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미 다 하고 있고, 해나가고 있다.
업무 특성상 자주 만나게 되는 엄마창업가들이 마치 짠 듯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둘째 낳은 것 같아.. 제왕절개도 아냐, 이건 자연분만이야. 아니 그거보다 더해”
한줄기 땀을 주르륵 흘려보내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치켜들고 짠을 하며 우린 그렇게 한바탕 웃곤 한다.
어찌 모르겠는가 그 느낌을, 세포 하나하나가 아직도 기억한다. 애를 출산하던 그날의 기억.
그리고 너무도 공감한다.
창업이 왜 애 하나 낳아 기르는 것과 같다고 하는지.
9개월을 꽉 채워 아이를 뱃속에 품고, 좋은 것, 예쁜 것만 보려 노력했던 기억.
혹여 잘못되기라도 할까 소파에 누워 아직 부르지도 않은 배를 쓰다듬었던 그때의 감동은 시간.
하늘이 노랗게 보여야 아기가 나온다는 말이 절대 거짓이 아니었다는 것과 차라리 뱃속에 넣고 있을 때가 편하다던 옆집 언니의 말 역시 허튼소리가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되던 때는 또 어땠느냔 말이다.
창업을 하고 브랜드를 만들고 브랜딩을 해나가는 과정은, 내가 그리고 우리가 지금도 매일매일 해나가고 있는 육아와 참 많이 닮아있다.
9개월간의 산고 끝에 아이를 만나듯이, 오랜 고민과 과정 끝에 나의 서비스(제품)를 만들어낸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입히며 마음과 정성을 아이에게 온전히 두는 엄마.
먹는 거 자는 것 싸는 것(!)을 포함한 기본욕구까지 온전히 아이에게 몰두하는 게 어떤 건지 알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엄마들이다.
자. 창업은 어떠한가?
작은 아이디어를 낳고, 의미와 필요성을 더하며 친구(고객)도 생기고 잘하는 것(경쟁력)이 생기고 모자란 것(보안점)이 보이면 그것을 토대로 수정하고 디자인을 입히고 분석과 가치를 더해나간다.
엄마창업가들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창업을 하고 나의 브랜드를 키워나가는 브랜딩작업을 육아에 대입하여 접근하면 되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수없이 많은 날 동안 이 과정을 진행해 왔기에 눈감고도 할 정도로 세포하나하나가 기억하고 있다.
제품개발은 아이에게 영양가 있는 양질의 음식을 준비해 먹이는 것과 같고,
브랜드 디자인은 계절에 맞게 잘 입히고 몸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외형을 지켜주는 것과 같다.
아이가 겪게 되는 감정과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것은 소비자분석과 결을 같이 한다.
아이의 언어에 맞게 잘 설명하고 소통하는 것은 마케팅 영역이라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전문적인 용어나 제품으로서의 접근으로 보자면 너무 낯설고 어렵게만 보이는 일이지만, 엄마창업가에게 너무나 익숙한 육아로 결을 같이한다면 어렵지 않게 설명될 수 있다.
엄마이면서 창업가이기도 한 우리는 넘어지고 반성하고, 버럭하고 눈물짓는 낮버밤반(낮에 버럭 하고 밤에 반성한다는 의미의 신조어)의 시간을 수없이 겪으며 육아를 해왔다.
내 창업과 브랜드도 고치고 또 하고, 고치고 또 하며 그렇게 나만의 길을 찾아나가는 과정일 것이다.
가끔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는 이렇게 소리 내어 돼 내어보자.
“야씌, 내가 애도 낳았는데 이거 하나 못하겠어!”
이세상에 못할 것이 없는 보통 엄마들이자, 엄마창업가들.
육아로 내 일상을 모두 걸었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는 엄마 창업가들의 두 번째(혹은 세 번째) 아이를 잘 낳아 잘 키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