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집을 짓는 일과도 비슷합니다.
겉에서 보기엔 예쁜 외형, 이를테면 로고나 패키지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그 안을 지탱하는 뼈대와 철학이 없다면, 그 집은 오래 버티기 힘들죠.
최근 함께한 매종;채(Maison Ch;ae) 프로젝트는 그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매종;채는 한국 전통의 미와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한 K-Story 브랜드로,
“겹겹의 이야기를 담는다”라는 철학을 중심에 두고 있었습니다.
브랜드 철학부터 시작하는 과정
매종;채는 기존에 운영하던 브랜드가 있었지만,
좀 더 자기만의 색을 담고 싶다는 바람으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4시간씩 두 번의 인터뷰와 워크숍을 통해 브랜드 핵심가치를 찾아내는 과정을 함께했습니다.
대표님이 정말로 하고 싶던 이야기를 꺼내는 시간은 브랜드의 뼈대를 세우는 중요한 순간이었죠.
많은 스타트업 브랜드들이 “예쁜 로고 하나 만들어주세요”라는 요청으로 시작합니다.
실제로 제가 진행했던 한 식품 브랜드는 유명 디자인 회사에서 로고와 패키지를 제작했지만,
정작 본인이 원하는 이야기가 담기지 않아 결국 저희에게 리브랜딩을 의뢰한 적이 있습니다.
매종;채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처음부터 ‘겹겹의 이야기’라는 뿌리를 세우고,
전통·스토리·현대라는 세 가지 축을 잡았죠.
이후 네이밍, 로고, 컬러, 패턴 같은 시각 요소들은 모두 이 철학에 흔들림 없이 맞춰갔습니다.
단순 장치가 아닌, 가치를 담는 로고
로고는 단순히 장식적인 기호가 아닙니다.
브랜드의 의미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담아내느냐,
그리고 고객이 그것을 얼마나 빨리 인식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매종;채의 경우, 모든 것을 요란하게 드러내지는 않되,
키링이라는 특정 카테고리에서는 과감하게 자기 색을 드러내고 싶어 했습니다.
이 부분을 전통적인 소재와 겹칠수록 빛이 살아나는 장신구에서 모티프로 끌어와 표현했습니다.
컬러와 패턴의 힘
사람이 외부에서 받는 정보의 80% 이상은 시각을 통해 들어옵니다.
그리고 시각 정보 가운데 가장 빠르고 강렬하게 인식되는 요소는 바로 컬러입니다.
매종;채는 전통 한복의 색감을 바탕으로, 은은하고 우아한 Pale Rose를 메인 컬러로 삼았습니다. 여기에 깊이 있는 Kilamanjaro 컬러를 더해 대비와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겹겹이 쌓인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컬러 레이어드 패턴도 함께 제안했습니다.
브랜드는 ‘결과물’이 아니라 ‘시스템’
제가 브랜딩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시하는 건, 로고나 패키지 같은 개별 결과물이 아닙니다.
그 모든 결과물을 하나로 묶어주는 브랜딩 시스템입니다.
로고, 컬러, 패턴, 타이포그래피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겹겹의 이야기”라는 큰 틀 속에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
이 시스템이 없으면 시간이 지나 브랜드는 스스로 묻습니다.
“우리만의 브랜드다운 느낌이 뭐지?”
그래서 저는 늘 강조합니다.
브랜딩은 결과물이 아니라, 철학-디자인-실행이 이어지는 하나의 시스템이라는 것을요.
삶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 브랜딩
브랜딩은 결국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사람의 삶과 이야기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매종;채처럼 전통과 현대를 잇는 브랜드도, 건강식품처럼 신뢰를 강조하는 브랜드도,
결국 중요한 건 ‘우리만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입니다.
저는 디자이너로서 지난 15년간 이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왔습니다.
때로는 패키지로, 때로는 공간 브랜딩으로, 때로는 브랜드 매뉴얼로. 그리고 지금은 강의와 워크숍을 통해 이 과정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브랜딩을 고민하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 브랜드만의 이야기를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서 망설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을 함께 설계합니다.
디자인은 물론, 철학에서 실행까지 이어지는 브랜드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도록요.
당신의 브랜드가 지어질 집을 함께 세워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