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추적2
내가 우리 팀을 하루 정도 비운 사이, 많은 일들이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어떻게 수완을 발휘했는지, 이 PD는 수사자료 일부를 확보해 왔다. 메인 언니는 조하대가 후원했던 아이를 인터뷰하기 전,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아이의 정서적 충격을 고려해 아동심리전문가를 섭외했다. 사실, 전문가를 섭외하는 일은 나 같은 막내작가가 하는 일이지만, 섭외 자체를 놓고 이 PD와 메인 작가 사이에 설전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 PD의 입장은 고인에 대한 미담을 따는 간단한 인터뷰에 왜 굳이 제작비까지 써가며 아동심리전문가를 섭외하냐는 것이다. 반면, 메인 언니는 추후 아이가 겪게 될 심리적, 정서적 충격을 최소화 하기위해 전문가는 꼭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 PD는 고인의 죽음을 알리지 않고 인터뷰하니 괜찮을 거라고 주장했지만, 메인 언니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아동심리학이 부전공인 메인 언니는 아동심리학 강의까지 해가며 장시간 이 PD를 설득했다. 결국, 메인 언니의 승리로 끝났다.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것은 지은 언니였다. 가해자, 추미영의 사진을 확보한 것이다. 경이동 정신보건센터의 사회복지사가 지은 언니의 집요하고 끈질긴 요청에 항복한 것인가 싶었지만, 우리팀에서 보낸 공문은 아직 검토 중인 단계였다. 지은 언니가 추미영의 사진을 확보하게 된 비결은 스토커 못지 않은 광기로 검색을 한 덕분이었다. 이 지점에서, 바로 지은 언니와 나의 짬밥 차이가 드러났다.
나 같은 경우, 경이동을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회원수가 많은 카페를 주로 찾았다면, 지은 언니는 모든 카페를 일일이 다 찾아다녔다.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신생카페부터 초등학생들이 심심풀이로 만든 카페까지 모두 뒤진 것이다. 그러다, 한 신생카페에서 어떤 엄마가 찍어 올린 추미영의 최근사진이 지은 언니의 눈에 띄었다.
가해자, 추미영의 인상은 전체적으로 수수했다. 단정하게 뒤로 묶은 머리는 깔끔했고 하얗다 못해 창백한 피부는 청초한 느낌을 자아냈다. 크지 않지만 적당히 위로 향한 아몬드형의 눈은 온화한 인상을 주기까지 해서, 그런 엽기적인 범행을 저질렀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힘들었다.
나 같은 경우, 어제 연준이와 취재한 내용을 팀원들과 공유했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었기에 앞으로의 취재 계획만 밝혔다. 일단, 추미영의 사진을 확보했으니, 동네 주민들을 찾아 인터뷰할 때 좀 더 생생한 증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과 엄마를 통해 동네 토박이의 연락처를 알고 있다고 보고하는 식이었다.
“우리 팀이 막내 인맥 덕을 보는 건가? 앞으로, 우리 허 작가 취재한다고 하면 다들 잘 협조해주라고.”
이 PD가 웬일로 격려의 말을 건넨다. 어제 저녁 곯아 떨어지는 바람에 연락이 안 돼 엄청 혼날 줄 알았는데 오전 회의를 무사히 넘길 수 있어 다행이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회의실을 빠져 나오는데 지은 언니가 내 어깨에 팔을 두르더니 귀엣말로 속삭였다.
“이 PD가 추미영에 대한 신상정보는 확보 못했나 봐. 경찰 쪽도 그렇고 보건소 쪽도 추미영 정보는 다들 안 넘기려고 해. 정부고위인사도 아닌데 다들 왜 이러나 몰라. 현재로선, 진희 네가 유일한 지푸라기야.”
확실히 이상했다. 누가 봐도 평범한 아줌마인데 왜 이렇게 베일에 가려 있을까? 감추면 감출수록 더 수상한 느낌이 들었다. 자리로 돌아가 국민학교 졸업 앨범을 가방에서 꺼냈다. 앨범의 맨 뒷면에는 졸업한 학생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지만 쓸모없을 것이 뻔했다. 어제, 직접 방문한 옛날 가게 건물에 술집은 없었으니까. 그러나, 혜영이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993년도 졸업생 진혜영. Iloveschool에 들어가 진혜영을 검색창에 입력했다. 그러자 수 십 명의 진혜영이 떴다. 지역별, 학교별로 분류한 후, 진혜영을 찾았지만 내가 찾는 진혜영은 없었다. 다음은 싸이월드. 진혜영이란 이름을 수 십 번 검색하고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1촌 신청을 했으며 수많은 방명록을 찾아다녔다. 1촌 파도 타기도 하고 방명록에 댓글을 남긴 사람의 이름도 클릭해 들어갔다. 그렇게 고생고생 하기를 2시간. 드디어, 진혜영의 미니홈피를 찾을 수 있었다.
