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年 4月 1日 화요일
아마 내가 날것이 되기로 한 날로부터
내 집은 사파리나 아마존 습지대의 정글이 된다.
저 멀리 영롱한 태양이 아침의 대지를 오색빛으로 밝혔을 때, 여전히 숲으로부터 달달한 잠에 지배 받던 이는 부스스한 머리털을 어쩌지 못해 사자의 갈기만 같았을까나.
찌뿌둥한 거대 몸짓은
재규어처럼 날래지는 못했다.
다만 엉금엉금 기던 거북이였을 텐데.
등딱지 대신 붙은 이불자락 하나
어쩌지 못해 버둥거린다.
정글에서 추출한 까만 콩의 액체에 졸리움을
쉬이 떨쳐내고, 먼 도시의 세상을 한번 힐끔거렸다.
그러다가 이내 동료 멍뭉이들과 부비적, 내 나무들에게 치덕거리던 일을 하고 말았다.
꿈뻑이던 동그란 눈망울의 나무늘보처럼.
그런 이 자에게도 아주 날렵한 순간이 있었는데.
그것은 뱃속 꼬르륵의 아우성이 치면
하이에나 못지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네모의 각진 상자를 무심히도 툭 열어 그 속을 정신없이 헤집어 놓으면 겨우 허기짐을 달랠 한 끼가 해결되었다.
이어 배부른 곰돌이는
더 이상의 움직임을 거부한다.
아마 데굴 구르는 공벌레와 시합이라도 하는 마냥 이곳저곳 누볐다. 간혹 거울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취하는 일도 자처했다.
이 무료한 한낮을 잠시 낮잠을 이루고
또 각종 재롱을 부린다.
그리고 노을빛 가득한 언덕의 아래에서
도도한 고양이인 듯 제 자태를 살폈다.
때때론 담배 피우던 호랑이를 상상하며,
코웃음 쳤을지도 모를 일이지.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로선 문명의 글자가 담긴 인간 이야기를 잠시 탐독하며 나와 다른 삶에 대해 곰곰이 되돌아보았을 때. 나는 아주 날것이라, 풍요로운 맛을 제대로 내지 못했을 거라며 한탄스러움을 고스란히 토해놓았다. 꼭 그럴 때면 돌아본 내 생활 속에 만족과 그렇지 않음을 생각했다.
억척스레 짜여진 굴레 속에 성실히 도시의 삶을 살았을 때도 지금과 같은 한숨과 푸념이 분명 있었을 테지. 그 어떠한 선택을 한다고 한들 그것이 정답이기만 했을까.
그러나 날것으로 살아본 하루에 딱 하나,
좋은 점이 있던 것 같다.
아주 조금은 생각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
나는 한량으로.
한 줌의 재도 되지 않는
미세의 존재로.
어떤 의미도 부여되지 않던 오늘 날은.
가히 여유롭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