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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멧북 Jun 21. 2023

서현의 나날.

7화. 과거.(03)

“우와! 엄마 여기가 어디야?” 서현은 눈앞에 펼쳐진 짙은 파랑의 바다를 바라보며 소리를 질렀다. 혜은은 딸에게 평소와 다른 곳을 보여주고 싶었다. 삶이 팍팍하지만 조금이라도 딸에게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감정과 생각 그리고 경험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서현은 자신보다 더 자유롭고 밝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기는 짙은 심해라고 불리는 곳이야.” 혜은의 말을 듣고 있던 서현은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에 대한 호기심과 동시에 두려움을 느끼며 엄마의 손을 꽉 쥐었다.


“처음인데 어때?” 손이 촉촉해질 정도로 자신의 손을 꽉 쥐고 있는 서현을 부드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몰라.. 궁금한데 무서워.” 혜은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두려워하는 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도 그래. 저 끝에 뭐가 있는지 모르겠어.” 잡고 있는 딸의 손을 더욱 세게 잡으며 말했다. “그런데 진짜 궁금하지 않아? 저기 끝에는 뭐가 있을까?” 여전히 서현은 조용히 짙은 심해를 바라보았다.


“몰라. 무서워. 집에 갈래.” 서현은 조금씩 울먹이며 말했다. “그래. 오늘은 집에 가자.” 혜은은 웃으며 말했다.


“응. 어서 가자. 햄버거 먹기로 했잖아. 배고파.” 집으로 돌아간다는 말에 금방 기분이 좋아진 서현은 조금씩 밝은 표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이번 정류장은..”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는 다양한 지구인들이 각자의 일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냈다. 버스를 이용한 적이 거의 없는 서현은 버스 안의 풍경이 신기하다는 듯이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혜은은 서현의 귀에 작은 소리로 말했다. “서현아. 정말 다양한 지구인들이 있지?” 서현은 동그랗게 눈을 뜬 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근처에도 이렇게 다양한 지구인들이 있는데 아까 심해 끝에는 얼마나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고 있을까? 서현이는 궁금하지 않아?” 혜은의 입에서 ‘심해’라는 단어가 들려오자 서현은 인상을 쓰며 “몰라.”라고 뾰로통하게 말했다. 혜은은 더 이상 말하지 않는 딸의 동글동글한 머리를 쓰다듬었다.


“치이익..” 고기가 구워지는 소리와 흘러나오는 기름에서 고소한 냄새가 식당 내부에 가득했다. “빨리. 빨리. 먹고 싶다. 엄마 언제 나와?” 평소에는 잘 먹지 않는 햄버거를 기다리며 서현은 기쁜 마음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몸을 배배 꼬았다.


점점 서현의 움직임과 흥얼 거림이 심해져 다른 지구인들 눈에 띄었지만 오늘은 식당에 지구인이 적었고 한동안 딸과 함께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없기 때문에 꾸짖지 않고 말없이 사랑스러운 딸의 목소리와 행동을 바라봤다. “이렇게 매일 엄마하고 있고 싶어!” 서현은 자신의 몸보다 훨씬 큰 나무 의자 위에 올라앉아 앞, 뒤로 의자를 흔들며 말했다.


“그럼. 엄마도 우리 딸하고 있으니까 너무 좋다.” 혜은은 웃고 있는 딸의 얼굴을 보며 함께 웃었다. “혜은 고객님. 주문하신 햄버거가 나왔습니다. 카운터로 와주세요.” 혜은을 찾는 기계음이 들렸다. “다녀올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나도. 나도! 같이 가!” 서현은 큰 소리로 말하며 쫄래쫄래 엄마의 뒤를 쫓아갔다.