홈피의 배경음악은 백지영의 ‘사랑안해’. 현재, 유행가를 설정해 놓은 것으로 보아 트렌드에 민감하거나, 노래가사에 깊이 공감할 만큼 남자에 데였을 가능성이 높다. 사진첩으로 들어가니, 다행히, 전체공개. 어릴 적 모습이 간간히 보이긴 했지만 길가다 마주치면 모르고 지나갈 만큼 달라진 얼굴이다.
진한 화장에 탈색을 했는지 머리가 샛노랗다. TV 음악 프로그램에 나오는 아이돌들이나 할 법한 요란한 머리색 때문인지 인상이 강해 보였다. 개인적으로 교류하고 싶지 않은 종류의 사람이지만 내가 만나야 할 사람은 진혜영이 아니라 진혜영의 엄마다. 거부감을 억누르고 사진첩을 스크롤해 내려갔다. 그러자, 혜영이가 왜 그렇게 튀는 외양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혜영이는 지금 헤어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학원에서 다른 친구들과 서로의 실습대상이 되어준 것이다. 괜한 편견에 사로잡혀 사람을 거르고 있던 내가 창피했다.
머쓱함을 뒤로 한 채, 사진첩을 계속 둘러보았다. 그러다, 의미 있는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학원 친구와 함께가 아니면 독사진이 대부분인 사진첩에서 유일하게 혜영이 엄마가 등장한 사진이었다. 그 사진 안에는 두 모녀가 나란히 찍혀 있었는데, 두 사람 사이에는 메두사처럼 미용 기계를 머리에 연결한 손님의 뒷모습이 보였다.
“희정이 머리방?”
미용실 거울에 비친 가게 내부 맞은편에 벽시계가 보였다. 벽시계 안에 ‘희정이 머리방’이라는 가게 상호가 보였다. 다행히, 전화번호까지 쓰여 있어 연락이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노트북 하단에 시계를 보니 오후 1시. 평일 오후 동네 미용실이라면 손님이 한 두 명 정도 있어 그리 붐비지는 않을 것이다. 바로 전화를 걸었다.
-희정이 머리방입니다.
-안녕하세요. 미제, 아무도 모른다 프로그램 담당하는 허진희 작가입니다.
-누구시라고요?
-미제, 아무도 모른다 프로그램 담당하는 허진희 작가입니다.
매뉴얼대로 왜 전화를 했는지 혜영이 엄마에게 이유를 설명하며 인터뷰 요청을 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반응이 적대적이었다. 도대체, 이 연락처는 어떻게 알았냐에서부터 추미영이란 사람은 전혀 모르겠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전화를 끊으려 했다. 하는 수 없이, 혜영이 엄마에게 내 정체를 밝혔다.
-저 진희에요, 아줌마. 중국집, 만리장성 딸, 혜영이 친구요. 어렸을 때 아줌마 가게에도 몇 번 놀러가서 밥도 먹었는데 기억 안 나세요?
솔직히 기억나지 않는 사람은 나였지만, 인터뷰가 어그러질까 엄마가 했던 얘기를 줄줄이 읊으며 통화를 이어 나갔다. 그러자, 수화기로부터 한동안 침묵이 흐르다 놀라움이 가득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진희? 그 진희? 아이고, 이게 얼마만이야? 반갑다.
-네, 저도 반가워요. 아줌마.
-우리 혜영이 찾는 거야?
-네, 혜영이도 같이 보면 좋고요.
조금 전, 내가 전화한 용건을 말했음에도 혜영이 엄마는 과거의 인연이 다시 나타난 것이 더 신기했는지 급하게 전화를 끊으려 했던 사실도 잊고 통화를 계속 했다.
-그래, 뭐하고 지내?
-방송국에서 작가해요.
-아, 맞다, 그래서 전화한 거지?
-네, 그래서 말인데 찾아 뵙고 인터뷰 요청 드려도 돼요?
-다 지나간 애기인데… 기억나는 것도 없고.
-그냥 아시는 것만 얘기해 주시면 돼요. 적지만 출연료 드리고요.
-음….
