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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인공김씨 Nov 18. 2024

박사 1년 차, 학기 말은 바람처럼 온다

< 박사가 되고 싶은 일개미 >

 학기가 시작되고 중간고사를 치르기 전까지 약 2개월이 걸렸다. 첫 한 달은 수업에 적응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썼다면 둘째 달에는 중간고사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고 볼 수 있다. 시간이 너무 느리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져서 도대체 언제쯤 졸업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중간고사를 치고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한 달은 시간이 바람처럼 흘러갔다. 보통 기말고사는 중간고사 범위 다음부터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한 달 동안 배운 내용을 열심히 복습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과목에 따라 한 달간 나갈 수 있는 진도가 너무 적기 때문에 기말고사 범위가 처음부터 끝까지인 경우도 있다. 중간고사를 치고 그 내용을 까맣게 잊어버린 나로서는 전 범위를 새로이 공부하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한 달 만 있으면 기말고사를 치고 종강한다는 것이 너무 다행으로 느껴졌다. 그것은 내 목표 때문이었다.

 박사과정에 진학하면서 나의 목표는 장학금이나 성적이 아니라 최단기 졸업으로 설정했다. 이는 내가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 때문이기도 했다. 장학금이 필요할 만큼 경제적 부담이 크지 않았고 전일제 학생에 비해 공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성적이 우수하리라는 기대를 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최소 노력, 최대 효율, 가능한 한 빠른 졸업이라는 3가지를 세부 목표로 설정했다. 최근 직장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연말이라 업무가 과중했고 출장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공부시간은 주말에 집중해서 확보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중간고사를 한 과목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주말에는 여전히 도서관으로 출근해서 페이퍼를 쓰고 있다. 평일과 주말이 구별되지 않은 삶이 거의 두 달간 이어지고 있다.

 대학원은 첫 한 학기만 느리게 갈 뿐이지 한 학기만 지나면 남은 일 년 반은 쏜살같이 지나간다던 선배의 말이 떠올랐다. 나 역시 학기가 너무 늦게 진행되는 것 같아 조급한 마음마저 들었지만 이번 학기가 끝나면 시간이 빠르게 흐름을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아직은 직장과 학업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극단적 상황이 발생하지 않음을 감사하고 있다. 앞으로도 일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졸업에까지 이를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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