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사가 되고 싶은 일개미 >
드디어 매일을 손꼽아 기다렸던 한 학기가 끝났다. 하루하루가 너무 길어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고통인 순간이 많았는데 어찌어찌 3개월 반이 흘렀다. course work의 25%를 해낸 것이다. 스스로 무척이나 자랑스럽다. 회사 일이 많아서 야근을 하면서도 중간중간 시험공부를 했던 일, 밤을 새워서 도서관에서 암기했던 일, 과제를 위해 뉴스며 논문을 며칠 동안이나 찾아보고 정리했던 일, 평일 회사를 퇴근하고 부리나케 이동해서 수업을 듣던 일들이 기억에 남는다. 비록 중간고사에서 노력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받았다고 생각해서 좌절했던 일은 큰 위기였으나 포기하지 않고 기말고사에 집중해서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성적도 만족스러웠다. 모두 A를 받았다. B만 받아도 좋겠다는 소박한 마음이었으나 노력이 결실을 맺어 A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학점을 얻었다. 물론 박사과정에서 학점이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학부 때야 장학금이나 유학 등 각종 경험을 하기 위해 학점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으나 대학원에서는 성적보다는 좋은 논문을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듣는 수업들도 궁극적으로는 졸업논문을 잘 작성하기 위한 초석이 되는 기초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한 학기만 지나고 나면 다음 학기들은 쏜살같이 흘러간다고 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첫 학기는 매우 힘들고 어려웠기 때문이다. 다음 학기는 좀 더 적응이 되어서 첫 학기보다는 덜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공부량은 조금씩 조금씩 더 늘려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누적된 지식과 학습이 2년 후 논문을 작성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과 병행하면서 학업 관련 학회나 토론회에 전혀 참석할 수 없었다. 물론 아쉬움은 남지만 앞으로도 상황이 쉽게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 회사 일이 어느 정도 정리되어서 여유가 생긴다면 연차를 사용해 학회 참석도 도전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