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3일 데이트
우리는 고터 신세계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점심으로 라멘을 먹었다. 영화 보러 왔을 때 먹으려다가 웨이팅이 애매해서 못 먹었던 라멘집이었다. 봉골레 조개가 많이 들어갔다. 같이 준 차슈를 라면 국물에 넣었더니 천천히 익었다. 남자친구는 매운 라멘을 먹었고, 나는 고소한 라멘을 주문했다. 군만두도 사이드로 주문했다.
그리고 키친 205에서 딸기 케이크도 먹었다. 남자친구가 예전에 유튜브에서 보고 꼭 먹어보고 싶었던 케이크였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실패했던 케이크였다. 그 케이크를 신세계 백화점 지하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는 쇼토 케이크를 사서 맛보았는데 크림이 가볍고 산뜻했다. 딸기도 신선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우리는 고속버스를 탔는데 후회가 많이 되었다. 길이 막혀서 1시 15분에 출발해놓고 6시 반에 도착했던 것이다. 남자친구도 힘들어했고, 오는 길에 영화 티벳에서의 7년을 봤는데 멀미가 살짝 나서 어지러웠다. 겨우 속초에 도착했다.
호텔에 와서 짐을 놓고 바다를 보러 나갔다. 아직 날이 밝았다. 속초아이가 보이고, 붉은 기운이 서서히 깔리려고 하는 무렵에 아직 파란색이 길을 비켜주지 않아 시원했다. 파란 기운이 마음 속도 물들이는 듯이 넉넉하고 여유로웠다. 모래사장 길을 걸으니 폭폭하게 빠지는 느낌이 좋았다. 갸우뚱하면서 사진을 찍고 속초아이를 타러 갔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우리는 속초아이를 타고 노을을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대기 시간하고 계산해보니 어려운 일이었다. 우리가 탈 무렵은 어둠이 내려왔을 때였고, 동그란 속초아이에 올라타자 바람이 거세게 불어댔다. 높게 올라갔을 때는 속초아이 전체가 흔들렸다. 우리한테는 태풍이 치는 것 같았다. 놀랍고 두려웠다. 바람 소리도 보통이 아니어서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벌벌 떨기도 했지만,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라는 데에는 동의했다. 가장 높이 올라갔다가 내려갈 때 나도 무서웠다. 그래도 어둠의 바다는 아름다웠고 수평선은 남색이었다.
우리는 은진네 횟집에 가서 회를 주문했다. 가는 길이 멀어서 뛰어갔더니 추위가 좀 가셨다. 모듬회를 주문했고 콩가루와 초장이 뿌려진 양배추 썬 것과 함께 쌈을 싸서 먹었더니 맛이 좋았다. 고소한 맛이 퍼지고 매콤한 초장이 어우러지고, 도톰한 생선살이 싱싱하게 씹혔다. 회를 쌈싸먹는 건 잘 해보지 않았는데, 굉장히 새롭고 맛있었다. 회만 먹으면 심심한 적이 많았는데 쌈을 싸니 맛이 풍부했다. 매운탕도 주셨다. 쫀득한 수제비가 많이 들어 있었다. 국물이 진하고 깊었으며 달았다. 아주 맛있는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