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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봉길 Feb 25. 2022

살아있음의 느낌이 시간이다

어지러이 하루를 보냈다.

이렇게 하루가 이렇게 이어지다니

슬픔이거나 아니거나

점점 구분할 힘이 줄어든다.

그저 지나가는 버스나 사람을 보고

흘러가는 시간이라며 바라볼 수 있는

지금을 느껴야 할 뿐이다.


시간이란 흐른다는 말을

지금은 사람이 움직거린다는 말로

대체하려함에 콸콸 실소하다.

맞는 것 같다.

사람이 움직이니 시간이 존재하는 것.


내가 움직인 만큼 시간이 흐른다는 뚜렷함을

어떻게 더 확인하면 좋을까.

아파 움직이면 아픈 시간이,

놀라면 놀란 시간이,

웃으면 웃는 시간이,

가만히 있으면

나를 노려보는 시간이 그렇게 흐른다.


침을 삼킨다.

눈을 껌뻑인다.

숨을 들이 마신다.

아, 내 시간인가?

고맙다, 살아있어.

살아있는 것이 곧 시간.

내가 곧 시간이라는 것에 고개를 꺄우뚱거리다.

꺄우뚱거리다가 끄덕이다가 하늘을 보려다가

그러다가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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