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귀멸의 칼날, 조용필, F1 렛츠고

by bang

우리는 왜 살아가는가. 나에게는 ‘재미’가 삶의 이유이자 모든 것의 근간에 반드시 있어야 할 요소다. 나는 재미없는 건 견딜 수가 없다.


그렇기에 즐길거리가 중요하다. 다양한 것에 관심도 많고, 새로운 것에도 잘 빠져들고 곧잘 즐긴다.

난 늘 콘텐츠가 부족하다. 그렇지만 9월은 각종 콘텐츠가 가득 채운 달이라 참 즐거웠다.


난생 일본 애니메이션에 이토록 빠진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귀멸의 칼날을 몰아봤고, 가왕의 콘서트에서 세대갈등 봉합의 현장을 목도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주말이면 F1에 빠져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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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은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다. 하루인가 이틀 미리 부모님의 기념일을 챙겼다.

용인에 간 김에 귀여운 알토 사진도 찍어왔다.


양재에 돌아와서는 본격적인 콘텐츠 나잍이었다.


우선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을 봤다. 내 기대보다는 싱겁네, 생각하면서 보다 보니 어느새 렌코쿠 쿄쥬로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몇 년이 지나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기억되려면 분명한 가치 혹은 그만의 명분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쿄쥬로에게는 희생과 끈기가 그것인데, 전혀 식상하지 않은 방식으로 그 가치들을 그려낸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정말 귀칼 덕후 같은데, 열중한다는 측면에서는 덕후가 맞다.

그러나 흔히 통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오타쿠(네거티브)‘의 개념과는 또 거리가 먼데, 더 이상 일본 애니메이션이 비주류 문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개봉한 무한성편의 관객수만 봐도 그런데…

결론은 귀칼이 정말 재미있다는 거다.


이걸 다 보고 나서 곧이어 네덜란드 그랑프리를 봤다.

압도적인 맥라렌과 오직 실력만으로 이를 극복하는 베르스타펜의 대결이 숨 막히는 시즌이다 진짜!


그리고 다음 날은 기아 EV5 미디어데이가 있어 삼성역으로 출근을 했다.

지하철역을 걸어가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 기분이 좋아져 한 컷(세 컷) 찍었다.

아마 이때부터 ‘여름 끝났다!’ 생각하며 좋아했던 것 같다.


업무 사진들.

위에 쓴 EV5 미디어 데이를 수월히 마쳤고, 꽤나 만듦새 좋은 차를 보며 또 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 날이었나, 에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베일에 싸여있던 포티투닷 사옥을 방문해 인터뷰 지원을 했다.

역시 홍보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업무 분야 내에서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 같다.


그리고 이천에서 만들었던 도자기가 배송돼 현지와 함께 뜯어봤다.

결과는 대만족!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내가 약간은 의아했던 현지의 그림.

색을 입히니 그릇 모양과 조화로운 건 물론이고 완성도까지도 높아진 느낌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경험, 잘 그리고 많이 나눠보자고!


왼쪽은 언제 봤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귀여운 색의 구아방이라 찍어봤다.

오른쪽은 회사를 즐기는 일류들.


신수동일번지 친구들도 만났다.

완전체로 모인건 정말 오랜만인 듯했다. 대부분 장은수의 불참이 원인이었던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새로운 곳을 개발하자는 일념 하에 탭샵바 도산대로점을 찾았다. 7명 예약을 하니 무슨 거대한 방을 배정해 줘 여유롭게 놀았다.

그뿐인가, 와인도 8병(아마 그 이상일지도)이나 마셨다!


그리고 올해 최고의 경험 중 하나! 가왕 조용필 콘서트에 갔다. 무려 스카이박스로,,,


여러 감상이 있는데…

-먼저 음악의 힘은 엄청나다는 거다. 어떤 팟캐스트였나, 이 시대의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매체는 정치도 영화도 아닌 음악에게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조용필 콘서트는 그 말이 증명되는 현장이었다. 우리 부모님뿐만 아니라 모두의 부모님이 즐기는 건 물론, 자식세대조차 락스타의 공연에 온 것처럼 방방 뛰게 만드는 힘을 가진 아티스트가 이 시대에 몇이나 있을까 싶다.

