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의 거인 빌 게이츠의 첫 회고록
# 01.
"표면상으로 하이킹과 프로그래밍은 전혀 닮은 구석이 없는 활동처럼 보였다. 하지만 둘 다 나에게는 일종의 모험이었다.(p.14)"
그는 어린 시절부터 전혀 달라 보이는 것들 사이에서도 공통점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었다. 또한 당장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도 극복한다면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빌 게이츠는 모험의 가치를 알고 있었다.
# 02.
"내가 이 여행을 생생히 기억하는 이유는 우선 그날 너무도 추위에 시달리며 고생했기 때문이다. (중략) 눈길을 걸으며 나만의 사색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컴퓨터 코드였다.(p.17)"
평소와 다르게 힘든 코스를 하이킹하며 그는 사색이 잠겼고 이내 진정으로 좋아하는 분야를 알게 된다. 종종 삶의 소중한 요소는 고난 속에서 발견된다.
# 03.
"카드게임을 통해 나는 아무리 복잡하고 불가사의해 보이는 무엇이라도 결국에는 알아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배웠다. 세상은 이해할 수 있는 대상이었다.(p.31)"
그의 외할머니는 똑똑한 사람이었다. 정규 교육뿐만 아니라 카드 게임이란 놀이를 통해서 손자, 손녀에게 지식과 두뇌 개발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특히 빌 게이츠는 할머니와 함께하는 카드게임을 통해 미지와 운의 영역의 어떤 것들이라도 두뇌를 단련시키면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그와 외할머니의 일화를 읽으며 역시 어린 시절 교육과 경험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 04.
"나의 할아버지와 돔 브레이먼, 두 분 모두 학교를 중퇴했지만, 그러한 도전에 임하는 방식은 완전히 달랐고, 그에 따라 인생의 기회들이 다르게 펼쳐졌다. 할아버지는 불안 속에 살면서 자신의 엄격한 규칙에 집착했다. 돔 브레이먼은 부족한 부분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p.44)"
빌의 할아버지의 삶을 읽으며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느꼈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성향인 사람 같았기 때문이다.
빌의 할아버지처럼 살고 싶지 않다. 그렇기에 오늘도 미래의 불안을 껴안고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조금 더 목표를 명확하고 현실적일 수 있도록 다듬고 있다.
이런 노력이 나에게 다양한 기회를 가져다줬으면 좋겠다.
# 05.
"어머니는 아버지가 큰 성공을 거두길 바랐는데, 여기서 성공이란 돈보다는 명성으로, 즉 지역사회는 물론 더 넓은 범위의 시민 단체 및 비영리 단체를 돕는 역할로 정의되는 것이었다.(p.62)"
그의 어머니는 활발하고 꿈이 컸던 사람이었다. 그녀는 남편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기를 원했는데 경제적인 면보다 명성을 얻기 원했다. 그리고 자녀들 또한 그러기를 바랐다.
그녀는 일상의 사소한 예절부터 가족 규칙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특히 식사 시간에 되도록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자신들의 일상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때 예외 없이 부모도 자신들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자녀들에게 말했다. 그는 이런 시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삶과 일이라는 것이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그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어린 시절을 읽으며 계속 떠오르는 생각은 사람에게 환경은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말이다.
# 06.
"부모님 덕분에 아무런 어려움 없이 그들과 접촉할 수 있었다. 읽던 책을 내려놓고 위층으로 올라가기만 하면, 거의 매주 그런 인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부모님은 가회만 생기면 저녁식사 모임이나 파티를 주최하곤 했다. (중략) 게이츠의 집에 초대받으면 그냥 앉아서 수다만 떨 수는 없었다. 어떤 파티나 어떤 칵테일 모임이든 세심히 조직된 행사였다. (중략) 파티가 있는 날이면 우리는 가구를 옮기고 접이식 테이블을 설치하는 등 소규모 그룹을 수용할 준비를 했다."(p.130-131)
빌 게이츠는 지독한 책벌레였고 끝없이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드는 몽상가였다. 그렇기 때문이었을까? 자신이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에는 광적으로 몰입했다. 이 때문에 많은 마찰과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전문 상담을 받게 된다. 다행히 훌륭한 상담사 덕분에 부모님과 관계도 좋아졌고 이전보다 독립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
독특한 아들을 포기하지 않는 부모님의 노력이 그의 반항심을 독립심으로 바꿨다.
또한 그의 부모님은 파티를 자주 주최했는데 이때 단순히 먹고 즐기는 것이 아닌, 특정 분야에 대해 서로 의논하는 등 교육적인 측면을 반영했다. 빌 게이츠는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고 사회에 대한 감각을 기를 수 있었다.
이런 환경은 그가 독서와 사색을 통해 구축한 자신만의 세계와 현실 감각을 동시에 기를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는 "운이 좋은 아이"였다.
# 07.
엄격하고 답답할 것이라 예상했던 레이크 사이드 학교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학교였다.
