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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범수 May 15. 2023

책 출간 1주년 기념 주절주절

나의 첫 책이 출간된 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정식 발행일은 5월 25일이기는 하지만, 나의 책이 온라인플랫폼에 올라오고 판매가 시작된 것은 2022년 5월 15일, 1년 전 오늘이었다. 이 책은 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주었다. 

단순히 하루에서의 즐거움만 찾는 것이 아닌, 인생에서 무언가 이루고 쟁취하고 싶어 하는 도전적인 사람. 

항상 겉으로 웃고 있어 어떠한 근심도 없는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고민과 걱정을 숨기고 있던 사람.

책을 냈다길래 문과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국어보다 수학을 잘하는 이과.

나름대로의 작가가 되고 나서 내가 느낀 점에 대해 간단히 그리고 편하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1. 책 자체보다 인세에 관심이 많다.

나를 가장 불편하게 했던 부분이다. 나는 출간을 하면서, 이것으로 부를 축적해 무언가 이루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고 지금도 변함없다. 나의 책은 내가 글솜씨가 뛰어난 작가여서 판매되는 것이 아니고, 선후배 및 관심 있는 자들의 애교심, 애국심 등으로 판매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초판 인세를 다 기부했다. 게다가 아직 초판도 다 팔리지 않아 나에게 실질적으로 이득이 된 돈은 없으며, 마케팅이나 홍보 등을 위해 직접 구매한 책도 많아 오히려 돈이 쓰였다. 

"혹시 인세는 어느 정도 받는지 물어봐도 돼?"는 좋지만, "책 팔아서 돈 좀 벌었어?"는 싫다.

어떻게 책을 쓰게 됐는지, 출판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보다 인세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2. 내가 책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부분은 책의 앞 장에 구성할걸...

독자가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앞 1~2장은 단순 호기심으로 시작해도, 독자의 손길을 그 뒤까지 넘기는 것은 작가의 역량이다. 이 책은 내가 생도 생활을 하면서 했던 고민들을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어 쓰게 되었다. 하지만 그 분량이 많지가 않았으니, 하나의 책으로 엮으려면 다른 부수적인 것들(고민이 아닌 생활)까지 써야 했고 되려 이에 대한 양이 훨씬 많았다. 또한, 내가 진정으로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어 했던 부분은 책의 일부가 되면서 뒤로 밀려났다. 그리고 나는 독자를 그 뒤쪽까지 이끌지 못했다. 


3. 다른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 번 출판을 하고 나니, 출판이 오를 수 있는 나무처럼 느껴졌던지 다른 책도 써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작은 지식으로 누군가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말주변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감정을 자극하는 글솜씨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드니 금방 포기하게 됐다. 그래도 책의 개정 확장판 정도는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다. 내가 책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글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좋아하고, 도전정신이 있어서 그랬던 것임을 다시 느꼈다.


4. 글을 쓰는 것이 더 편해졌다.

예전에는 글을 쓸 때, 인정을 받고 싶었다. 그래서 글 쓰는 것이 마냥 쉽지는 않았다. 글을 쓴다는 사람이 어디 공모전에서 수상 하나 못한다면, 나의 글들은 한글로 된 낙서가 되는 기분이었다. 다행히도 이제는 출간한 작가니, 나의 글을 누군가 의심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모두에게 멋있어 보이는 글을 쓰며 글 잘 쓴다는 말을 듣기 위해 노력을 했는데, 앞으로의 글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나는 그냥 나의 머릿속에 나오는 생각을 휘갈기고 싶다. 글 앞에 더 솔직해질 예정이다. 백스페이스를 누르지 않는 글. 서론-본론-결론 따위는 중요하지 않은 글. 그래도 맞춤법 검사는 돌려야지.


5. 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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