“엄마. 진짜 맛있어! 다음에 또 오자!” 햄버거를 먹기 전보다 기분이 좋아진 서현은 깡충깡충 뛰며 큰 소리로 말했다. “그래. 그러자.” 혜은도 웃으며 말했다. 서로 즐겁게 얘기를 하며 걷다 보니 주위는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고 멀리 있는 그들의 집이 보였다. 혜은은 집에 들어가기 전 걸음을 멈추고 앞에서 걷고 있는 서현을 불렀다.


“서현아. 잠시만. 엄마가 할 말이 있어.” 앞서 집으로 향하던 서현은 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부른 엄마에게 달려갔다. “응? 엄마. 뭐?” 서현은 궁금하다는 듯이 혜은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혜은은 어둠이 내린 집 앞보다는 딸이 좋아하는 공원에서 말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현아. 잠시 공원에 들렸다가 집에 들어갈까?” 평소 보다 많이 움직인 서현은 피곤했지만 오랜만에 엄마와 오랫동안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너무 좋았고 알았다는 의미로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모녀는 짙은 어둠이 내린 집 앞에서 발걸음을 돌려 공원으로 향했다.


집 앞과 달리 공원은 가로등에서 흘러나오는 불빛들이 모여 희미하면서도 밝은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아무것도 모르는 서현은 웃으며 평소 좋아하는 놀이 기구에 올라타 신나게 춤을 췄다. 그런 딸의 모습을 바라보던 혜은은 심호흡을 한 뒤 딸을 불렀다.


“서현아. 잠시 엄마하고 얘기하자. 할 말이 있어.” 아까와 다른 엄마의 목소리에 서현은 불안한 듯이 놀이 기구에서 내려 뛰어와 엄마 품에 안겼다. 혜은은 작고 부드러운 서현을 안은 채 이야기를 시작했다. “서현아. 엄마는 내일부터 일을 하러 가.” 갑작스러운 엄마의 말에 놀란 서현은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왜! 오늘처럼 나하고 하루 종일 같이 있으면 안 돼?” 서현은 예전처럼 엄마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쓸쓸히 집에 혼자 지냈던 기억이 떠올라 속상했다. 혜은은 딸의 반응을 보며 미안하고 속상했지만, 격렬한 딸의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아무런 말없이 딸의 얼굴을 바라보기만 했다.


울며 끝없이 말을 하던 서현이 지쳐서 조용해지자 혜은은 말을 했다. “엄마도 마음 같아서는 우리 딸하고 함께 있고 싶어. 그런데 우리가 같이 지내려면 엄마가 일을 해야 돼.” 울고 있는 서현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해해 줘서 고마워. 우리 딸. 정말. 정말 고맙고 엄마가 미안해.” 그녀는 품에 안긴 서현을 조금 더 세게 껴안으며 말했다. 혜은은 작고 따뜻한 딸의 체온을 느끼며 감정이 벅차올라 눈물을 흘렸고 서현은 엄마에게 더욱 안기며 함께 울었다.


“여기! 맑은 물 좀 더 줘!”


“여기 주문!”


“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금방 가겠습니다!” 주변부의 네발 로스터리는 항상 손님으로 붐볐고 주변부에서는 장사가 잘 되는 유명한 곳이었다. 로스터리에서 제공하는 음료와 음식의 맛은 평범했지만 소란스럽고 위험한 주변부에서 마음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다는 점과 시간과 상관없이 고객이 원할 때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다는 점. 이 두 가지 요소가 지금의 혼잡한 네발 로스터리를 만들었다.


“여기 맑은 물 나왔습니다!” 혜은은 바쁘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음료와 음식을 서빙을 했다. “우리 자기가 최고야! 마시기 편하게 준비해 주니까!” 방금 음료를 받은 돼지 지구인이 말했다. “하하. 항상 저희 로스터리에 방문해 주셔서 제가 더욱 감사하지요.” 혜은이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하하. 기분이다. 여기 죽도 가져다줘!”


