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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멧북 May 12. 2024

모파상의 시칠리아 - 기 드 모파상

아름다움과 뒤틀린 인간의 욕망을 가진 시칠리아 여행기.



# 01. 내가 알고 있는 시칠리아. 그가 알고 있는 시칠이아와 같다.


'시칠리아'


고대부터 지중해 상업, 무역의 거점지역으로 외부 세력의 잦은 침입으로 인해 그곳의 사람들은 많은 고통을 당했고 비참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이곳의 풍경은 사람들의 고통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아름답다. 그래서일까? 이런 상반된 모습에서 매력을 느낀다. 다른 지역들과 다른 독특한 매력을 가진 시칠리아. 모파상도 이런 시칠리아의 매력을 느낀듯싶었다.


"그들은 정반대의 것들을 뒤섞어 예기치 않은 매혹적인 형태로 나온 아주 다양한 결실들로 이탈리아를 메웠다. 그리스와 이집트의 기념물이 넘쳐나던 시기에 아라비아의 영향을 받은 독특한 예술이 이 외딴섬에서 태동하였고, 노르만족들이 침입하여 전파한 비잔틴 장식술과 장식품의 기막힌 기술은 고딕 스타일의 엄격함을 완화시켜 주었다. (중략) 여러 시대와 다른 장르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같은 특징과 같은 성향을 지니고 있는 이 유적들을 보면서, (중략) 시칠리아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든 알아볼 수 있는 시칠리아 예술과 시칠리아 스타일로 존재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p.12~13)


독창적인 스타일은 다양성으로부터 시작된다. 책을 읽다가 잠시 멈추고 잠시 '다양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역시. 사람도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들어내려면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된다.



# 02. 아름다운 풍경, 독창적인 문화에 숨겨져 있는 인간의 추악한 욕망.


자연주의 소설가답게 구체적이고 사물, 풍경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그의 글을 읽으며 편안한 마음으로 시칠리아의 매력에 빠져있다가 순간 '카푸친회의 수도원'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인간의 추악한 욕망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주요한 회랑들 중 한 곳에 미라를 매달아 놓으면 가족들이 가끔 그것을 보러 온다. 이러한 건조 방식으로 보존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죽기 전에 신청한다. 그들은 가족이 연간 지불하는 보수로, 박물관 안에 유물을 보존하듯이 이 어두운 지하 속에 영원히 머물게 될 것이다. (중략) 그 회랑의 벽은 이상하고 기괴한 방식으로 옷을 입은 해골 무리들로 채워졌다." (p.24~25)


역시. 모파상! 인간의 추악함을 쓰지 않으면 자연주의 소설가가 아니지!


망자에게 옷을 입혀 유물처럼 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보는 심리는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 자신의 고통.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상실감을 이겨내지 못해 이러는 것일까? 잠시 동안 생각해 봤지만 이해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행위는 망자를 모욕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통해 잠시 인간의 추악한 욕망에 대해 생각했지만 얘기를 하자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그만 쓰겠다.



# 03. 짧지만 강렬한 여행기.


평범한 여행기처럼 아름다운 풍경과 그곳의 역사를 쓴 것이 아닌, 짧은 글임에도 불구하고 그곳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인간 깊숙이 숨겨져있는 욕망까지 끈 글이었다. 글을 읽으면 "역시. 모파상이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평범한 여행기가 아닌 쉽게 접할 수 없는 독특한 여행기를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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