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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뀰사마 Jul 22. 2020

Georgia Tech OMSA를 지원하다.

오프라인 모듈로 갔다간 엿 될뻔 한 기가 막힌 초이스끗발.

대학원 가는 건 이전부터 생각은 해왔지..그런데-


예대 다니고 졸업하면 바로 큐레이터 석사학위 밟을 거다 이런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온 거 같다. 부친의 회사에서 이자율 싸게 대주던 자녀 학비 대출금액 + 장기근속자 자녀에게 주어지는 장학금 유효기간 만료 등 을 생각하다 바로 대학원 입학 신청을 밟던 손가락을 접었다. 그러다 어영부영 하루를 부질없이 살며 동네 근처 공장에서 고향 친구들이랑 가끔 모여 부품 조립 알바를 하고(고향 집이 공장 근처라 내향적인 내가 입 다물고 그냥 기계만 어영부영 돌리기엔 가장 좋았다. 서비스직 알바는 2달 이상을 간 적이 없는 거 같다..ㅎㅎ..) 그렇게 돈이 모이면 '이 놈의 고향 뜨고 시발 내가 성공한다'며 수도권으로 상경해서 쪽방 고시촌 잡고 이력서를 쫙 돌리다가 딱히 인맥도 없고 일단 유학은 다녀왔으니 기본적인 영어는 되지만 그렇다고 수도권 대학을 졸업한 이들에 비해선 뭔가 좀 어정쩡하고.. 미대를 나와서 그런가 좀 한국에서 '이 일을 잘할 수 있겠어요? 예대 나와서 뭐에 써먹는다고 부모님 등골이나 빼먹으려고 그래요?'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부모님 등골은 무슨.. 프로페셔널 공장러의 상여금을 매번 꼬박꼬박 부모에게 안 뺏기면 다행이었지.


생각보다 하루하루 살기 바빠 지원할 여력조차 없던 몇 년


그래서 서울 외곽지역에서 단기간 계약직으로 굴려지다 서울 물가와 쪽방촌 월세를 못 버텨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부모님과 마찰을 겪으며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고 뭐 그렇게 한 2-3년 굴렀나? 결국 못 참고 몇백만 원 딱 모이자마자 바로 호주로 떠났다. 그렇게 충동적으로 떠난 호주에서 정착을 해버렸다. 처음엔 호주 영주권을 위해 대학원 지원을 공대 쪽으로 다시 알아보고 있었다. 그러나 워홀 후 워킹비자-그리고 당시 파트너의 도움을 통해 어째 저째 영주권 수속을 받게 돼서 다시 대학원을 향한 생각은 접게 되었다. 그간의 정착을 통해 겪은 여러 울고 싶은 순간은 일단 덮고.. 슬슬 직장이나 업계에서 어느 정도 적응이 되니까 다시 대학원 생각이 슬금슬금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에겐 먹여 살려야 할 내가 있기에 풀타임으로 대학원을 가고 싶진 않았고 요래조래 파트타임으로 알아보다 영 맘에 쏙 드는 코스가 없었다. 그리고 예대와 공대 학사를 따고 나니 둘 다 내가 과연 장기적으로 학습하고 싶은 분야 인지도 의문이 들었다. 한 2-3년 전부터 조지아테크의 온라인 석사 코스를 밟아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딱히 실행에 옮기진 않았었다. 기존에 Udacity에 가입해서 파이썬이랑 기타 인포그래픽스 수업을 따라가며 아 이왕 하는 거 석사 코스랑 병행해서 갈까 싶었지만 그냥 막연히 언젠간 지원해봐야지 생각만 하다 삶이 분잡 해져서 내가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었던 게 가장 컸던 거 같다. 학사 코스로 밟은 컴공 과정과는 뭔가 넘사벽으로 다른 진입장벽 같아 보였다. 죠지아 테크는 십 년 전 내가 미국에서 학교 다닐 때도 공대 과정으로 나름 이름이 있는 학교였고 Udacity audit 코스로 죠지아 테크의 컴싸 과정을 들을 때도 교육 커리큘럼이나 강의 내용이 나름 탄탄해서 교육의 퀄리티에는 꽤 신뢰가 갔다. 하지만 대학원 졸업이 무슨 애 장난감 이름도 아니고 그 전체의 교육과정을 내가 따라갈 수가 있을지는 자신이 없었다.