수화기를 통해 머뭇거림과 망설임이 전해졌다. 침묵이 길어지는 것을 보니, 느낌 상, 혜영이 엄마가 거절할 가능성이 컸다. 안 되겠다 싶어 연준이 얘기를 꺼냈다.
-저, 혹시, 임연준이라고 아세요? 예전에 실종된 연두 동생이요.
-아… 알아, 여자애 하나 없어져가지고 동네에 난리가 났었잖아.
-네, 그 실종된 친구 남동생인데, 그 친구가 기자가 됐어요. 늦게라도 사건 당시 정황을 아줌마께 물어보고 싶다는데 괜찮을까요? 만약에, 허락하시면, 같이 갈게요.
-에휴, 그래. 이제 뭐 니들도 다 컸으니까 못 할 말이 뭐가 있겠니. 와.
뭔가를 체념한 듯한 아줌마의 목소리에는 연준이와 내가 모르는 숨겨진 사연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품게 했다. 섭외 시작부터 인터뷰를 망설이는 사람의 경우, 최대한 빨리 만나는 것이 좋다. 혹시나 모를 심경의 변화를 차단하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은 언니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추미영 관련 취재를 나간다고 보고했다. 그랬더니, 지은 언니가 인화해 둔 추미영의 사진을 건네며 말했다.
“막내야, 너만 믿는다. 고생스러운 것은 알지만, 제발, 빨리 끝내고 와서 프리뷰 같이 하자.”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울상이 된 언니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프리뷰를 위해 편집실에 들어가면 화장실도 최소한도로 가고, 밥도 도시락으로 때우며 눈알이 빠지도록 영상만 봐야 하기 때문이다. 몇 분 몇 초마다 어떤 그림이 나오는지 일일이 글로 풀어내야 하는 작업은 그야말로 막노동이라 프리뷰만 안 해도 살 것 같다는 작가들이 수두룩했다. 원래, 막내인 내가 해야 하는 일이지만 중책이 주어진 관계로 어쩔 수 없이 방송국을 나섰다. 물론, 속마음은 고된 작업을 하루라도 덜 한다는 생각에 미안함보다 기쁨이 앞섰다.
버스를 기다리는 중에 연준이에게 연락을 했다. 만일, 연준이가 시간이 안 된다면 나 혼자라도 갈 생각이었지만, 다행히, 가능하다고 했다. 희정이 미용실이 위치한 성남시장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버스에 올랐다. 차를 타고 가는 중에 질문할 내용들과 궁금한 점들을 수첩에 정리해서 적어두었다. 이후, 지은 언니가 준 추미영의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처음 사진을 봤을 때는 몰랐는데 보면 볼수록 눈이 가는 사람이다. 엽기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모르고 본다면, 누가 이 사람을 살인범으로 볼까 싶었다. 현대적인 기준의 미인은 아니었지만, 조선의 미인도에서 튀어나왔다면 딱 들어 맞을 것 같은 여자였다.
‘하긴, 보험금 타려고 남편 살해하고 가족들까지 죽이려고 한 *엄여인도 미녀였지.’
*엄인숙(엄여인): 2000년대 초반부터 가족과 주변인을 대상으로 보험금을 노리고 벌인 연쇄 살인·중상해 범죄로 악명 높은 사이코패스 여성.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일이 부질없는 짓이라는 걸 제작팀에 몸담으면서 충분히 알았다.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말솜씨로 사람들을 속이거나,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을 극단으로 내모는 악인들을 많이 봐 왔다. 그럼에도, 추미영, 이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닐 것 같다는 직감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나 비주얼에 약한 타입인가?”
확실히 약한 인간이 맞는 것 같다. 성남 시장 앞에서 만난 연준이가 꽤 멋있어 보였다. 그간, 떡 진 머리에 삼촌 장롱에서 꺼내 입은 것 같은 옷차림만 보았는데 오늘은 확실히 달랐다. 연한 블루 계열의 폴로 셔츠에 베이지 면바지를 받쳐 입은 녀석은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젊은 대학생들과 다를 바 없었다.
“내가 알던 임연준 맞아?”
“왜요? 멋있어요?
“어, 멋있어. 평소에도 이러고 다녀. 좋아 보인다.”
내 칭찬에 쑥쓰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는 모습이 풋풋해 보이기까지 했다. 생각해보니, 나는 그간 연두라는 그늘 속에 연준이까지 넣어 한 묶음으로 보고 있었다. 엄연히 다른 인격체인데, 남매라는 이유로 동일선상에 놓고 불편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사진 속 혜영이의 노란 머리만 보고 편견에 사로잡혀 선을 그었던 나였다. 잘못된 걸 알았다면, 고치는 게 맞다. 편견에 사로잡혀 연준이를 보는 내 시선을 바꾸기로 했다. 연준이를 향해 편하게 웃어주자, 녀석이 오히려 겁을 집어먹고 얼굴이 굳어진다.
