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1년 차, 중간고사 후기 첫 번째
< 박사가 되고 싶은 일개미 >
첫 번째 시험이자 가장 취약했던 과목의 시험이 끝났다. 학교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까지 내 노트를 달달 암기하면서까지 시험을 준비했다. 시험이 처음이다 보니 어느 정도 공부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고, 직장인이자 학생으로서 부족한 시간을 쪼개면서 공부했지만 충분하지는 않다고 느꼈다. 평소에는 이해를 위한 공부를 했지만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암기밖에 방법이 없었다. 초조한 마음으로 가득 찼다. 일등이나 A+ 학점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현실적으로도 무리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어느 정도로 준비해야 하는 것이 적절한지 잘 모르겠다. 회사에서도 하루 종일 예민해지는 감정이 느껴졌다. 퇴근하자마자 학교로 갔다. 겨우 시험시간 직전에 도착했고, 빈자리에 앉아서 숨을 골랐다. 드디어 시험지와 답안지를 배부받았다. 두 시간 동안 시험지에 적힌 문제에 답을 적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문제는 한 번쯤 접하고 공부했던 것이었지만 한 두 개는 처음 보는 문제였다. 한 시간 동안 낯익은 문제들을 풀어내고 삼십 분 동안 처음 보는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내 생각을 적어 보았지만 답이 나올 것 같지 않아서 포기했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을 쏟아내고 시험장을 나오는데 너무나 후련했다. 그간의 노력이 드디어 끝났다는 뿌듯함으로 가득 찼다.
오랜만에 접한 시험은 다시 한번 긴장감을 불러왔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했다. 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도 학업을 병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 주었다. 시험 후 이삼일은 힘이 전혀 나지 않아서 고생을 좀 했지만 다시 다음 과목 공부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