그러던 와중 발견한 죠지아 텍의 석사과정 코스


그러다가 작년? 재작년인가 죠지아 텍 Georgia Tech 에서 아날리틱스 과정을 열었다. 컴퓨터 싸이언스 코스를 통해 노하우를 축적해서 그런가 요 근 2년간 공대 코스 위주로 다양한 대학원 코스를 많이 열었다. 사실 당시 아날리틱스 코스가 열렸을 때 그냥 감흥은 없었다. 컴퓨터 싸이언스야 워낙 유다시티로 러닝 모듈을 접해봤으니 신뢰도가 있었으나 아날리틱스는 전혀 노출된 정보 값이 없었다. 그렇게 또 어영부영 세월을 보내다 이러다간 대학원 문턱도 못 밟겠다 싶어 지원을 시작했다.


죠지아 테크는 공대 대학원 코스는 대부분 Onsite/Offsite 코스들의 커리큘럼들이 상호교류가 가능하게 짜여 있다. 온라인 모듈이라고 오프라인 모듈이랑 커리큘럼이 다르지 않았다. 그저 직접 조지아텍에서 출석하며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Onsite로 지원하고 굳이 그러기 싫은 사람은 온라인 모듈로 지원하면 된다. 난 미국 시민권자/영주권자가 아니라서 F1 비자를 따려면 풀타임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굳이.. 공부를 풀타임으로 하기엔 이젠 머리가 녹슬어서 그냥 쿨하게 온라인으로 지원했다. (그리고 몇 달 후 코비드 19가 터지면서 미국 전역 락다운 및 호주 영주권자/시민권자 출금 금지령이 내려지게 된다... 오프라인 모듈 지원했다간 X 될 뻔..)


조지아 텍 어드미션 과정은 온사이트/오프사이트 둘 다 같다. 다만 On-site는 국제학생인 경우 체류 문제로 거주지 관련 서류수속을 해야 한다. 그마저도.. 네.. 이제 코비드 19로...음.... 그리고 On-site 코스들도 대학문 닫고 온라인으로 다 전환하였죠.. 이 와중에 트럼프 정부는 풀타임 아닌 국제학생 쫓아내네 마네 자꾸 입질하죠.. 아주 그냥 국제학생이 봉이지 봉이야 개놈들아.. 여하튼 나는 어제 오리엔테이션 열려서 새벽 3시에 접속해서 오리엔테이션 참가했는데.. 아 시차 때문에 지금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졸려 죽겠다.


입학 지원서에 필요한 건 학사 졸업한 성적표, 영어 성적표, 학사 딴 곳이 미국 학교가 아닌 경우는 졸업장, 그리고 학업 계획서이다. 조지아 텍 온라인 코스인 경우는 등록금이 꽤 가성비가 좋다. eDX 마이크로 디그리 코스랑 연계도 되어서 혹시 관련 커리큘럼에 중첩이 되면 waiving out도 할 수 있다. 죠지아 텍에선 waive out을 petittion이라 하는데 첨엔 그냥 필수 과정인 코스 중 어느 걸 불필수 과정으로 할 건지 투표(?)하는 건 줄 알았다.. 아니더라.. 그냥 필수 코스 웨이버 신청하는 거더라.. 미국인들은 왜 이렇게 단어들을 지들 멋대로 다 제각각 다르게 쓰는지 모르겠다.. 헷갈리게ㅅㅂ 아쉽게도 웨이버 마감은 20일로 끝나버려서 그냥 다음 학기에 필수과정 제명하는 거 신청할 거다.


일단 질러보는 어드미션: 준비해야할 서류 내역


일단 나의 서류 꾸러미는 얼추 이러하다.


영어성적표: 미국에서 학사 졸업해서 딱히 영어 성적표를 난 낼 필요가 없었다.. 개꿀..ㅋ...


