도 유급 당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이렇게 돈을 잘 벌고 싶다고 의사가 되었다가는 인생을 후회하게 될 것을 말입니다.

 먼저 그럼 '돈'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돈을 왜 벌고 싶으십니까? 그 돈이 정말 여러분에게 필요한가요? 어디까지 내가 가진 것을 돈을 위해 내어줄 수 있는지 생각해보셨나요?

 돈의 유래가 뭔지 거슬러 올라가볼게요. 먹고 살기도 바빴을 때에는 필요가 없던 물건이 돈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갖고 있는 것과 갖고 있지 않은 것을 파악하기 시작했고, 서로 물물교환을 통해 잉여로 남는 것을 필요한 것과 바꾸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사과가 딸기 3개의 가치였지만, 누군가에게는 딸기 10개의 가치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기준이 없던 것이죠. 그래서 여러가지의 금속들 중에 가장 변화가 적은, '금'이 기준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 속에서 금의 가격이 정해지기 시작한 것이죠. 그러나 중앙에서 관리되고 있는 금을 물건과 교환하는 것은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금화는 모조를 만들기도 쉬웠고,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BANK (은행) = 저장고에서 금과 같은 가치를 갖는 보증된 종이 조각을 발행했습니다. 이것이 '돈'의 시작입니다. 그렇게 금이 기준이 되는 금본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금을 많이 갖고 있는 집단은 큰 경제적인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돈=금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런 금본위제는 미국의 대공황을 계기로 종말을 맞이합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금보다 더 많은 양의 돈을 '신용'을 바탕으로 찍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신용화페 위에 세워진 경제입니다. 그리고 금과 화폐의 교환을 금지시킨 닉슨 대통령의 1971년 정책으로 인해 완전한 막을 내린 것이니, 우리의 신용경제는 아직 100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2가지 사실입니다.
1. 돈은 무궁무진합니다.
돈을 번다는 것은 누군가로 부터 돈을 빼앗는 행위가 아닙니다. 금처럼 한정된 자원이 아니라, 지금도 돈은 계속 생기는 것이기에(속도를 조절할 수는 있습니다.) 물물 교환하듯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는 것이 아닙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이유가 없습니다.

2. 돈은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믿음의 증표입니다.
돈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은 여러 사람으로부터의 신용을 받았다는 의미가 됩니다.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예상하고 있는 증표를 우리를 미리 받기도 하고, 받은 후에 주기도 합니다. 따라서 한 사람에게 큰 신용을 받을 수도 있고, 작은 신용을 여러 사람에게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사는 어떻게 돈을 벌까요? 생명은 윤리적으로 가치를 정할 수 없지만, 시스템에서 숫자로 가치가 정해지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국민 생명의 가치를 접근성이 높도록 아주 싸게 측정하였습니다. 원가의 50%정도도 안되는 가격이죠(지금 대격변을 앞두고 있습니다만...)
덕분에 국민들은( 저 포함해서) 질 좋은 의료를 싸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의사는 돈을 벌기 위해서 환자와의 신뢰를 지키면서, 많은 횟수의 신용을 쌓아야만 큰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에서 일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신용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높은 학비의 대학을 6년 다니고, 일주일에 100시간 동안 일을 5년을 해야 하며, 하루에 100명 이상의 환자를 만나야 합니다. 과연 이게 효율이 좋다고 할 수 있을까요? 돈만 바라보고 의사를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이 불행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사들도 '돈'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여러분 돈은 신용입니다. 가상화폐가 우리생활을 지배하게 되더라도, 누군가를 믿고 지불을 하는 행위는 신용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돈'이 행복의 기준이 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돈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합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과 어른들은 돈을 잘 벌 수 있게 좋은 대학을 가라고 하라면서도, 돈이 무엇인지 설명도 못하고 왜 좋은 대학을 가야하는지도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극한의 정신적 압박이 주어지다보니 멘탈이 으스러질 수 밖에 없습니다. 돈 버는 기준이 대학의 순위라고만 했다면 서울대 출신 백수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그 부모들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설명.. 가능하신가요?

 3000자를 향해가고 있네요! 너무 길어지니.. 2탄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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