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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인공김씨 Dec 24. 2024

박사 1년 차, 도서관에서 밤샘하다

< 박사가 되고 싶은 일개미 >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 중간고사에서 패배의 쓴 맛을 봤기 때문일까. 한동안 공부에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단기에 집중적인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1. 연말 집중된 회사 업무

보통의 회사는 연말에는 한 해 업무를 마무리하고 내년도 계획을 세우느라 시간을 보낸다. 상대적으로 가장 바쁜 시기는 지났기 때문에 남은 연차를 소진하기에도 12월은 적당한 시기이다. 나 역시 그러했다. 작년 이맘때만 하더라도 12월에는 지방에 여행을 떠나서 새해를 맞이했고 푹 쉬면서 건강에도 신경 썼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계엄과 탄핵이라는 정치적 특수 상황이 발생하면서 회사에서도 긴급 이슈가 발생했다. 유례없던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떨어졌고, 야근이 많아졌다. 12월부터 규칙적으로 기말고사 공부를 하고자 했던 계획 역시 틀어졌다. 귀가하면 밤 9시가 넘는 경우가 많아졌고 새벽운동도 못할 정도로 피로가 누적되었다. 자연스럽게 공부시간도 확보하지 못한 채로 기말고사 주가 다가왔다. 


2. 시험 범위의 방대함

학부 때와 달리 박사과정의 시험범위는 정해진 것이 없었다. 그저 수업 내용 전부를 기말고사 때 시험으로 출제한다는 가이드라인만 제공되었다. 아마도 중간고사는 2달 정도 수업을 하고 시험을 보지만 이후 1달 정도의 시간이 지나 기말고사를 치르기 때문에, 전 범위를 기말고사 때 출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봐야 할 자료가 책으로 10권 이상이 되었다. 암기는 불가능했고 그저 내용을 숙지하여 시험 당일에 썰이라도 풀 수 있을 정도로 공부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한 번이라도 제대로 보고 시험을 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시험 전주에 밤샘을 결정했다. 20년 전에는 비일비재하게 밤을 새웠지만 취업 이후로는 처음이다. 체력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시험을 포기할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하는 데 까지 노력해 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주말 출근 후 짐을 챙겨 도서관으로 향했다. 나보다 훨씬 어린 학생들이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다. 다들 12시가 되니 짐을 챙겨 귀가하기 시작했지만, 나는 그때부터가 진검승부였다. 졸린 눈을 비비면서 공부했고, 너무 피곤하면 그 자리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체력을 이기는 건 의지였다. 첫 차 시간인 5시쯤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고, 아침식사를 한 후 준비를 해서 회사로 출근했다. 총 3일 동안 밤샘 공부를 했고, 2과목 기말고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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