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봉길 Feb 25. 2022

살아있음의 느낌이 시간이다

어지러이 하루를 보냈다.

이렇게 하루가 이렇게 이어지다니

슬픔이거나 아니거나

점점 구분할 힘이 줄어든다.

그저 지나가는 버스나 사람을 보고

흘러가는 시간이라며 바라볼 수 있는

지금을 느껴야 할 뿐이다.


시간이란 흐른다는 말을

지금은 사람이 움직거린다는 말로

대체하려함에 콸콸 실소하다.

맞는 것 같다.

사람이 움직이니 시간이 존재하는 것.


내가 움직인 만큼 시간이 흐른다는 뚜렷함을

어떻게 더 확인하면 좋을까.

아파 움직이면 아픈 시간이,

놀라면 놀란 시간이,

웃으면 웃는 시간이,

가만히 있으면

나를 노려보는 시간이 그렇게 흐른다.


침을 삼킨다.

눈을 껌뻑인다.

숨을 들이 마신다.

아, 내 시간인가?

고맙다, 살아있어.

살아있는 것이 곧 시간.

내가 곧 시간이라는 것에 고개를 꺄우뚱거리다.

꺄우뚱거리다가 끄덕이다가 하늘을 보려다가

그러다가 멈춘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철에서 만난 콩쥐 1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