-밴드의 힘은 엄청나다. 밴드 '위대한 탄생'이 선사하는 사운드의 힘이 엄청났다. 무대와는 꽤 먼 거리의 좌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파워풀함이 느껴졌다. 결정적으로 실내 무대여서 그런지 음향도 너무나 좋았다.

-어쩜 저리 안 늙으실까. 일흔다섯이란다. 말도 안 된다 했다. 무대 장악력을 위해서는 체력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생각한 게 틀렸음을 깨달았다. 무대 장악은 경험으로, 음악으로 하는 것이더라.

-나도 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었다. 음악을 듣고 감정이 동요하는 사람들이 난 참 신기했다. 난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 이제는 그들을 이해한다. 나도 그래봤으니까. 아무런 생각이나 감동 없이 그냥 흐르는 눈물이 있더라는 것을 바람의 노래 전주를 듣고 경험적으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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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이불 빨래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불이 건조기에서 마르길 기다리며 집 근처 빵집에서 바게트를 샀고, 그날로 오픈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샌드위치라는 새로운 요리에 점점 실력을 쌓아가는 것 같아 뿌듯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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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지는 음식은 전투식량. 예비군을 다녀왔다. 무려 고양까지 가느라 도로 위에서 2시간 가까운 시간을 버렸다. 나름 훈련장의 뷰가 나쁘지 않긴 했다. 고양시가 한눈에 보이는 게 괜찮았고, 퇴소 후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을 극장에서 보기 위해 내내 귀멸의 칼날 이전 시즌을 몰아본 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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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퇴소한 날이었던가. 심야 영화로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을 봤다.

애니메이션에 이토록 몰입할 수 있다니, 이토록 가슴이 웅장해질 수 있다니!

눈물 흘리기 직전까지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이렇게 두 편의 극장판이 나와야 하는데, 어찌 기다리느냐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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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멸의 칼날을 다 보고 나오니 Parcels의 신보가 발매됐다. 콘텐츠의 축복이 끝이 없던 9월이다.

첫맛은 아쉬웠지만, 이 앨범만 듣게 되는 날 발견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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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와 1주년을 맞이했다.

네 개의 계절을 비로소 함께했다는 것에 의의를 둬본다. 여름 끝, 가을 시작 즈음부터 만나기 시작해 현지가 힘들어하는 겨울, 내가 힘들어하는 여름을 견뎌낸 것이다.

계절만이 어려움이랴, 수많은 어려움을 지금껏, 앞으로도 함께 이겨내 보자!


아무튼, 1주년 기념사진도 찍고, 캠퍼스 데이트도 했다(어쩌다 보니 연대는 못 갔지만).

얼떨결에 한강 공원을 지나다 들려오는 음악소리를 듣고는, 마침 차 안에 있던 캠핑 의자를 들고 로이킴과 실리카겔의 라이브를 귀동냥했다(이 짧은 문장 속 안 맞는 것 같은 주술구조만큼이나 우연이 많은 게 신기할 따름).


너무나 좋은 추억으로 남을 우리의 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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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을 러닝 하다 거위들도 마주하고, 용인에서는 알토도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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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들. 짱 높으신 분의 축전도 전달하고, 갑자기 아픈 동료의 간병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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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지와의 데이트에서는 나쁘지 않은 디저트 카페 하나를 발견했고,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라는 기괴한 연애 프로그램도 보게 됐다. 첫 한두 편은 재미있게 봤지만, 아쉽게도 거기까지였다.

역시 연애 프로그램은 전혀 내 취향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이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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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HMG 동문회(?) 친구들을 번개로 만나기도 했고, 다음날에는 N 아카이브 개소식이었나 하는 행사도 지원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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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회사에서 2030을 위한 재테크 특강을 하길래 수강했고, 네 개의 통장 시스테이란 걸 처음 배웠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미 하고 있던 거란 말이지... 잘하고 있었구나 생각했다.

