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그림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건 2년 전쯤, 크리스마스 날이었다. 홀로 보내는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스케치북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스케치북을 챙겨들고 무작정 카페에 가서 그림을 그렸다. 좋아하는 영화의 한 장면을 그렸는데, 결과물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한 번 놀라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 아무 생각 없이 몰입하는 나를 보고 두 번 놀랐다. 그 이후로는 가끔씩 꾸준히 그림을 그려왔다. 그저 그림이 좋았고 그리는 순간의 내가 좋았다.
내가 그린 그림들이 하나둘 늘어갈 때마다 조금씩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상품화를 해보면 어떨까 조심스레 생각했고, 그 시작은 이모티콘이었다. 나는 인기 있는 이모티콘들을 관찰하고 다양한 모양의 눈코입을 조합해가며 조금씩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다. 그렇게 몇 번의 수정을 거쳐 만들어진 캐릭터는 제법 마음에 들었다.
캐릭터도 완성됐고 이제 동작만 여러 개 완성하면 되는 상황. 나는 다른 일들로 정신이 없어서 이모티콘은 잠시 접어두게 되었다. 그렇게 이모티콘의 꿈이 조금씩 잊혀질 즈음, 나의 꿈을 기억해준 지인들 덕분에 나의 이모티콘 파일을 다시 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본 내 캐릭터는 부족함이 많아보였다. 부족함을 안은 채로 도전을 할 수도 있었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한 번에 사랑을 받기가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실패를 감수할 배짱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자니 예전만큼의 열의가 없었다. 결국 나는 그 뒤로 나의 이모티콘 파일을 열지 않았다.
나는 목표를 쉽게 포기해버리는 나 자신에게 적잖이 실망했지만 여러 이유를 대며 나의 실패를 포장하고 나를 위로했다. 이제 와 돌아보면 내게 필요한 건 화려한 그림실력이나 트렌드를 읽어내는 눈보다도, 무관심을 견뎌낼 용기와 게으름을 이겨낼 의지였다. 하지만 나의 그릇은 이를 담아내기에 아직 벅찼나보다. 언젠가 작은 나의 그릇이 조금 더 커져서 필요한 걸 담아낼 수 있게 되면, 나는 꼭 다시 이모티콘 파일을 열 거다. 그리고 파일에 채우는 것이 무엇이든, 반드시 세상에 내보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