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아니라 이미지를 제공합니다.
# 01. 언제쯤 가볼까?
책을 좋아하고 서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츠타야’ 항상 일본 여행을 가게 되면 “꼭 가봐야지.”라고 다짐하지만 아직까지도 방문하지 못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만약 올해 일본 여행을 가면 꼭 가봐야지.”라며 버킷리스트에 추가한다.
하지만 계획은 계획일 뿐. 6월인 현재 기준으로 올해도 일본 여행을 가지 못할 것 같다. 그러다 책장에서 발견한 책.
<매거진 B 츠타야.>
“이거 언제 구매했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음.. 구입 시기는 기억나지 않으나 장소는 떠올랐다.
“서점 리스본” 그때도 츠타야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듯싶다.
책을 펼쳐보니 꽤 오래전에 출간한 책이었다. 하지만 구매할 당시 ‘츠타야’의 철학을 알고 싶어서 구매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요즘 틈틈이 쉴 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았고 구매한 지 꽤 시간이 흐른 지금. 읽기 시작했다.
# 02.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합니다. 혹시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할까요?
츠타야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이곳을 단순한 서점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책’이 중심인 것은 맞지만 그들은 책을 포함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그렇기 때문에 츠타야는 책을 비롯하여 전자제품, 음반 등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를 소개하고 제품들을 판매한다. 이런 활동 중 핵심은 엄선된 제품과 브랜드를 ‘제안’ 한다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다른 서점, 전자 상가들과 큰 차이점이다.
츠타야는 단순히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여 전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와 제품을 선택할 때도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하여 자신들이 인정하는 브랜드만을 매장에 전시하고 판매한다. 이러한 노력은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특별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도 한다.
이런 설명을 읽으며 “우리나라에서 가능한 방법일까?”라는 생각이 떠올랐고 곧바로 "불가능할 것 같은데."라고 중얼거렸다.
어느 국가나 효율성과 가성비를 따지겠지만 우리나라는 그 정도가 특히 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분명히 방문하여 한 번 쓰윽 살펴보고 인터넷 최저가를 검색하여 주문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츠타야는 일본의 ‘단카이 세대’(47~49년에 태어나 70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여 80년대에 소비층의 핵심이 되었던 세대)를 주요 고객층으로 생각한다.
나는 ’단카이 세대‘의 특징을 잘 모르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조금 찾아봤다. 내가 파악한 그들은 경제적 성장기의 풍요를 누렸고 각자의 취향과 주관이 뚜렷한 세대이다.
그리고 츠타야는 이런 세대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더 나아가 젊은 세대들이 그들의 여유롭고 풍요로워 보이는 삶을 동경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를 하는 듯싶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단카이 세대와 비교할 수 있는 세대는 누구일까? 아마도 ‘베이비 붐 세대’ 일 듯싶다.
다만, 단카이 세대와 다르게 각자의 취향과 주관이 뚜렷한 세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전후 생존이 최우선이었던, 힘든 시기를 이겨낸 분들이고 각자의 취향보다는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죽인 세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끔 이분들의 생각과 행동이 답답하여 화가 날 때도 있지만, 그보다는 안타까움과 슬픔이 더 크다.
아마도 우리나라에 '츠타야' 같은 공간이 생긴다고 해도 소수만이 이용하는 곳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03. 철저한 데이터 분석은 츠타야의 힘.
츠타야는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기업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철저하게 고객들의 취향을 파악한 뒤 사업을 구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방법으로 데이터를 얻고 있을까?
그들은 'T 카드' 사용자들을 통해 얻고 있었다. 이 책이 쓰인 당시 대략 5300만 명이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츠타야는 이를 통하여 대중들의 취향을 파악하여 그들이 원하는 제품을 제공한 것이다.
결국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도 '데이터'의 중요성은 변함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 04. 서점이 아닌 것 같다. 더 이상 순수한 의미의 서점은 없을 듯싶다.
완독 후 "츠타야를 서점이라고 말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책이 중심이라고 말하지만 그보다는 책이라는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마냥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옛날과 같이 순수하게 책 판매를 통한 수익으로는 더 이상 서점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마음 한켠에 씁쓸함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24년 현재 츠타야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그리고 미래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궁금함을 가지고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