그날 퇴근하면서는 엄청 멋진 옷을 입으신 아저씨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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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지와 수원에서 데이트를 했다. 원래 콘텐츠는 축구 관람이었는데, 비교적 즉흥적으로 수원 스타필드 → 스몹이 끼어들게 됐다. 실내 액티비티가 이렇게까지 짜릿할 일인가... 싶으면서 재미있게 놀았다. 나름 부담 없이 스릴을 경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참 좋았던 것 같다.


축구는... 할말하않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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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워 보이는 우리 둘! 이 날은 날씨가 너무 좋길래 번개 양재천 데이트를 나갔다. 진짜 재미있었다.


그냥 문득 무화과와 와인을 사고, 돗자리와 선글라스를 챙겨 양재천을 향했다. 무슨 행사 중이어서 그런지 양재천의 가을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많았고, 현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무화과, 와인, 수원에서 공수한 디저트를 먹으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 집에 돌아와서는 F1까지 함께 보며 완벽한 주말을 보냈다.


좋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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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보내준 명절 선물이 용인 집에 도착했는데, 그 문자가 기가 막혔다.

택배를 노리는 한 마리의 맹수... 그리고 그 맹수를 프레임에 포함시켜 큰 웃음 주신 택배기사님...

소소한 행복 주심에 감사드립니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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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 뒤에는 일해야지!

기아 EV5 미디어 시승회가 있었다. 다른 것보다는 잘 꾸며져 있던 행사장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차가 기억에 남아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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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지는 회사에서의 순간들.

부장님이 출장 중 사 오신 블루라벨을 워킹그룹 회식에서 까서 마셨고, 4명이서 1병을 하루 만에 해치워버렸다. 이런 소소한 순간들에서 감사함과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 감사하다!


그리고 옆 팀 선배가 시집을 내 떡을 돌렸다. 지인이 책을 낸다는 것도 특별한 경험인데, 회사에서 떡을 받는 것도 그에 못지않아 신기함에 가슴이 벅찼다. 그 즉시 책은 내돈내산해 싸인까지 받았다.


다음 날에는 당직을 서고 퇴근하는 길에 순댓국에 소주 한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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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 카톡 프로필 이미지로 남아있는 추억, 발테리 보타스가 직접 운전하는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차량을 볼 수 있던 쇼런에도 성공했다. 당연히 나의 F1 메이트의 티켓까지 두장 확보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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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운천 시절 작전장교셨던 상문 형님과 원석이도 용산에서 만났다. 그 시절 이야기로 소소한 추억도 나누고, 엄청나보이는 노포 맛집도 찾았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운천 동기 장환이의 결혼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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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와 다시 양재에서 만나 책을 읽었다.

나는 위에서 언급했던 옆 팀 선배의 시집, 현지는 내가 다 읽음 혼모노를 잡고 양재시민의 숲을 거닐며 독서데이를 가졌다. 날씨도 좋았고, 이렇게 보니 우리의 얼굴이 참 행복해 보여 좋다.

마음의 양식을 쌓고, 두둑한 사랑 주머니도 쌓은 날!


정말 콘텐츠의 축복이 끝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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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븐하임 회식으로 처음 샤브올데이도 가봤고!

(이렇게 사진 찍으니까 부장님 같다더라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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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도 틈틈이 했고, 오랜만에 10k 러닝도 해치웠다!

특히 현지가 사준 데카트론의 러닝 베스트가 러닝 효율성 향상에 매우 큰 도움을 줬다.

핸드폰, 에어팟 케이스를 모드 챙겨도 러닝에 부담이 없고, 같이 선물 받은 물통 덕에 500ml 물도 러닝 내내 마실 수 있어 좋았다.

아리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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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부상엔딩.

전날 10k 러닝을 하고 또 풋살을 한 탓일까. 2회 연속 풋살 참여 시 부상을 입고 말았다.

다행인 건 4월 부상 때처럼 인대는 아니라는 점. 우측 종아리 근육 파열 정도라 그래도 하루이틀 만에 회복하고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제 진짜 무리하지 말아야겠다... 조용히 러닝이나 하며 연말을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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