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책 제목: 토지 3권
저자: 박경리
출판사: 나남출판
읽은 페이지: 216p-242p
2단계:
내용 요약: 최참판댁에서 충실하게 일을 하는 김서방이 돌림병에 걸렸다. 사람들은 걱정하는 한편 병이 옮을까봐 두렵다. 서희의 할머니 윤씨 부인은 서희의 기둥 역할을 해줄 김서방이 죽게 되자 서희의 앞날을 걱정한다. 한편 마을에서는 용이의 부인 강청댁이 죽었다. 용이는 평생 한 번도 강청댁을 사랑해 본 적이 없고, 월선이를 그리워하며 살았다. 월선이가 멀리 떠나고 나서 용이는 자신에게 관심이 있던 과부 임이네가 아이를 갖게 한다. 강청댁은 아이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 강청댁은 성격이 드세고 투기가 심해 마을 사람들이 모두 피하던 여자였다. 용이도 강청댁을 싫어하고 강청댁이 월선이를 찾아가 팬 후에는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다. 강청댁은 질투를 부려 아이를 밴 임이네도 때린 적이 있었다. 아무도 강청댁을 동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강청댁이 죽었다. 용이는 그제야 강청댁에게 장가를 들던 젊은 날을 떠올린다.
“구렛나룻이 소담스러운 중늙은이. 이제 막 개울 얼음을 녹인 이른봄의 바람이 솔잎을 흔들어주고 있었다. 외삼촌의 하얀 무명 두루마기 위에서도 솔잎 그림자가 움직이고 있었다.”
이 대목은 외삼촌을 장가를 들러 강청에 가던 날을 그렸다. 용이네 부모님은 무당의 딸인 월선이를 죽자살자 반대하고 강청댁에게 장가를 보냈기에, 용이는 혼인날 전혀 행복하지 않다. 까무잡잡하고 예쁘지 않은 강청댁을 보고 월선이의 하얀 얼굴만 떠올릴 뿐이다. 다음 날 바로 집으로 가려 하니, 예의가 아니라 하면서도 강청댁의 가족은 그를 말리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와서 강청댁이 점심을 이고 왔는데 치마가 짧다. 옷이 별로 없는가 하고 용이의 어머니가 말하지만, 용이는 신경쓰지 않는다. 강청댁이 멀리서 온다.
“저어, 이거,”
할미꽃을 용이 코 앞에 쑥 내밀었다.
“피었소.”
하고 해죽이 웃었다.
“벌써….”
입속말로 우물쩍거렸다. 새댁 얼굴이 빨개졌다. 용이 얼굴도 붉어졌다.
“봄이니께.”
훌쩍 일어서서 그 동안 논둑의 풀을 뜯어먹고 있는 소 곁으로 간다. 소를 논으로 몰고 가서 쟁기를 끼우며 용이
“어서 가아!”
이쪽을 바라보고 서 있는 새댁에게 소리를 질렀다.
하였다. 시집 온 강청댁이 용이가 좋아서 할미꽃을 꺾어다 주었는데, 용이가 그냥 가라고 외쳐버린다. 용이는 강청댁이 죽고서야 이 날을 떠올린다.
분석: 강청댁을 사랑하지 않고 살아왔던 용이의 후회와 회한, 그리고 그것을 무서움이라고 표현하는 장 “할미꽃 한 움큼”이다. 장의 제목을 할미꽃 한 움큼이라 한 것은, 그 할미꽃 움큼에 용이의 마음이 묻어나오기 때문이다. 강청댁을 사랑하지도 않았고, 부모님 때문에 억지로 결혼해서 미워하며 평생을 살아왔다. 지금까지는 강청댁의 설움보다도, 용이의 월선에 대한 그리움이 주로 그려졌다. 강청댁은 마을에서도 드센 성격으로 미움받는 여자로서 부정적으로 그려져왔다.