조리실로 이동하던 혜은은 큰 소리로 웃으며 다시 돼지 지구인에게 다가갔다. “와. 정말이요? 어떤 죽으로 드릴까요?” 네발 로스터리의 서비스팀에서 일을 하게 된 혜은은 처음의 걱정과 다르게 서비스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저 멍청하게 생긴 애가 뭐를 하겠어?” 처음에는 팀원들의 비아냥과 무시를 당하며 퇴근길에 홀로 울기도 하고 욕설을 뱉기도 했지만 딸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 일이 필요했다. 그들이 무시하고 조롱할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해결했다. 그렇게 조금씩 그들에게도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어휴. 진짜 힘들어. 혜은 씨 고생했어. 아. 그리고 아까 도와줘서 고마워.” 어느 정도 손님들이 빠져나간 시간에 같은 팀 동료가 혜은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하하. 괜찮아요. 제가 더 감사하죠.” 혜은도 같은 팀 동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달했다. “자. 그러면 다음 시간 준비를 해볼까요?” 멀리서 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팀장의 목소리에 모두 회의를 하기 위해 이동하려는 순간 혜은의 업무용 알람이 울렸다. “삐비빅!” 잠시 동안 그녀는 알람을 바라보며 고민을 했다. “혜은 씨. 알람 받고 와. 먼저 가 있을게.” 그녀의 옆에 있는 팀 동료가 회의장으로 이동하며 말했다. “네.. 감사합니다.” 혜은은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네. 사장님.” 혜은은 아무도 없는 구석으로 이동하여 답변을 했다. “어디야? 보고 싶어.” 알람 스피커에서 윤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일 중입니다. 끝나고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윤식은 아쉽다는 듯이 말을 했다. “아. 아. 알았어. 내가 팀장한테 말하면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없다니까.” 하지만 혜은은 사무적이고 단호하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일이 끝나면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혜은은 알람을 끄고 부지런히 회의장으로 향했다.


“으.. 휴.. 야간에는 손님이 적었으면 좋겠다.” “맞아. 요즘 손님이 더 늘어난 것 같아.” 야간 영업에 관한 회의를 마친 서비스 팀원들은 앓는 소리를 하며 하나, 둘씩 회의장을 떠났다. 시끌벅적한 팀원들 사이에서 걷던 혜원을 부르는 팀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혜은 씨. 잠시만요.” “네. 팀장님.” 팀장은 다른 지구인들이 모두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주변에 지구인들이 없음에도 그녀에게 속삭였다. “혜은 씨. 혹시 사장님하고 깊은 관계인가요?” 혜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그런 관계는 아닙니다.” 혜은의 말을 들은 팀장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을 했다.


“혹시라도 사장님하고 깊은 관계를 맺으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예요. 소문이 무성하니까요.”


“소문이요?” 혜은은 궁금하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하지만 더 이상 팀장은 말을 하지 않고 스치듯이 혜은의 손을 잡았다 놓고 일을 하러 갔다.


네발 로스터리 사장인 윤식은 구 인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지구인이었고 로스터리의 직원들에게도 평판이 좋았다. 그뿐만 아니라 손님들을 접대하는 태도도 훌륭하여 네발 로스터리에 방문하는 지구인들은 모두 그를 좋아했다. 이런 그가 간혹 유난히 아껴하는 직원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독립하여 자신만의 로스터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지금 가장 관심을 가진 직원이 바로 혜은이었다.


그의 친절에 감사했던 혜은은 로스터리 일을 열심히 했고 간혹 그의 푸념이나, 칭얼거림도 받아들였다. 하지만 혜은은 그를 이성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배울 점이 많은 직장 상사로 생각하고 있는데, 최근 그의 부담스러운 행동이 그녀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연구소에서 겪었던 일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부 동료들은 그런 그의 애정 표현을 경계하라는 조언을 자주 했다. 애초에 혜은은 현재 연애를 할 생각도 없었고 지금은 오로지 딸과 함께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을 갖춘 동네로 이사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를 경계하라는 동료들의 말이 신경 쓰였다.


