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예보 : 경량 문명의 탄생 - 송길영

가볍게 살아야 숨 쉴 수 있는 사회.

by 멧북


저자가 의도한 부분인지 모르겠지만 1년에 한 권씩 출간하는 시대 예보 시리즈. 이번에는 '경량 문명의 탄생'으로 돌아왔다. 핵개인의 시대, 호명사회를 읽으며 그의 주장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이번 책도 망설이지 않고 읽기 시작했다.


이번 신간을 읽으며 이전 글들과 크게 다른 부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혹 비슷한 내용도 보였다. 그럼에도 이번에도 흥미롭게 읽었다. 아마도 여전히 내가 미래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책에서 유독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경량 문명에서 개인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살아 하는 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프리랜서, 사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을 보면 "망조가 들었네"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어릴 때부터 내 주위에서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성실히 직장 생활을 했던 사람들은 탄탄한 직장을 바탕으로 노후를 준비했고 그 결과 비교적 현재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주장대로 사업 또는 프리랜서로 살았던 이들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거나, 궁핍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사업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직접 직장 생활을 하면 할수록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직장을 통한 안정적인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삶"은 과거 세대가 누릴 수 있었던 특별한 복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과거와 같은 거대하고 안정적인 직장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으며 저자가 말했듯이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때문에 과거의 사회 형태로 돌아갈 수 없음이 자명해졌다.


"경량 문명의 개인은 어떠한 태도와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중략) 첫 번째 일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단계가 축약된다는 것. (중략) 우리가 이제 고민해야 할 것은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넘어, 내가 일의 어떤 단계를 담당하고 있는지입니다. (중략) 소수의 전문가에게 필요한 덕목은 빠르게 전체의 업무를 이해하고 문제를 정의하는 역량입니다. (중략) 개인은 풀 스택을 보유하는 것보다 퀵 스택의 태도를 갖는 일이 필요해집니다. (중략) 빠른 시간 안에, 문제 해결을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을 습득하고, 성장형 인간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p.174-180)"


그렇다면 결국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 저자가 경량 문명 이전부터 주장했던 "자신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의 최고가 되어야 된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이들과 협업할 수 있는 인격도 갖춰야 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나이, 학벌, 지역 등의 벽을 무너뜨리고 최대한 가볍게 살아가야 된다. 결국 이전 세대가 선택했던 번듯한 직장에 입사해서 신입의 자세를 가지고 천천히 승진하는 안정적인 삶이 아닌, 전문가로서 처음부터 자신의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프리랜서 또는 사업가와 같은 삶을 살아가야 된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많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받는다. 결국 내가 앞으로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무거운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경량 문명은 무게와 안정을 포기하는 문명입니다. (중략) 불안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에너지로 바꾸어가며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해온 그에게 경량 문명인의 자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경량 문명의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피하지 않습니다. (중략) 영화 <문에이지 데이드림>에서 보위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여러분이 하는 일에 안정감을 느낀다면, 그건 잘 맞는 일이 아니에요. (중략) 자신의 불안을 에너지로 새로운 시도를 거듭해나갑니다.(p.214-215)"


불안을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면.. 한동안 가만히 문장을 바라봤다. 하지만 여전히 답은 찾지 못했다.


"경량 문명의 그라운드 룰에 기반한 우리의 자세."

우리는 지금 만납니다. 준비가 되신 분만.

우리는 잠시 만납니다. 전력을 다할 분만.

우리는 다시 만납니다. 마음이 맞는 분만.

(p.338)


마지막으로 저자가 말한 경량 문명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읽어보며 안정 지향적 성향이 강하지만 계획적이고 꼼꼼하며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꾸준함 거기에 더해 덤덤한 자세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꺼려 하지 않는 성향은 오히려 경량 문명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내게 필요한 부분은 진취적인 자세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삶의 태도일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삶을 가볍게 살아가는 것. 기존의 경직된 삶을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했다.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마음이 무겁고 답답했지만 뒤로 갈수록 난 늦지 않았다는 생각과 의외로 변화가 많은 새로운 시대에 잘 살아갈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느끼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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