그런데 이 할미꽃 대목은 그 드센 성격도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다는 것을 드러낸다. 할미꽃을 꺾어 주었을 때, 잘생긴 남편 용이가 좋아서 가져다 준 것이다. 그런데 그걸 거절한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을 텐데, 마을에서 살면서 점차 월선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처녀 총각 적부터 사랑하고 함께 하고 싶었던 월선과 용이의 사이를 알고 얼마나 질투에 휩싸였을까. 자신에게는 처음으로 사랑한 남편일텐데, 낡은 옷을 입고 그렇게 할미꽃도 꺾어 주었는데 거절하는 마음에는 다른 여자가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강청댁은 더욱 드세졌나보다. 드센 아주머니가 되어, 마을 사람들에게 미움만 받고 질투만 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까지 용이를 원망하고, 자신을 일부러 죽였을 것이라 생각하고 악다구니를 하며 갔다.
그제야 용이는 어리던 강청댁의 마음을 떠올렸고, 자신의 마음에 자리한 월선의 존재 때문에 강청댁이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할미꽃을 떠올린 것이다. 강청댁이 꺾어 주었던 할미꽃 한 움큼을 떠올리고, 용이는 무서움이 아니라 슬픔에 가득차게 된다.
주제: 사람의 마음을 알게 되는 건, 마음을 알아줄 수가 없을 때가 되었을 때이기도 하다.
3단계:
나의 감정과 이유: 용이가 장가가던 날, 외삼촌의 두루마기에 솔잎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개울 얼음을 녹인 이른봄의 바람이 솔잎을 흔들고 그 그림자가 두루마기에 드리워지는 것이다. 용이가 이걸 기억한다는 것은, 강청댁에게 장가가던 날 봄이었단 걸 떠올렸고 지금보다 젊은 날을 그려냈고,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그 당시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날씨였고, 싫기만 한 혼인날이었을 텐데 시간이 오래 흐르고 나니 외삼촌의 두루마기에 솔잎이 드리워진 것까지 그려진다. 이 대목에서 푸르른 젊은 날이 그려지고, 봄꽃이 가득 피어나는데 그 꽃에 슬픔이 가득 드리워진 것 같은 용이의 마음이 느껴진다.
용이가 처음으로 강청댁을 알아주는 날이, 강청댁이 죽은 날이다. 강청댁에게 장가를 들고, 할미꽃을 꺾어주던 어린 시절의 강청댁을 떠올리며 무서울 정도로 후회에 휩싸인다. 강청댁의 마음을 한 번도 알아주지 못하고, 외면만 하였던 지난날을 슬퍼하며 용이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 할미꽃을 떠올리고 생각할 뿐이다. 한 움큼의 할미꽃이 흔들린다. 나도 이 대목을 보면서, 마음이 울렁거리는 것 같았다. 평생 미워하고 원망한 사람이 허망하게 떠나버렸을 때 그제야 진심을 알게 된다는 것은 참 아프고 눈물이 나는 일이다.
나도 엄마를 원망한 적이 많았는데, 시간이 더 오래 흐르면 엄마가 나에게 강하게 말하고 내 행동과 태도를 고치려고 했던 것들이 다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될 것 같다. 평생 나보다 강할 것 같은 사람이 언젠가 허망하게 갈 수도 있다는 사실이 참 슬프다. 내 위에서 나를 고치고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 언젠가 떠날 수도 있다. 그러니 나도 너무 늦기 전에 빨리 엄마 마음을 알아 주고, 엄마한테 미안해하고 감사해하고 사랑해야겠다. 왜이렇게 우리 엄마가 생각이 많이 나는지 모르겠다.
엄마가 치마를 사주셨다. 나는 옷이 많은데도 엄마는 나한테 좋은 옷이 없다고 생각하시나 보다. 강청댁의 짧고 오래된 치마가 떠오르고 엄마가 사준 치마와 겹쳐지고, 나도 슬프다. 글을 쓰면 쓸수록 자꾸 눈물이 난다. 이 글을 쓰지 않았다면, 나도 용이의 할미꽃 이야기를 읽고 그저 슬프구나, 먹먹하구나 하고 지나갔을 수도 있다. 그런데 글을 쓰고 마음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까 찬찬하게 감정이 여러 층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 글을 쓰기 정말 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