“누나, 죄송하지만, 제가 연상은 취향이 아니라서….”
예기치 않은 연준이의 거절에 헛웃음이 비어져 나왔다. 사귀지도 않았는데 헤어지자는 소리를 들은 것처럼 어처구니가 없었다. 연두 동생이라도 이건 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다. 그저, 씁쓸한 감정이 북받쳐 올라 한심한 눈으로 연준이를 쳐다보며 녀석을 뒤로 한 채, 혼자 오르막길에 올랐다.
“누나, 농담! 농담!”
“나도 연하는 사절이거든?”
“에이, 진짜 농담. 기분 나빴어요?”
얄밉게 깐족이는 연준이를 매섭게 흘기다, 문득, 녀석의 상처투성이 팔이 눈에 들어왔다. 거뭇한 팔뚝에는 불에 데인 듯 크고 작은 흉터가 곳곳에 보였다. 팔 안쪽에는 위.아래로 길게 꾀 맨 상처도 보였는데 소매를 걷어 올리고 본다면 꽤 심한 상처일 것 같았다. 내 시선을 눈치챈 연준이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알바 하다 이렇게 됐어요.”
“무슨 알바를 했길래… 막노동을 해도 이렇게는 안 되겠다.”
“용접을 좀 했어요. 시급이 제일 세더라고요.”
궁금한 것이 더 있었지만, 물어보지 않았다. 연준이가 치부를 감추듯 다른 손으로 상흔을 여러 번 쓸어내렸기 때문이다. 아프고 힘든 과거는 들춰내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저 묵묵히 걸음만 재촉했다. 그러는 사이, 성남에 있는 ‘희정이 머리방’에 도착했다. 다세대 주택과 상가가 빽빽하게 들어찬 골목길. 대각선에 위치한 슈퍼에서 산 주스병 선물세트를 손에 쥐고 희정이 머리방으로 들어갔다. 손님은 없었고 한 중년 여성이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빗자루로 쓸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머리는 어떻게... 혹시, 진희?”
“네.”
“아이고, 반가워라~!”
오래 전, 같은 동네에 살았던 인연이 나에게는 대수롭지 않았지만, 아줌마는 커다란 이벤트인 듯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잃어버린 딸을 찾은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박수까지 쳤다. 그건, 연준이를 보고서도 마찬가지였다.
“네가 연준이야? 다 컸네. 아이고, 잘 생겼다. 여자친구 있어?”
연준이를 엄마에게 데려갔을 때도 그렇고, 지금 혜영이 엄마도 그렇고, 엄마들의 모습이 데칼코마니처럼 똑같다.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면, 다 이렇게 변할까 싶어 신기해하는 중에 뒤에서 고음의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야~! 친구야!!!”
갑작스럽게 전해지는 충격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사람이 나를 안고 방방 뛰었다. 덩달아 나 또한 몇 차례 뛰고 나서야 상대가 혜영이라는 걸 알았다.
“안녕? 혜영아. 반가워.”
어색한 나와는 다르게 혜영이의 태도는 거리낌이 없었다. 내 어깨에 팔을 두르는 가 하면 손을 잡아 끌어 소파에 앉히고 음료수를 권했다. 혜영이의 부산스러운 행동에 정신이 없는 와중에, 혜영이 엄마는 더했다.
“음료수는 무슨 음료수야. 오늘 같은 날은 술 마셔야지. 혜영아, 너 저 아래 족발집에서 족발 대(大)자랑 막국수 좀 사 와. 오다가 슈퍼에서 맥주랑 소주도.. 아니다. 술은 엄마가 사올 게.”
“아주머니, 저희는 괜찮아요. 저희는 잠깐 인터뷰만…”
“무슨 소리야. 오랜만에 귀한 손님 오셨는데 그냥 보낼 수 있나! 앉아! 앉아!”
“영업도 하셔야 하지 않나요?”
“오늘 같은 날, 무슨 영업이야. 오늘 장사 끝!”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가게 밖으로 나가 오픈 팻말을 클로즈로 바꾼 혜영이 엄마가 맞은편 슈퍼로 가서 술을 양손에 가득 들고 다시 들어왔다.
“술들은 좀 해?”
나와 연준이가 난처한 얼굴로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건, 인물, 단체, 지명 및 장소는 모두 허구이며 실제와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