입학했을 당시 뚜렷한 목표가 없었던 빌은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켄트 에번스와 훗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폴 앨런)을 만난 뒤 점차 학교에 적응한다.
# 08.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러한 창의성의 급증은 훌륭한 지도(정확히 말하자면 지도의 부재)가 낳은 의도적인 결과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략) 그는 아이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감탄하는 교사였기에 학교에 딱 맞는 인재라 할 수 있었다. (중략) 그는 제한 없이 창의력을 발휘하고 스스로 배울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믿으며 컴퓨터실을 항상 열어두고 원하는 대로 오도록 했다."(p.163)
"확신컨대 C-큐브드는 이 거래를 통해 초기에는 별다른 이득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처음에 우리는 그저 멍청한 짓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려고 그 강력한 컴퓨터를 그냥 맹목적으로 가지고 놀았다. (중략) 진정 망치를 휘두르는 원숭이들이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배웠다."(P.176)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우리나라와 다른 교육 환경에 대해 알 수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교육자들이 의도적으로 비효율적인 방법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답을 찾을 때 실수도 하고 엉터리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진정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지식과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효율을 따지지 않고 온갖 실수, 조롱 등을 당하며 얻은 지식과 경험은 잊히지 않고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창의적인 결과물은 효율성을 따지기보단 수많은 실수와 실패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무조건 효율적인 것은 경계한다.
그리고 그가 실패와 실수를 인정해 주는 환경에서 성장했다는 것에 부러움을 느꼈다.
# 09.
그는 어린 시절부터 프로그래밍을 위해 며칠 밤을 새우며 미친 사람처럼 공부하고 일을 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효율성을 생각하기보단 단순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각 분야의 최상위에 속한 사람들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그들은 어떻게 그런 노력을 할 수 있는 걸까.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덤덤하게 "그냥 하죠."라는 그들의 모습이 부럽다.
# 10.
그는 하버드에 입학한 뒤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수학에 집중한다. 하지만 자신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최고가 될 수 없다는 현실에 좌절하고 다른 길을 찾는다.
자신을 극한으로 밀어붙여본 사람만이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한계를 인정하는 법을 배운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결국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길을 찾게 되는 것이다.
# 에필로그.
현재 미국 사업가를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오른다.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워즈니악,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 제프 베이조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빌 게이츠'다. 아마도 어린 시절부터 가장 익숙하게 사용한 OS가 윈도우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처음 접한 컴퓨터를 떠올리면 모니터와 본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당시 본체를 켜면 검은 화면에 영어 문자들이 나타났고 입력을 해야만 작동하는 시스템이었다. 아마 그것이 MS-DOS였던 것 같다. 거기에 네모난 플로피 디스크까지. 이 시절에는 너무 어렸고 할 줄 아는 것이 없었다.
이후 윈도우 95, 98, ME, XP.... 최근 11까지.
최근에는 애플 제품들을 쓰고 있기 때문에 윈도우보단 macOS를 많이 사용하지만 윈도우는 여전히 외면할 수 없는 OS다. 그 정도로 내 삶에 상당히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윈도우를 쓰며 마이크로소프트에 관심을 가졌고 관련 자료를 찾았다. 결국 그 끝은 빌 게이츠였다.
이미 오래전부터 그의 삶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빌 게이츠 본인이 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졌고 특정 사건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기 때문에 내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러다 이번에 그가 직접 쓴 자서전을 읽게 된 것이다.
그의 글을 읽으며 그동안 이해할 수 없던 사건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그의 치부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그의 삶에 빠져들었다.
그는 천재였지만 엄청난 노력가이기도 했다. 책을 읽는 동안 그가 며칠 동안 밤을 새우며 공부하고 일을 하는 모습을 쉽게 알 수 있다.(심지어 며칠 동안 씻지도 않았고 끼니를 거르는 일도 흔했다. 그뿐만 아니라 코드를 작성하다 본인이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른 채 키보드에 코를 박고 잠들었다가 깨어나면 즉시 코드 작성을 이어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승부사적 기질과 사업가로서의 감각도 갖추고 있었다.
이런 그의 기질은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본인의 목표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타인과의 마찰을 피할 수 없었고 타인을 이해하며 함께 살아가는 부분은 부족했다.
"나는 불로 소득 같은 특권을 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유한 미국에서, 그것도 백인 남성에게 유리한 사회에서 백인 남성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일종의 출생 복권에 당첨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운도 따랐다.(p.481-482)"
그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그의 말처럼 행운을 가지고 태어났고 훌륭한 가족, 환경 덕분에 부족함을 채워나갈 수 있었다.
그의 글을 읽으며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 노력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점은 환경이라 생각했다.
만약 그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태어났거나 같은 미국에서도 흑인, 동양인으로 태어났다면 그의 인생은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지금의 빌 게이츠도 마이크로소프트도 존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이번 그의 첫 번째 이야기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여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립 및 독립으로 끝난다.
총 3부작으로 기획된 그의 자서전. 본격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그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