“어서 오세요!”


또다시 로스터리에는 야간 손님들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그녀는 동료들의 조언을 잊은채 업무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고생하셨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분주했던 야간 영업이 끝난 뒤 소수의 새벽 근무 직원들을 제외한 이들은 서둘러 퇴근을 준비했다. “혜은 씨. 오늘도 고생했어요. 어서 들어가요.” 팀장이 탈의실을 나서며 혜은의 등을 토닥였다. “네. 팀장님. 감사합니다.”


모두가 떠난 탈의실을 정리하고 퇴근하려는 순간 탈의실 문 앞 벽면에 삐딱하게 기대서있는 윤식과 눈이 마주쳤다. “사장님.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혜은은 서둘러 자리를 피하기 위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뒤, 그를 지나치려는 순간 윤식이 하얗고 가냘픈 혜은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잠시만.”


그 순간 혜은은 연구실의 기억이 떠올라 소리를 크게 질렀다.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아무도 없는 텅 빈 복도에 날카롭고 단호한 혜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평소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다르게 거친 목소리에 놀란 윤식은 순간 당황하여 움찔했지만,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말을 했다.


“혜은 씨. 잠시만요. 할 얘기가 있어요.” 여전히 자신의 손목을 잡고 있는 윤식의 팔을 뿌리치며 말했다. “시간이 너무 늦었습니다. 집에서 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혜은은 단호하게 말을 한 뒤 그를 뒤로 한 채 퇴근을 했다. 윤식은 자신의 스킨십을 단호하게 거절하고 퇴근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입술을 혀로 핥으며 욕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서현아. 엄마 왔어.” 혜은은 어두운 거실의 불을 켜며 딸에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굳게 닫혀있는 방문은 열리지 않았고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서현아. 저녁은 먹었어?” 혜은은 한숨을 쉬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냉기가 흘러나오며 출근하기 전에 만들어 두었던 저녁 식사 반찬이 오전과 같은 형태로 있었다.


“휴.. 서현아!” 최근 학교에 입학한 서현은 이전과 다르게 말수가 적어졌고 조용해졌다. 더 이상 엄마를 봐도 밝게 웃으며 반기지 않으며, 형식적인 인사를 한 뒤 방에서 혼자 있고 싶어 했다. 혜은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겪는 일이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했지만 입학을 한 당시에는 여전히 밝고 웃음이 가득했는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조용하고 말수가 적어졌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겼던 혜은은 굳게 닫힌 방문을 열며 딸에게 말을 했다. “서현아.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니?” 서현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부드럽게 물었지만 여전히 서현은 의자에 앉아 책상에 엎드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서현아. 서현아.” 혜은은 책상에 엎드려 있는 딸을 자세히 살펴봤다.


“서현아! 무슨 일이야?” 책상에 엎드려있는 서현은 훌쩍이고 있었다. “엄마 좀 봐. 어디 보자. 무슨 일이야?” 혜은은 엎드려 울고 있는 딸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 “엄마하고 얘기 좀 하자.” 책상에서 일어난 서현은 훌쩍이며 팔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며 엄마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버둥거렸다.


“왜 그래. 어디 아파?” 그 순간 얼굴을 감싸고 있던 팔이 아래로 내려가며 시퍼렇게 멍이 들고 부어오른 딸의 눈을 발견했다. “서현아! 눈이 왜 그래? 어떻게 된 거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혜은은 자신에게서 벗어나려 버둥거리는 딸을 붙잡고 얼굴과 몸을 유심히 살펴보며 말했다.


“엄마.. 미안해..” 이제서야 서현은 엉엉 울며 말했다. 시퍼렇게 변해 퉁퉁 부은 눈으로 눈물을 흘리는 딸의 모습을 보며 혜은은 마음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자신의 딸을 이렇게 만든 자를 찾아 책임을 묻겠다고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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