학사 성적표: 미국에서 졸업한 학사 성적표, 한국에서 딴 공학사 성적표와 졸업증명서 요렇게 냈다. 추후에 미국에서 졸업 전에 커뮤니티 콜리지에서 이수한 섬머 코스 성적표랑 미국 대학 편입 전에 자퇴한 한국 대학 성적증명서도 내라고 하더라.. 이 시국에 내가 어떻게 자퇴한 한국 대학 성적증명서를 내냐..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딴 섬머 코스는 다행히 Parchemnt에서 성적조회가 돼서 이메일로 다이렉트로 성적표를 쐈다. 미국 학사 성적표는 National Clearing House에서 학번이랑 인적사항 치고 어드미션으로 보냈다.


한국에서 딴 공학사 성적표는 방송통신대학교 같은 경우는 이메일로 다이렉트로 보내는 시스템이 있는 걸로 알고 한국 학점은행에서 딴 성적표는 학점은행 담당자 번호로 연락하면 담당자 이메일로 성적표 씰 처리 발행하는 서류를 보낼 수 있다. 나는 당시 두 곳 다 담당자님이 그냥 쿨하게 EMS도 같이 처리해 주신다 하셔서 그냥 바로 발행+국제우편 수수료 발송해서 수속 처리했다. 본디 공식적인 공지에 올라온 일처리는 아니라서.. 국제우편발송까지 한큐에 해주시는 건 그냥 담당자님 소관인 거 같다.. 복불복.


참고로 자퇴한 한국 대학은 이거 뭐 우편 발송해주는 건 학교 웹서비스에도 없고 담당자님에게 직접 연락을 해서 처리를 해야 하는데 한국의 여타 은행들엔 잘 돌아가던 공인인증서가 안 먹혀서 성적표 발행도 할 수도 없고 본인 인증을 페이북인가 뭐시긴가 써서 해야 하는데 해외로 나온 한국 번호도 없는 불가촉천민에겐 너무나 힘겨운 퀘스트였다. 나 진짜 공인인증서랑 본인 인증 때문에 영사관까지 왔다 갔다 하며 인증서 발급받았는데 그렇게 개 삽질한 인증서가 자퇴한 학교 웹 정보시스템에서 안 먹힐 때 너무 빡쳐서 노트북 던질 뻔했다.


그래서 조지아 텍 대학원 어드미션에 '저기 말이야.. 내가 자퇴한 그 학교.. 성적표 씰 발송하려면 직접 수속처 가서 본인인증하고 신청해야 한데(.. 구라지만 미국인에게 한국의 엿같은 공인인증 시스템을 설명할 자신이 도저히 없었다.) 근데.. 너도 알지.. 이 시국에 내가 가길 어딜 가.. 나.. 호주 사람 지금 호주밖에 나갈 수도 없어.. 한국 가봤자 자가격리행이야.. 그냥 이 학교 성적표는 쓰루 하면 안 될까..'라며 구구절절 신파적인 사유서를 냈다. 다음날 담당자가 'ㅇㅇ그 학교 성적 요구 사항 지움.'이라며 쿨하게 성적표 요구 리스트에서 지워줬다.


학업계획서: 구구절절 적을 필요 없다. 당신에게 주어진 글자 수는 2000자인데 그마저도 2000자 꽉 채우면 에러 터진다.. 그냥 간단하게 왜 이 커리큘럼이 왜 도움이 되는지 적어라. 나는 입사한 회사가 마케팅 테크 펌이라서 회사에서 유저 리서치할 때 아날리틱스 지식이 필요하다 뭐 그렇게 얼추 적어 냈다. Reddit에 죠지아 텍 대학원 지원 컷 공유하는 포럼에 올라오는 스펙들 보면 넘 빠방해서 솔직히 붙을 예상은 못했는데 내가 보기엔 학업계획서와 컴퓨터 활용 능력을 가장 높게 보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평균 GPA 3.5점을 못 넘는 내 성적 꼬락서니로 붙을 리가 없다(...)


추천인의 추천서: 이거 점수 많이 딴 부분인 거 같다. 나는 직장상사 1, 직장동료 1, 전 직장상사 1에게 추천사를 받았다. 추천사 받는 거.. 은근 짜증 난다. 죠지아 텍은 각 추천인에게 지원자의 여러 스펙 요소에 단답형으로 설문조사를 넣고.. 후에 추천사 1페이지 이상 덧붙임을 요구한다.. 여기서 대부분 가뿐하게 추천인 지원한 사람들이 도중에 나가떨어졌다. 이앀ㅋㅋㅋㅋ....ㅠㅠ.. 사람들이 참.. 작문을 되게 싫어하더라.. 어휴.. 답답이들아! 그런 이유로 추천인들도 도중에 많이 바꿨다. 설문은 툭툭툭 찍던 사람들이 급 추천사를 적는 부분에서 '나 안 할래!'라고 굳 베이 치고 나갔다.


잠깐만요 여러분..그래서 저는 성적표를 총 몇개 냈을까요..?


학사를 딴 대학&인스티튜트 2군데 총 2장 + 그 외 트랜스퍼한 학점을 받은 자퇴한 학교 2군데인데 1군데는 그냥 옘병할 공인인증서 문제로 예외처리 받고 1장만 냄+ 섬머코스로 필수 학점을 이수한 커뮤니티 컬리지 두군데 2장 = 총 5장...


네 그렇습니다. 당신이 거쳐간 모든 교육학원의 성적표를 다 요구합니다. 이부분이 또 대빡침 포인트입니다...여기까지 어째저째 다 해낸 나 새끼 장하다 정말...


아..저 처음으로 지원하는 거라 일정표나 발표 놓칠까봐 걱정되는데 Georgia Tech가 연락할 때 놓치면 어쩌죠.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죠지아 텍은 당신이 지원하고 입학절차를 거치며 코스 등록을 마치는 그 시점까지 끊임없이 알림메일을 보냅니다..곧 8월에 개학하는데 지금 내 메일창은 죠지아텍의 메시지로 터져나가기 일부 직전입니다. 


성적 평점이 3점 언저리인데 붙은 이유는 아마도...


내가 예상하는 합격 사유: 이미 풀타임으로 일하는 직장인 (장학금 줄 필요가 없다) + 비록 성적은 개판이라도 일단은 컴공 학사 이수자(지원할 때 파이썬Python랑 R 프로그래밍 잘한다고 구라를 치기도 했다.) + 관련 업계에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추천서 + 미국 대학을 나왔으니 대충 미국 아카데믹 시스템을 잘 알 것이라 생각한 패컬티 + 학교 코스 커리큘럼 중에 인턴쉽 연계나 회사 프로젝트 연계해서 파이널 코스워크를 필수 이수해야 하는 과정도 있는 걸 봐서 내가 마케팅 펌에 다니고 있는 것이 플러스된 거 아닐까 예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나보다 학점 높게 나온 사람들도 후두둑 떨군 죠지아 텍이 저 성적 꼬라지인 나를 뽑을 리가 없지..


그렇게 지원을 완료하고 몇 달 후 Final decision letter를 받으면 입학 오퍼를 수령하면 합격을 갈무리하게 된다. 내 성적증명 완료가 아직 안 되었는데 코비드 19로 모든 입학처 직원들이 재택근무 중이라 지금 업무량이 엄청 밀려있다고 정기적으로 메일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트랙킹 넘버는 다 제공하였으니 뭐 도저히 못 찾겠으면 자기들이 추적하겠지.. 죠지아 텍 입학처에서도 어드미션팀이 나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는 경우가 아니면 성적표 재발송하지 말라고 공지를 냈으니 그냥 기다려보기로 한다.


대학원을 한 번쯤 가보고 싶은데 코비드 19로 대부분의 교육 서비스가 멈추거나 온라인 모듈로 많이 전환이 된 시국이라면 도전해봐도 괜찮을 거 같다. 조지아 테크는 온라인 모듈 노하우가 쌓여 학교 스태프들의 오퍼레이팅이 꽤 정평이 나있으므로 퀄리티 면에선 만족스러울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죠지아 텍에서 비즈니스 분석 수업을 수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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